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수합병(M&A)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지정학적 긴장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 간 결합은 막지 못했다.
1일 M&A업계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8일 톰슨로이터 집계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총액이 2조5000억 달러(2811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조5000억 달러는 기록이 시작된 1980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규모가 50억달러가 넘는 M&A 건수는 79건에 달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0억달러가 넘는 M&A도 35달러로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M&A 활동은 지역에 상관없이 활발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M&A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유럽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아시아는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 성장은 미국이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 법인세 인하, 경기 회복세 등으로 미 대기업들이 M&A 시장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기업들의 M&A 실적은 2008년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해 유럽보다 거의 2배나 많았다.
AT&T가 타임워너를 810억 달러(약 91조원)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디즈니와 컴캐스트가 21세기 폭스 인수 경쟁을 벌이는 등 미 미디어업계에서 '메가 딜(Mega Deal)'이 성사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불확실한 규제는 M&A 열풍을 막지 못했다. 이달 미 법무부는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반대했으나 법원이 거래를 승인하면서 AT&T는 정부의 반독점 규제를 넘어섰다. 만약 AT&T가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을 경우 수많은 대형 M&A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었다.
또 21세기폭스의 콘텐츠부문 인수를 추진 중인 디즈니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법무부로 부터 해당 인수합병(M&A)이 합법이라는 승인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디즈니의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부문 인수가 독점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법무부는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을 이미 보유한 디즈니에 대해 21세기폭스의 22개 지역 스포츠 채널을 매각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현재 디즈니는 21세기폭스 인수가로 주식과 현금을 합쳐 713억달러(약 79조원)를 제시한 상황이다. 디즈니는 당초 지난해 12월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부문 등을 52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미 케이블 기업 컴캐스트가 더 높은 가격인 650억달러를 제시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자 인수가를 대폭 올렸다. 미국 3,4위 통신사인T 모바일과 스프린트의 590억 달러 규모의 M&A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M&A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A 활동은 지역에 상관없이 활발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M&A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유럽은 전년대비 비 두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아시아는 전년대비 22% 증가했다. 아시아권의 경우 일본 다케다 약품공업이 아일랜드 다국적제약사 샤이어를 770억 달러에 M&A 한 것은 글로벌 M&A 시장에서 메가딜로 꼽히고 있다.
FT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 성장에 비춰 하반기 성장도 예상된다고 전문가의 견해를 통해 밝혔다. 투자자문업체 센터뷰파트너스의 블레어 에프런이 "기술 혁신, 경제 순항, 금융 안정 등으로 볼 때 글로벌 M&A 시장의 활기는 놀라운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기술 상의 큰 변화가 전 산업에 걸쳐 기업의 창조성을 요구하면서 전략적 결합을 압박하고 있다"며 "경제적 순풍과 강한 금융환경이 지속된 것도 M&A 시장의 상승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FT는 또 폴 와이스 로펌의 스콧 바셰이가 "올 상반기에 극도로 활발했던 M&A 시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FT는 미국 등 각국의 규제 관련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등은 M&A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