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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Interview]이종천 한-사우디 친선협회장 "강소기업 등 양국 교류 확대 시급"
[PowerInterview]이종천 한-사우디 친선협회장 "강소기업 등 양국 교류 확대 시급"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7.10.16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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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한국 원전 기술이 세계 최고인 점 인지...하루 빨리 수출해야"
"화장품 필수품으로 관련산업 증가할 것" "이슬람 금융산업 성장 주목"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참사관 등 32년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전문성을 토대로 한-사우디아라비아 양국의 민간교류 확대에 나서고 있는 이종천 한-사우디친선협회장이 지난 12일 비즈니스리포트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교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참사관 등 32년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전문성을 토대로 한국-사우디아라비아 양국의 민간교류 확대에 나서고 있는 이종천 한-사우디친선협회장이 지난 12일 비즈니스리포트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교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터뷰 = 김재홍 편집국장ㅣ 정리·사진= 문정원·백지연 기자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으로 국내 산업계의 피해가 커지면서 한국의 대외시장 다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신규 해외 시장의 발굴과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 세계 할랄시장이 1조8900억원달러(한화 약 228조원/중소기업중앙회 발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이슬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국내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즈니스리포트]는 지난 12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에서 참사관을 역임한 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민간 친선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04년 한국-사우디아라비아 친선협회를 창립한 이종천(70) 회장을 만났다. 양국의 민간 협력을 위해 전방위로 활동하고 있는 이 회장에게 한국-사우디아라비아 교류 현황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할랄산업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최근 20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프로젝트와 할랄시장이 크게 이슈화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정작 제대로 된 정보나 대책이 없는 것 같다.
"1970년대 두번의 오일쇼크로 ‘중동붐’이 일면서 한국 기업의 중동 러시가 있었다. 당시 연인원 100만여명 정도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우디 등 중동에 돈을 벌기 위해 갔다. 당시 오일머니로 큰돈을 벌어 땅도 사고, 부를 축적한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점차 열기가 식어갔다. 이런 점이 항상 아쉬웠다. 최근 원전수출과 할랄산업 등이 부각 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에 대한 관심이 커가고 있다. 보다 체계적이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 과거 사우디인들이 가진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돈 벌러 온 이방인에 지나지 않았다"는 등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현재는 어떤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게 사실이다. 제 생각에는 월남전에서 돌아온 군인들이 중동으로 돈을벌기 위해 많이 갔었다. 당시 우리말로 '죽기 살기'로 일을 했다. 횃불을 들고 일을 했을 정도니까. 그래서 사우디인들 눈에 한국인들은 '부지런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또 한국인들은 강도, 성범죄 등 흉악범죄를 일으키지 않아 이미지가 특히 더 좋았다. 하지만 이후 한류 때문에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한 부분이 다소 있다. 20-30대 사우디 여성들이 부모 몰래 한국의 아이돌그룹을 보러 한국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한류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사우디 사람들은 한류가 기업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고도 생각해 (그런 점이)안타깝다."

