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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 한국GM 법정관리 들어가나…美 GM "'차등감자' 수용못해"
[INVEST] 한국GM 법정관리 들어가나…美 GM "'차등감자' 수용못해"
  • 윤영주 기자
  • 승인 2018.04.15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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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제네럴모터스(GM)는 오는 20일까지 자구계획에 합의하지 못하면 한국GM의 법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GM은 현재 재무와 인사, 법무 관련 조직을 통해 법정관리 신청 실무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은 지난 13일 산업은행(산은)을 방문해 한국GM 지원 방안을 논의하면서 "우리는 한국GM에 대출을, 산업은 투자를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당초 한국GM에 빌려준 27억원달(약 3조원)을 출자전환하고 연간 2000억원의 금융비용을 줄여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2대 주주인 KDB산은이 지분율(17%)대로 5000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입할 것도 요구 했다. 그러나 돌연 출자전환을 하지 않고 차입금 형태로 유지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산은이 GM에서 새로운 자금(뉴머니)을 넣지 않으면 자금지원은 없다는 입장과 GM의 출자전환으로 산은의 한국GM 지분율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GM의 한국GM 지분에 대해서만 출자전환 후 감자하는 ‘차등감자’ 등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데 따른 변화다.

업계는 GM이 입장을 바꾼 것은 출자전환 문제가 차등감자와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GM이 3조원을 출자전환하면 현재 17%인 산은의 한국GM 지분율은 1% 아래로 떨어진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르네상스 센터 제너럴 모터스 디트로이트 미시간주 미국/ 특정기사와 직접 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르네상스 센터 제너럴 모터스 디트로이트 미시간주 미국/ 특정기사와 직접 관련없음.

 

산은은 GM이 출자전환하는 대신 최소 20대 1의 차등감자로 기존 '올드머니'의 효력을 85% 밑으로 묶어둬야 GM의 신규자금 투입에 맞춰 산은도 '뉴머니'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차등감자는 GM의 생산시설을 한국에 묶어둘 '비토권'으로 연결된다.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은 보통주 지분 15% 이상이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중 자산 처분에 대한 산은의 비토권은 지난해 10월 만료됐다.

산은은 차등감자와 함께 자산 처분에 대한 비토권 부활도 GM에 요구했지만, 엥글 사장은 자산 처분에 대한 비토권 부활에도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한국GM의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을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GM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기존 채권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2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예고하면서 출자전환 철회 등을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악덕' 기업의 이미지가 확대 등 브랜드 이미지 타격도 입을 수 있다. 인수합병(M&A) 업계 안팎에선 GM의 움직임은 출자전환, 차등감자, 신규투자 등을 놓고 산은과 협상 초기 단계에서 부터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이란 평가가 나온다. 엥글 사장은 최근 한국 정부에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신청하면서 "한국에 남고 싶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고,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의 자금이 완전히 고갈된 만큼 고비용 적자 구조를 유지하기보단 대량 해고로 이어질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는 것은 노조를 압박하는 의도가 담겼다. 엥글 사장은 한국GM의 파산을 언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은행에 오는 27일까지 한국GM에 대한 투자확약서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산업은행과 한국GM 노조를 동시에 압박하며 최대한 유리한 협상 고지에 오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M&A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M&A 특성상 협상 과정에서 최대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기 위해 상대방에 끌려다니지는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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