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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뎁스리포트]한국,할랄산업 진출 어디까지 왔나
[인뎁스리포트]한국,할랄산업 진출 어디까지 왔나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7.10.19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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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무슬림 인구 28억명까지 증가, 2021년 할랄시장 규모 '2조7430억달러'로 성장
국내 산업계 진출은 '시작' 단계, 무슬림 문화 공통분모 있지만 각 나라별 특징 유념해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으로 인한 국내 산업계의 피해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해외 주력 시장 발굴에 대한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슬람 문화권 국가 전체를 하나로 묶어내는 할랄시장이 포스트차이나로 여겨지면서 할랄 시장 진출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할랄(Halal)이란 아랍어로‘허용된’이라는 뜻으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에게 허용되는 일상 모든 행위에 적용된다. 할랄은 이슬람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모든 제품이 포함된다.

#할랄인구(무슬림) 2050년까지 28억명으로 증가
할랄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할랄을 이용하는 무슬림의 인구 때문이다.

1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할랄시장의 주요 소비자인 무슬림의 인구는 2014년 기준 17억명에서 2030년 에는 22억명에 달해 전 세계 인구의 약 2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50년에는 28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톰슨 로이터의 이슬람 국가 경제 전망 보고서(2016/17)1)는 향후 20년 간 무슬림 인구의 연간 증가율은 1.5%로 추정되며 비(非)무슬림 인구 증가율인 0.7% 비 2배 이상의 증가율을 예상했다. 또한 젊은 무슬림 인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2030년에는 전세계 청년층 (15~29세)인구 중 무슬림이 29%를 차지하게 되어 전 세계적으로 젊은 소비자 시장 비중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1년 할랄 시장 규모 '2조 7430억달러'
한국무역협회가 톰슨 로이터를 참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할랄시장(식품, 패션, 미디어, 제약, 화장품) 규모는 2015년 기준 1조 7360억 달러에서 2021년에는 58% 성장해 2조 7430억 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할랄인증 권고사항이나 '의무적' 강화 추세
할랄인증의 필수여부는 진출 국가별로 상이하나 주요 할랄국가들은 자국산업 보호, 소비자 먹거리 보호와 할랄인증 산업 활성화 등 이유로 할랄인증에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할랄인증을 발급하는 정부기관, 종교단체, 민간기관은 전세계적으로 2~300개에 달한다. 기관에 따라 소요되는 비용과 인증서의 유효기간이 다르며, 동일한 제품 이라도 각 인증기관에서 심사하는 절차와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식품, 화장품 등에 할랄마크 표기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2019년부터 식품, 의약품, 화장품 품목에 해 할랄 여부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2014년 9월)한바 있다.

중동은 할랄인증 없이도 할랄시장에 진출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말레이시아 더불어 국제 할랄표준에 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입식품에 한 할랄여부 표기 의무 강화 추세다.

국내외 할랄 관련 보고서에서 공신력이 있다고 평가하는 할랄기관을 보유 중인 국가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태국, UAE, 터키 등 6개국이다.

#국내 기업 진출 5.7% 불과, 올해부터 롯데 진출로 '탄력' 전망
한국의 주요 할랄시장 대상 수출 총액에서 할랄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 간 호조세를 보이긴 하나 2016년 기준 5.7%에 불과한 상황이다.

주요 할랄시장 수출 총액은 443억 달러(2016)를 상회했으나, 이중 할랄 관련 제품으로 추정되는 품목의 수출액은 25.1억 달러에 불과하다.

다행히 최근 국내 산업계의 신규 해외시장 발굴 노력에 따라 할랄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국내 대표 유통사인 롯데그룹이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의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지난 10일(현지 시간)부터 현지 온라인쇼핑몰인 아이롯데를 공식 오픈했다.

롯데는 설화수, 라네즈, 에뛰드, 토니모리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 뿐만 아니라 한국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 판매를 지원하는 K-Shop 매장을 아이롯데 안에 오픈했다.

