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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 정몽진 KCC 회장의 승부수…美 실리콘 제조사 3.5조에 인수
[INVEST] 정몽진 KCC 회장의 승부수…美 실리콘 제조사 3.5조에 인수
  • 윤영주 기자
  • 승인 2018.09.21 0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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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제공]
[사진 =픽사베이 제공]

 

KCC가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공격경영에 나선다. 그동안 사업 확장 등에 보수적이었던 것과 달리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신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이하 모멘티브) 인수가 첫 시작이다.


20일 M&A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 13일 모멘티브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KCC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원료·장비를 생산하는 원익그룹, 사모펀드 운용사 SJL파트너스와 함께 모멘티브를 인수하기로 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사회 직후 서울 중구 법무법인 세종 사무실에서는 정몽진 KCC 회장·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잭 보스 모멘티브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수 본계약 체결식도 진행됐다.


인수 금액은 약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다. 한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중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1위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80억달러), 2위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49억달러)였다. 그동안 KCC가 신사업 추진에 보수적으로 움직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움직임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로 세계 실리콘 시장에서 매출 2위 업체로 뛰어오른다. 실리콘 산업은 친환경, 경량화 소재 수요 증가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꼽힌다.

 

모멘티브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 사업 부문은 KCC가 운영하고, 나머지 쿼츠(석영·반도체 소재 원료) 사업은 원익그룹이 운영한다. SJL파트너스는 각각의 회사 지분 절반씩을 소유한다.


모멘티브의 실리콘 사업부 연 매출액은 2조5000억원 규모로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다우듀폰(5조원), 독일 바커(2조6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모멘티브 인수에 따라 KCC의 연간 실리콘 생산량은 7만t(지난해 기준)에서 약 30만t 규모로 증가해 글로벌 메이저 실리콘 제조사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됐다.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KCC는 반도체, 자동차, 화장품 등 한국의 주력 산업들의 기초 원료가 되는 핵심 소재의 원천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며 동시에 글로벌 생산 거점까지 획득하게 됐다.


실리콘 산업은 친환경소재 및 경량화 소재의 수요 증가 추세에 힘입어 향후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약 2~3% 더 높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분야다. 특히 실리콘 산업 가운데 화장품 원료 시장의 규모는 200억달러(22조 3000억원)로 글로벌 화학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바스프(BASF), 다우코닝(Dow Corning), 신에츠(Shinetsu), 바커(Wacker) 등 글로벌 화학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화장품 원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해외 화장품 원료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모멘티브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세계 주요 지역에 16개의 실리콘 생산공장을 포함해 24개의 공장을 두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KCC 측은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생활용품 생산 위주던 실리콘 사업을 첨단 소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확장할 것"이라며 "기능성 첨가제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미국과 중국, 유럽 등 빅 마켓으로 시장을 넓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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