- 지난 2007년 사우디아라비아 나우프 공주의 작품을 한국에서 전시하기도 하고, 사우디 정부 추천으로 사우디 최대 여행사와 관광교류 협정을 맺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사람이 친분을 쌓으려면 자주 만나야 한다. 그런데 사우디는 비용면이나 인식적으로나 방문하기 참 어려운 나라중 하나다. 2007년에 사우디에서 가장 큰 여행사 '알따야르' 사장이 관광교류 협정 사인을 하면서 '우리 할머니가 한국인인데'라고 말할 정도로 사우디가 한국과 긴밀한 인연이 있었다. 알따야르와 관광교류 협정을 맺은 이유는 적어도 사람들이 (사우디에) 방문은 해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무엇이든지 그쪽에 가봐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협정을 맺게 됐다. 하지만 그해 가을 한국이 IMF 외환위기를 맞아 협정이 보류됐다. 또 그 다음해에는 사우디가 단체 관광이 금지돼 현재까지도 보류된 협정을 다시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그래서 재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한-사우디 친선협회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 같다. 협회 설립배경이 궁금하다.
"2004년 12월 주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정년퇴직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우디와 관계를 맺었다. 고민 끝에 사우디에 있었던 경험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면 어떨까 해서 한국-사우디 친선협회를 만들게 됐다. 협회는 퇴직 전인 2004년 6월 외무부 등록을 마쳤다. 외무부 등록을 마치고 3년 뒤인 2007년 사우디협회 미술 회장이 '한국 가서 전시를 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서울 인사동에 화랑을 빌렸다. 화가를 따라 사우디 나우프 공주도 함께 한국에 방문해 화제가 됐다. 그게 한-사우디 친선협회의 본격적인 교류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지난 2014년 한국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의 장·차관과 기업인들이 총출동한 '비즈니스 오포트니티 포럼'(BUSINESS OPPORTUNITY FORUM)이 큰 이슈가 됐었다.
“지난 2014년 코엑스에서 '비즈니스 오포트니티 포럼'을 개최했었다. 포럼을 개최했을 때 당시 사우디에서 유명한 기업은 모두 방문했었다. 당시 사우디 상공부의 후원을 받아 사우디 수출진흥청(SEDA), 상공회의소(CSC)와 공동으로 개최했었다. 포럼 참석을 위해 사우디 경제기획부, 상공부, 에너지부, 투자청의 현직 장관 4명과 각 부처 차관 6명, 왕실 및 정부 인사 30여명, 사우디 상공회의소 의장 등 기업인 210명이 전세기로 방한했다. 하지만 준비가 다소 미흡해 아쉬움이 남는 행사다. 물론 아직 사우디가 개척할 분야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의 중소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더욱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

- 최근 20조원으로 추정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발전소 건설프로젝트에 관심이 매우 크다. 경쟁국인 중국은 상무부총리를 사우디로 파견해 왕세자를 만나 원전 수출 영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기술은 한국이 최고라는 사실을 우리뿐만 아니라 중동국가들도 알고 있다. 원전을 팔면 인력도 팔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원전을 팔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사우디는 한국과 달리 사람들이 흩어져 살기 때문에 스마트그리드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원전 기술이 하루 빨리 수출될 수 있어야 한다."

- 우리기업들이 할랄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에 대해 잘 알고 대응해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가능하면 공식적인 기관 등에 컨설팅을 받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 들어와 있는 이슬람 중앙회나 할랄 위원회에 정확한 절차 등을 알라보고 진행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지난해 무슬림 관광객 81만명이 한국에 방문했다고 한다. 이들은 사우디 음식을 먹을 곳이 없어 (그나마 사우디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는) 이태원을 찾아간다. 인터넷에 나오는 할랄 음식업체는 많지 않다고 들었다. 할랄시장 진출은 반드시 해야 하는데, 공신력 있는 곳에서 제대로 조언을 받고 진행했으면 한다."

- 사우디아라비아인에서 부는 한류는 어느 정도인가.
"사우디 관광객의 대부분이 한류의 영향권에 있는 젊은 사람들이다. 사우디 청소년을 겨냥해 보다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 할 때다. 어느 국가 못지 않게 사우디 등 중동국가 들도 한류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한류를 통한 우리나라 인지도를 높였으면 좋겠다."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매력적으로 여기고 있는 한국의 산업은 어떤 분야인가.
"화장품 등 뷰티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증가 추세라고 생각한다. 또 금융사업의 전망이 밝은 것 같다. 아는 지인에게 한국은 '중동돈을 쓰지 않고 안된다'고 들었다. 이슬람 금융이 크고 있으며 국내에도 사우디 돈을 가지고 와서 투자해 돈을 많이 벌고 있다. 금융산업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 한국 기업에게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전히 문화적으로 낯선 것이 사실이다. 진출 시 고려해할 것들이 있다면.
"무엇보다 정확한 통역전문가들을 통한 교류다. 특히 계약서는 국제적인 전문가들 통한 계약을 해야 나중에 논란이 없다. 또 문화적인 부분도 충분히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쪽만의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어 철저하게 숙지해야 한다. 물론 한국인의 열정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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