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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中 더블스타 넘을까
[M&A] 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中 더블스타 넘을까
  • 윤영주 기자
  • 승인 2018.03.27 2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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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타이어뱅크가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의 인수를 추진한다고 공식 밝혔다. 산업은행이 중국의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넘기면서 3년간 근로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더블스타가 6463억원을 투입해 금호타이어의 지분 약 45%를 갖는 최대주주로 한다는 구상한 상황에서 복병이 등장한 셈이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이 30일 금호타이어의 자율협약 종료를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서 타이어뱅크가 등장한 만큼 금호타이어 매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했다는 게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오전 10시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내 공장까지 모두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국민의 마음과 자존감에 큰 상처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라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 유출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가 고용을 보장하며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어뱅크는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생각을 들은 뒤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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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와 금융권은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가 어려울 것이란 입장이다. 총자산 3000억원대의 기업이 6000억원대의 인수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게 이유다. 타이어뱅크는 2003년 설립, 국내에 400개 매장을 두고 있는 회사로 본사 직원 수는 70명에 불과하다. 매출은 2016년 기준 3300억원, 영업이익률은 약 10퍼센트로 알려졌다. 재무적 투자자가 없다면 인수자금 마련은 녹록치 않다.

타이어뱅크는 업계와 증권가에서 제기하는 자금 조달과 관련 우려에 대해 전혀 걱정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타이어뱅크를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채권단에 (타이어뱅크를) 담보로 제공하면 채권단 차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더블스타가 인수할 경우 채권단이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2000억원 정도면 국내 공장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어뱅크의 이익금을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중국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 두어 곳의 공동매수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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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뱅크가 인수의사를 밝히자 더블스타도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이날 중국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금호타이어 직원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서한을 금호타이어 사측에 전달했다. 지난 23일 더블스타 인수에 찬성하는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이 차이 회장에게 전달한 서신에 대한 답신이라는 게 금호타이어의 설명이다.

서한에는 지난 22일 한국 방문 당시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금호타이어 독립 경영 보장, 더블스타·금호타이어 공통 협력 발전 추진, 금호타이어-노조·직원 합의사항 존중 등의 원칙이 담겼다.

차이융선 회장은 "한중 양국의 법률을 준수하고, 한중기업의 합작과 노사 관계 측면에서 모범을 만들 것"이라며 "형제가 마음을 합하면, 쇠도 자를 수 있다는 말처럼 금호타이어의 내일, 관계자 2만여명의 행복, 사회의 존경, 우리의 꿈을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의 변수는 노조가 될 것 보인다. 그동안 금호타이어 노조는 산업은행과 대립각을 세우며 더블스타의 인수 조건 등을 거부하며 지난 24일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해외 매각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호타이어 노조는 타이어뱅크의 인수 소식에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해외매각 불발을 이유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보다는 타이어뱅크의 자금조달 계획과 회사 운영 상황 등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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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한 관계자는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원하는 채권단과 반대하는 노조의 대립구도에 타이어뱅크라는 변수가 등장 한 이상 금호타이어 매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며 "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현실성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타이어뱅크의 구체적인 인수안이 어떻게 준비되느냐에 따라 매각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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