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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민정의 한의학 이야기①]“물질 vs 자연 한의학은 인체를 자연으로 봅니다”
[한의사 김민정의 한의학 이야기①]“물질 vs 자연 한의학은 인체를 자연으로 봅니다”
  • 정선화 기자
  • 승인 2015.10.19 2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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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학과 한의학의 가장 큰 차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양의학은 너와 나, 주관과 객관, 이것과 저것에 대한 구분이 분명하고 각각에 대해 정의를 내려서 규정하고자 합니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설명할 때 우선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한계를 정합니다.

예를 들면 책상이란? “네모나게 생긴 나무재질의 물건으로 다리가 4개가 있고 공부를 하거나 업무를 보는데 쓰이는 물건”이라는 명확한 정의를 합니다.

인체를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정의하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면 심장은 “심장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무게는 250~350g 정도이다. 두 겹으로 이루어진 심낭 막에 싸여있고, 심장의 표면으로는 심장근육에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혈관이 있다. 심장은 크게 왼쪽 부분과 오른쪽 부분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오른쪽과 왼쪽에는 각각 심방과 심실이 있고(총 4개의 방), 각 부분 사이에는 판막이 있다.”라고 규정짓습니다.

이렇게 규정을 지어 명확한 한계를 정한 뒤 기능에 대해 조사하고 관찰하고 실험하여 자료 들을 만듭니다.

한계를 지어서 보았기 때문에 굉장히 명쾌하고 정확하지만 한계의 틀 때문에 다른 사실들을 놓치거나 간과하게 됩니다.

건강에 대해서도 수치로 정의해 놓고 정해진 범위 안에 있을 때 건강하다고 규정합니다.

혈압수치, 혈당수치, 간수치 등을 표준화하여 정해 놓고 그 안에서 들어갔을 때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수치가 조금 높거나 낮거나 하면 약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서 수치를 조절하여 건강이라고 정의 된 틀 안에 인체를 맞추려고 합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건강이라고 정의 내려진 범위 내에서 수치만 조절하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는 물질들처럼 사람의 몸을 이렇다 하고 정의하고 정의된 상태로 만들어서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체의 매우 적은 부분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에서는 사람과 자연을 분리된 대상으로 인식합니다. 양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체나 자연 둘 다 서로 다른 대상, 서로 다른 물질로 보고 이해하고 접근하려 합니다.

이런 생각은 동양적인 사고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이렇게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양방과 한방의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시작이 된 것입니다.

한의학은 상대적인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봅니다. 한의학의 서술적 용어로 많이 표현되는 음양(陰陽)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예를 들면 서양학문에서는 “양(陽)이란 무엇인가 음(陰)이란 무엇인가” 라는 명확한 정의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양(陽)은 음(陰)의 상대적인 개념, 음(陰)은 의 양(陽)상대적인 개념으로 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양(陽)과 음(陰)은 서로가 존재하지 않으면 정의될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서양학문에 익숙했던 저에게는 참 어려운 개념이었습니다. 한 단락 안에서도 양(陽)과 음(陰)으로 지칭하는 것이 바뀌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자는 양(陽)이고 여자는 음(陰)입니다. 하지만 아이에 비해 남자는 상대적으로 음(陰)이고 아이가 양(陽)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한의학용어가 조금 모호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도 상대적입니다. 자연과 인체를 각각 독립적인 개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상대적인 인체, 인체에 상대적인 자연이라고 봅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자연과 인체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인체 내에서도 이루어지고 인체는 지속적으로 자연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사람과 자연을 하나로 보고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습니다. 몸이 아프면 그 원인을 인체의 내부와 외부인 자연환경에서 같이 찾고 자연에 순응하여 치료합니다.

때로는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생활방식의 변화만으로 치료하기도 합니다. 사시사철에 순응하여 음식과 기거(起居)를 적절하게 하면 몸이 스스로 회복되어 건강해지고 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에 사시사철에 맞추어 언제 일어나고 자야할지 의복은 어떻게 갖추어 입어야 할지, 얼마나 활동을 해야 할지 한의학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기운과 내 몸에서 나가는 기운을 침으로 약으로 조절하여 치료를 합니다. 이것은 인체를 자연과 동떨어진 개체가 아닌 하나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보지 않더라도 경험상 외부의 환경에 따라 몸이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습한 날이면 몸이 무거워지고 관절염이 있으신 분들은 더 아파진다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비염이 심해진다거나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항상 외부의 자연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자연과 인체의 관계를 함께 보는 관점에서 진단과 치료를 합니다. <계속>

[ 김민정 원장 프로필 ]

◇ 이화외고 졸업 ◇ 연세대 졸업 ◇ 대구한의대 졸업 ◇ 아하 한의원 부원장 (틱 전립선 전문) ◇ 수한의원 원장 (여성질환 교통사고 전문) ◇ 코비한의원 원장 (비염 암수술후 관리 전문) ◇ 경희한의원 원장 ( 통증 교통사고 전문) ◇ 주행학 수료 ◇ 상한금궤학회 회원 ◇ 약침학회 회원 ◇ 한방 비만학회 회원 ◇ NLP프렉티셔너 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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