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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이 중국 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합병(M&A)을 저지하기 위해 정부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두둑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 주요 첨단 기업들을 M&A하려는 중국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국가들이 중국 기업의 왕성한 M&A로 인해 자국 내 첨단 기술의 유출 등으로 향후 경제 패권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M&A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정부 기관의 심사를 강화했고 유럽은 통일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한 국제협력의 틀을 만들기 위한 논의도 시작됐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 시장에 불공정 상거래 관행이 남아 있다며 강경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기업의 해외 M&A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약 257억 달러(28조5000억 원)로 가장 활발했던 2016년 실적 854억 달러(약 94조7500억 원)에 비해 70&가 줄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중국기업의 M&A가 줄었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 미국과 유럽 등에서 중국기업의 M&A 규모는 90%가량 줄었다.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과 유럽 정부의 '봉쇄'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은 외국기업의 M&A를 안보 관점에서 심사하는 조직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활용하고 있다. CFIUS는 최근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디지털 결제업체 앤트파이낸셜의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머니그램 은 취급점포 대부분이 미군기지 옆에 있어 군 관계자의 송금데이터를 파악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종별로는 기술유출로 이어지기 쉬운 첨단기업 인수가 급감했다. 중국 기업의 미국과 유럽 첨단기업 M&A는 지난 4-5월 7건에 그쳐 피크이던 2016년 4-6월(21건)에 비해 70% 가까이 감소했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라는 산업진흥정책을 통해 기술패권을 넘보고 있다. 중국 기업의 M&A를 방치하면 "미국의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기술이 군사목적에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럽에서도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작년에 정부 제조업혁신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독일 최대 산업용 로봇메이커 쿠카(Kuka)가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에 45억 유로에 넘어갔다. 이후 독일 정부는 지난해 7월 외국무역법을 개정, M&A 등 투자 때 사전신고가 필요한 업종에 무기제조에 전용이 가능한 제조장치 등을 포함시키고, 심사기간도 늘렸다. 영국과 프랑스도 외국자본에 의한 인수합병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 차원의 통일규제방안 마련도 추진되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지난해 9월 역외기업에 의한 유럽기업 인수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스크리닝' 제도를 회원국에 제안했다. 인프라와 하이테크, 안보 등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기업이 대상이다. 이 제도를 통해 '감시의 눈'을 통일, 중요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