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리포트

넷플릭스 (Netflix)가 발표한 인기드라마 중 늘 상위를 차지하는 ‘프렌즈 (Friends)’는 1994년에 시작해서 2004년까지 N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미국의 시트콤 (sitcom)이다. 오랜 기간 동안 제작된 만큼 시즌 1에서 10까지 시대의 흐름, 미국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21세기인 요즘에 봐도 6명의 등장인물들의 유머, 패션 등이 사랑을 받으며 여전히 영어 공부에 적합한 드라마로 손꼽히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반영 하듯 ‘삐삐’소리를 내는 호출기 (pager) 에서부터, 휴대전화, 전화선을 통해 썼던 컴퓨터에서부터 노트북까지 전자 기기의 흐름까지 볼 수 있어 부모님 세대를 이해해야 하는 21세기 태생의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장면들도 있다. 6명의 주인공 중 로스 (Ross)는 시즌 내내 그의 첫사랑인 레이철 (Rachel)에게 ‘I had a crush on you’ (나는 너에게 홀딱 반했었어.) 라는 표현을 자주 한다. 크러쉬 (crush) 는 누구를 보는 순간 매료되는 감정을 의미 한다.

이 단어는 신조어인 ‘걸 크러쉬 (girl crush)’로 이어지는데, 여자(Girl)와 반하다(Crush on)를 합친 단어로, 어떤 여성이 다른 여성의 동경이나 우상, 찬양의 대상이 될 때 사용되는 단어로 줄여서 '걸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와 비교되는 단어는 톰보이 (Tomboy)가 있으며 보이쉬한 이미지를 보이는 여성에게 주로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crush’ 라는 의미는 없기에 단순히 남성스러운 여성을 표현할 때 쓰는 표현이기에 쓰임이 다소 다르다. 반대로 '남성이 남성에게 갖는 동경과 찬양'의 의미를 가진 '보이 크러쉬 (boy crush)'도 있으나 애정과 사랑에 대한 표현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욱 적극적이어서 그런지 ‘보이 크러쉬’는 ‘걸 크러쉬’보다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202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멋진 무대를 보인 방탄소년단 (BTS) 의 리더 RM (랩몬스터)가 한 인터뷰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미국 드라마 프렌즈를 보며 영어를 배웠다고 한 적이 있다. ‘My English teacher was the sitcom, ‘Friends’. All of the Korean parents made their kids watch the sitcom. So I was kind of a victim at that time. (저희 영어 선생님은 시트콤 프렌즈 였다. 모든 한국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보게 했기에 저는 그 당시 희생양이기도 했다.)’ 며 웃음을 자아 냈다.

재미있는 건 요즘 핫한 배우인 ‘콜 스프라우즈 (Cole Sprouse)’가 로스의 아들인 아역 배우 였다는 사실이다. 그의 이미지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 시절 모습과 제임스 딘의 반항아적 이미지를 섞어 놓은 듯해 전 세계의 여심을 자극시키며 섹시한 배우로 선정되기 까지 했다. 2019년 한 시상식에서 리포터가 ‘who is another bro-crush you have? (또 다른 보이 크러쉬가 누구냐?’ 라는 질문에 그는 자신 있게 ‘BTS! I love the k-pop. (방탄소년단이다. 케이팝을 좋아한다)’ 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어린 아역배우로 프렌즈에 출연한 배우가 크게 성장해 프렌즈를 보고 영어를 배웠다는 방탄 소년단을 자신의 보이 크러쉬라고 말한 점을 보면 첫눈에 반하는 (crush) 첫사랑이 영원 하듯 세월이 흘러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마력은 연령, 성별, 시대를 막론하고 변함없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