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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박 시장 여의도·용산개발 보류...갈지자 행보에 혼란 가중
[초점]박 시장 여의도·용산개발 보류...갈지자 행보에 혼란 가중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8.08.27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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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박원순 서울 시장이 용산과 여의도 개발을 보류한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 발표 1개월 반만에 개발 보류를 발표하는 등 박 시장의 갈지자 행보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 26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여 깊이 우려된다”며 “여의도· 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번 발표에 앞서 지난달 10일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찾은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용산 개발 구상을 밝혔다.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하고 서울역과 용산역 사이에 있는 철로를 덮어 그 위에 쇼핑센터와 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구상 발표는 곧바로 서울 집값 급등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지속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서울 집값의 상승세가 잡히는 듯 주춤했지만,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발표 이후 기대감이 반영돼 이 지역 집값은 1개월만에 1억원~2억원씩 뛰는 등 서울 지역 집값 상승의 진원지가 됐다. 지난주에는 서울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을 낳았다.

박 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을 7주만에 '보류'로 갑자스레 전환한 것은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에 자칫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시장은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선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공공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언급한 ‘공시가격 현실화’ 의지에 발맞춰 실거래가가 공시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실거래가를 공시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자체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서울지역의 실거래가를 정확히 파악해 실질과세의 원칙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장의 혼란이다. 이미 집값이 오를 대로 오른데다가, 박 시장의 말을 믿고 계약한 사람들의 혼란도 야기되고 있다. '보류'라는 말 자체도 부동산을 붙잡고만 있으면 머지 않은 시점에서 개발 이슈로 다시금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하면서 이번 발표가 서울 집값 안정화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보류 선언 시점도 모호했고, 시장에 큰 혼란을 줬다는 점에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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