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상반기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국내 기업 보다 해외기업 인수를 통해 경쟁력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M&A 대상 기업은 4차 산업 관련 업체로 현재보다는 미래먹거리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8일 M&A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기업 M&A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의 해외 M&A 총액은 766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무려 46% 급증했다. 국내외 M&A 총액은 3227억 달러(360조)로 전년 동기대비 13% 늘어나며 두 자릿 수 증가율을 보였다.
해외 M&A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총 315억 달러로 전체의 41%를 차지한 에너지·전력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무려 386.8%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차이나머니가 특히 주목한 시장은 포르투갈, 독일로 각각 37%, 13%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M&A는 정부차원의 관리감독 강화로 인해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해외 M&A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꾀하는 움직임 거세지고 있어 중국의 해외 기업 M&A의 증가는 계속 될 전망이다.
일본의 해외 기업 M&A 증가도 큰폭으로 늘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지 M&A 조사업체인 ‘리코프’ 조사 결과를 인용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뤄진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M&A 규모가 11조7,361억엔(약 11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M&A 건수도 340건으로 전년 대비 10% 정도 증가했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과거보다 경기 활성화에 따라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면서 공격적으로 ‘4차 산업 기업사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업들 사이에서 해외에서 성장 기회를 찾는 움직임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며 “금융환경이 완화돼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기 쉬운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지역별 일본 기업의 M&A 대상은 북미 지역이 118건, 아시아가 116건이었다. 가장 큰 M&A 거래는 다케다(武田)약품공업이 아일랜드의 다국적 제약회사 샤이어(Shire)를 7조 엔(70조 원)에 인수한 것이다. 역대 일본의 해외 기업 인수 중 최대 금액이며, 올해 상반기 해외 기업 M&A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액수다. 일본담배산업(JT)도 약 1900억 엔(2조 원)을 투자해 러시아 4위 담배 회사인 JSC 돈스코이를 인수했다.
일본 기업들은 주로 해외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 신약, 서비스 부문 기업에 진출하고 있다.
M&A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최근 경기가 활성화 되고 있고, 올해 초 엔화 강세가 이뤄지고 있어 M&A가 활발히 이뤄지는 배경이 되고 있다"며 "자국내 기업 간 M&A 건수가 증가, M&A를 통해 기업 경쟁력 확대를 꾀하는 곳이 늘고 있어 하반기에도 해외 기업 M&A 움직임이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