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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서울유통센터TIP]요즘 일본에서는 '집순이'가 뜬다...'우치쥬' 상품을 잡아라
[SBA서울유통센터TIP]요즘 일본에서는 '집순이'가 뜬다...'우치쥬' 상품을 잡아라
  • 박가희 기자
  • 승인 2018.05.10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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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사진출처=픽사베이)
일본 도쿄.(사진출처=픽사베이)

최근 일본에서는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의 생활에 집중하는 이른바 '집순이' '집돌이'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처럼 집안에 머물면서 생활환경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트렌드를 뜻하는 '우치쥬(ウチ充)'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이에 일본에서는 우치쥬의 적합한 각종 상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코트라 일본 나오야무역관에 따르면 '우치쥬' 현상은 인터넷이나 게임 등에 중독된 오타쿠나 사회로부터 단절한 히키코모리와는 달리,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므로 구매력도 충분하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일과 가정의 양립(work and life balance)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면서 집을 단순히 잠자는 장소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다.

이미 일본 네오마케팅의 2013년 조사에서도 20~50대의 일본인 중 63.1%는 외출보다 '우치쥬'를 선호하며, 특히 20대의 31%는 연인과 데이트를 할 때도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한바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들이 집에서 휴일을 보낼 때 하루 중 인터넷을 하는 시간은 23.1%(5시간 32분)로,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 중 33%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치쥬 현상이 일반화 되면서 기호식품인 커피와 술에 대한 소비패턴에도 변화가 생겨 전문점이 아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마시고 이를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홈 카페(うちカフェ)'를 검색하면 25만 건 이상의 게시물이 존재하는데 이 게시물을 통해 부엌과 방을 커피 전문점처럼 꾸미거나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고 세련된 커피메이커 및 식기를 집에 갖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음식료품 제조업체인 UCC우에시마의 오가타 담당자에 의하면 "예전에는 커피를 단순히 음료수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경향이 컸는데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커피가 있는 생활 자체를 원한다"며 "커피를 마실 때의 향기나 원두의 품질 등을 즐기는 것을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방식으로써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일본커피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가정용 커피 원두의 구매금액이 2012년부터 지속해서 증가 추세인데, 슈퍼마켓에서의 구매금액은 109% 증가(2016년 기준)했으며 커피전문점에서의 구매금액은 127%로 크게 늘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블루마운틴, 코피 루왁 등 고급 원두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UCC우에시마에서 작년에 한정 판매한 부르봉포왕투(Burbon Point, 150g당 1만2000엔) 같은 고가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 중이다.
 
또한 일본 술문화연구소에 의하면 4~5년 전부터 집에서 수제 맥주, 사케, 와인 등을 즐기는 일본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술을 마시면서 느낀 만족감을 사진으로 남기고 이를 SNS를 통해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마케팅전문지 닛케이MJ에 따르면 지난해 히트를 한 인기 상품 중 '우치쥬' 관련 제품들이 많았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변수가 '우치쥬'였다고 평가했다.

우치쥬 현상 강화에 따라 일본에서는 관련 제품 브랜드들도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닛케이BP가 일본 내 파급격을 기준으로 상위 50개의 브랜드를 발표하는 '브랜드 재팬'의 올해 목록에는 '집순(돌)이' 소비자들을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해 파급력을 높게 하는 전략을 선택한 가전제품 및 생활용품 기업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브랜드 재팬 2018에서 주택 수선(리모델링)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파나소닉이 8위, 소니가 14위를 차지하는 등 가전제품 메이커의 선전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영국 브랜드인 다이슨은 유니크한 기능과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는 신제품을 줄줄이 히트시키면서 19위(전년도 42위)로 부상했다.

세탁용 세제 브랜드 '어택'은 편리성 항목에서 고득점을 받아 브랜드 순위가 전년 대비 100계단 이상 상승한 91위를 기록했다. 노무라 유키 브랜드매니저는 "어택은 소비자의 생활에 여유와 편리함을 부여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며 "(어택 항균 세제는) 그야말로 '우치쥬'를 겨냥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시부야.(사진출처=픽사베이)
일본 시부야.(사진출처=픽사베이)

김지혜 일본 나고야무역관은 "집에서 만족감을 찾는 '우치쥬(ウチ充)' 트렌드는 1인 가구의 보편화, 삶의 질에 대한 관심 등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한 때의 유행이라기 보다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우치쥬'로 인해 일본 내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청소기, 전기 포트, 전동칫솔 등 해외 브랜드를 통해 사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품의 수출에 주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한국 최대 결혼 정보회사 듀오의 조사에 의하면 미혼남녀의 81.2%가 ‘집순(돌)이’를 자처할 정도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공통으로 '우치쥬'가 인기가 높다. 따라서 일본 진출 전 한국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거나, 한국에서 히트한 관련 상품을 일본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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