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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④] 변화한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 본 영어의 흐름
[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④] 변화한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 본 영어의 흐름
  • 박가희 기자
  • 승인 2020.02.13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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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지난 2월 9일(현지시각) 미국 LA 돌비 극장 (Dolby Theater) 에서 개최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parasite)’이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쓰면서 한국어를 가장 많이 들을 수 있었던 세계적인 시상식이었다.

백인들의 잔치로 여겨져 왔던 ‘아카데미 시상식 (The Academy Awards)’이 미 영어권 영화인 그것도 한국영화가 ‘최고의 작품상 (Best Picture)’을 거머쥔 건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에 국내외 외신들은 앞다퉈 봉 감독에 대한 기사를 쏟아 내고 있다.

 

거의 3시간 반 동안 진행된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 보여진 영어 표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시상자들이 수상자들을 발표할 때 마다 ‘The Oscar goes to ____!’ 라고 하듯 왜 아카데미 시상식을 ‘오스카 시상식’이라고 하는지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트로피 (trophy)는 금색의 남자의 몸체이다. 이 조각상을 ‘오스카’ 라고 불리게 된 것은 1913년, 아카데미 간부의 비서였던 ‘마카렛 헤릿 (Margaret Herrick)’이 그 조각상을 보고 자신의 사촌인 ‘오스카 피어스 (Oscar Pierce)’를 연상 시킨다고 하여 ‘오스카’라고 불렀다고 하는 설이 여러 가지 정설 중 하나다. 봉 감독이 4개나 거머쥔 그 트로피를 바로 ‘오스카’ 인 것이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수상자들의 소감을 통해 자주 들렸던 단어들 중 하나가 바로 ‘영웅 (hero)’ 이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많은 언어가 단어에 남성, 여성을 표현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와 배는 ‘여자 (she)’로 표현한다. 우리말에는 여성을 다소 비하하는 단어들도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처녀작, 처녀항, 김여사’ 반대로 ‘신사협정’ ‘학부모’ 같은 단어는 남성을 빗대어 긍정적으로 표현하거나 엄마보다는 아빠를 먼저 언급하는 ‘부모’라는 단어도 있다. 영어에도 이 같은 현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일반인을 일컬을 때 ‘He or she’ 라고 하지 ‘She or he’ 라고 하지 않으며,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policeman (경찰), fireman (소방관), chairman (회장)’ 과 같이 직업을 표현하는 단어에 모두 남자 (man)를 넣어 표현 했다. 이러한 단어들이 모두 ‘police officer, fire fighter, chairperson’으로 대체 됨과 동시에 ‘워이터 (waiter), 위이트리스 (waitress), 스튜어디스 (stewardess), 스튜어드 (steward)’와 같은 단어들 또한 ‘server’, ‘flight attendant’로 바뀌며 성별을 나타내지 않는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영웅’도 여자는 ‘헤로인 (heroin)’ 이라는 단어가 있긴 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자 수상자자 ‘We are all heroes. (우리 모두는 영웅입니다)”라고 말하며 성별을 넣은 단어들은 영어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배우 (actor)’라는 단어 또한 방송이나 기사에는 여배우를 ‘actor’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여우 주연상 (best leading actress), 남우 주연상 (best leading actor)’ 과 같이 구분해서 ‘오스카 상’을 수여 해야 하므로 부득이 하게 ‘여배우 (actress)’라는 단어를 아직도 사용해야 한다.

봉 감독의 수상 소감 중 단연 최고는 “The most personal is the most creative.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고 말하며 ‘아이리쉬 맨 (The Irishman)’의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Martin Scorsese)’가 말한 문구를 인용하면서 대등하게 후보자로 오른 감독에게 존경심을 보이며 영광을 돌리는 모습은 모든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봉준호 감독의 창의력이야 말로 우리 삶의 가장 개인적인 면을 그려내며 영화 역사에 있어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어 냈다. 그가 바로 이 시대의 영웅이다. (Bong’s creativity depicted the most personal aspects of our lives and produced the most popular movie in film history. That’s what makes him a modern-day hero)’ 8년이 빠진 거의 1세기 (century)를 이어온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랜 세월의 흐름과 동시에 언어, 인식, 관점, 등도 함께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보여 주며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감동과 일깨움을 안겨다 줬다.

조수진 소장
조수진 소장

 

글_조수진

-'조수진의 영어 연구소' 조수진 소장

-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영어 교육학 석사

-조수진 영어 (토익) 연구소

-중국 청도 대원 학교 (국제부 영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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