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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물산 패션부문①] 이서현의 에잇세컨즈 또다시 불법복제 논란
[단독] [삼성물산 패션부문①] 이서현의 에잇세컨즈 또다시 불법복제 논란
  • 이상혁 기자
  • 승인 2015.11.1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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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신진 디자이너 제품 불법 카피 들통 나자 “우리만 그런 것 아니다”라고 궁색한 변명 … 결국 긴급 사과하고 상품 철수
▲ 에잇세컨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사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3년간 공을 들여 야심차게 내놓은 토종 SPA(제조·유통·판매 일괄) 브랜드다.

 

2012년 코벨 양말을 불법 복제해 물의를 빚었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옛 제일모직 · 사장 이서현)의 에잇세컨즈가 최근 또다시 중소업체가 디자인한 옷을 무단 카피해 판매하다 들통 나자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엘리엇 사태로 홍역을 치룬 삼성물산이 이번 무단 카피 사건으로 도덕성에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됐다.

19일 [비즈니스리포트]는 에잇세컨즈가 지난 6월 한 중소업체 디자이너가 만든 원피스를 그대로 카피한 상품을 판매한 사실을 확인했다.

여성의류 디자이너브랜드 T사 K대표는 최근 비즈니스리포트와 인터뷰에서 “지난 6월 우연히 에잇세컨즈 매장에 들렀다가 우리 상품과 디자인·컬러가 일치하는 옷을 발견해 강력 항의했다”고 말했다.

K대표는 이어 “SNS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 하자 삼성물산 관계자가 찾아와 사과하고, 해당 상품을 에잇세컨즈 매장에서 철수하기로 약속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인정한 셈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당시 본사가 정당한 계약 절차 없이 (T사의) 제품을 도용했다고 판단돼 즉각 해당업체를 찾아가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에잇세컨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3년간 공을 들여 야심차게 내놓은 토종 SPA(제조·유통·판매 일괄) 브랜드다.

SPA란 한 기업이 기획브랜드 상품의 제조·유통·판매를 모두 맡는 방식의 전문 소매점을 말한다. 일반적인 브랜드 의류와 비교해 가격 부담이 적고, 생산에서 유통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에잇세컨즈는 유니클로·H&M·자라 등 글로벌 브랜드에 맞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SPA브랜드를 표방했지만 론칭 첫 해에 디자인 표절 시비로 이미지를 구긴 바 있다.

▲ 2012년 2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코벨이 자사의 양말 디자인을 에잇세컨즈가 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슈가 됐다. 사진은 코벨이 자사 블로그에 올린 양사 제품 비교 이미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코벨’의 양말 디자인과 색상을 그대로 베껴 출시해 논란이 된 것이다. 당시 에잇세컨즈는 “SPA 상품기획 특성상 수많은 상품을 최대한 빨리 기획해 생산해야 한다”며 “사업 초기에 유사 디자인 검증 프로세스를 놓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공식사과문을 낸 바 있다. 이어 해당상품을 매장에서 전량 수거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올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디자인 검증 프로세스의 한계점을 노출한 것이다.

패션업계의 불법복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대기업이 오히려 영세·중소 브랜드의 디자인을 표절·도용하고 있음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견 디자이너 S씨는 “현실적으로 중소 브랜드 업체들이 매번 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특허를 내는 건 불가능하다”며 “이런 구조적 문제를 악용해 카피가 남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막강한 자금력 등을 무기로 시장 지배력을 지닌 대기업이 디자인을 카피하면 (영세업체는)억울함을 호소할 데가 없는 현실”이라며 “표절로 손해를 보더라도 대기업에 찍히면 좋을 게 없기에 억울하지만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한편 삼성물산측은 디자인 도용이 자사뿐 아니라 SPA 브랜드 업계 전반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신들만 불법을 저지른 게 아니라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해외 유수의 SPA 브랜드들도 수없이 많은 디자인 도용 논란과 소송을 겪으며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며 “다만, 우리는 대기업이자 업계 리더로서 디자인 도용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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