아이롯데쇼핑몰.(사진제공=롯데)
아이롯데쇼핑몰.(사진제공=롯데)

특히 K-Shop은 한국 롯데닷컴과 연계한 역직구 형태의 사업모델로, 우수한 품질을 보유한 중소기업 상품을 인도네시아 현지고객에게 판매해 수출에 기여함은 물론 한류 전도사 역할도 기대된다.

이재관 인도롯데 대표는 “한국에서 쌓은 롯데 유통 노하우와 살림그룹의 현지 마케팅 파워를 결합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 급성장 중인 인도네시아 온라인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2021년 매출액 5천억원 달성과 흑자전환에 이어 2023년에는 매출액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림그룹도 최근 인도네시아 축산기업을 인수해 사료 및 종계 사업부문에 진출했다. 하림그룹 주력 계열사인 팜스코는 인도네시아 축산기업 수자야그룹의 사료 및 종계 사업부문을 최종 인수했다. 하림은 한국형 육계 계열화 시스템을 인도네시아에 조기 정착시켜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육류 단백질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도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 MUI로부터 불닭 브랜드 3종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으며 시장 공략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이 인증 받은 제품은 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쿨불닭볶음면 봉지 및 용기면 등 총 6개 제품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MUI 인증은 세계 식품 시장에서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할랄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며 “전 세계적으로 무슬림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최근에는 할랄이 종교를 넘어 품질, 위생 등 웰빙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삼양식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인식과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류를 바탕으로 중화권 국가를 강타했던 한국산 화장품은 중동 할랄시장에서도 인기다.

이슬람 화장품 시장은 2015년 560억 달러에서 2019년에 730억 달러, 2021년에는 81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 화장품은 지난 2011년 미샤, 더페이스샵 등 국내 주요 원브랜드숍의 진출 이후 꾸준히 중가세다. 한국의 중동권 국가 수출규모는 2008년 13만5000달러에서 2016년 3582만 달러로 8년 동안 265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 2014년부터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특히 토니모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지역에 단독매장을 오픈하며 중동 할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토니모리 사우디아라비아 1호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상업 도시이자 제 2 도시인 제다(Jeddah)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안-안달루스 몰(Al-Andalus Mall)에 입점한데 이어 리야드 지역의 신규 대형 쇼핑몰에 사우디아라비아 2호점을 오픈하는 등 지난해 6호점까지 매장을 확대했다. 또한 세포라 GCC 국가(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카타르, UAE,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입점해 향후 2018년까지 GCC 국가에 총 50개의 매장 오픈을 목표로 중동지역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토니모리2호점.(사진제공=토니모리)
사우디아라비아 토니모리2호점.(사진제공=토니모리)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전문회사인 코스맥스 자회사인 코스맥스인도네시아도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인 '무이(MUI·Majelis Ulama Indonesia)' 로부터 국내 화장품 ODM 업계 최초로 인증을 받았다.

중소기업계에서도 할랄시장 진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7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할랄 수출상담회' 를 통해 할랄시장 해외바이어와 국내 중소기업간 203억원 규모(246건)의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국내 최대 규모로 진행된 수출상담회에서는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UAE, 이란 등 세계 20개국 95명의 동남아, 중동지역 해외바이어가 국내로 초청돼 식품, 화장품, 섬유, 생활용품 관련 국내 462개 중소기업과 1,000건이 넘는 1:1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할랄 시장 "국가별 시장 및 소비자 특징 유념해야"
할랄시장이 무슬림 문화권으로 공통된 지점이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할랄 시장 진출시에는 각 나라별 시장과, 소비자 특징에 유념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박소영 수석연구원은 "할랄시장은 주요 소비자층이 무슬림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각 할랄 국가별로 시장과 소비자의 특징이 다름에 유의해야 한다. 나라별로 다른 할랄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할랄인증에 민감도 또한 정도의 차이가 있어 진출 지역에 맞는 준비를 요한다"고 말했다.

이어 "할랄인구가 아시아 및 중동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한류가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웰빙 소비층의 증가하고 있는 등 세계 소비시장의 트렌드도 유념해야 한다. 그 밖에 ‘할랄’ 개념의 이해 그리고 시간과 인간관계에 한 무슬림만의 상관습에 이해하고 접근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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