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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아름답게 죽을 권리❶] '부담 낮춘다' 달라진 장례문화…"적어도 마지막 만큼은"
[Special Report][아름답게 죽을 권리❶] '부담 낮춘다' 달라진 장례문화…"적어도 마지막 만큼은"
  • 윤영주 기자
  • 승인 2020.03.30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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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뒷길 종부, 코로나19 사망자 '선화장 후장례' 지치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장례문화가 시대상황에 따라 크게 변화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이후 과거에 비해 간소한 형태의 장례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1인 가구 증가 등도 변화를 한몫 거들고 있다. 장례 절차가 아닌 형태에 대한 변화다. 일례로 과거 발인 전 3일 동안 과거 24시간 빈소를 개방했지만 최근 심야 시간 조문객을 받지 않는 형태로 변했다. 상가집에 모여 고스톱 등 놀이를 통해 왁자지껄 했던 모습도 사라진지 오래다. 조문객 접객실도 좌식이 아닌 입식으로 변경하는 장례식장도 증가했다. 장례문화 변화 중심에는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 자리 잡고 있다. 금전적인 것을 비롯해 복잡한 장례절차에 대한 조문객의 편의성 확대 등이 고려됐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하다. 장례도 마찬가지다. 전염병 등 천재지변에 가까운 사고가 다수 도사리고 있는 요즘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 쓸쓸한 뒷길 종부, 코로나19 사망자 '선화장 후장례' 지치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망 건수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전염병에 따른 사망인 만큼 제대로 된 장례절차를 밟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지막을 준비를 하지 않은 이들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제대로 된 준비를 했다고 해도 말이다.

30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는 장례절차 없이 화장처리 된다. 감염된 시신의 장사방법은 화장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및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은 지난 2월 코로나19 사망자 장사방법을 화장으로 제한하는 장례관리 지침을 밝혔다.

코라나19 사망자 장례관리 지침은 '선 화장, 후 장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코로나 19 확진환자의 임종이 임박하면 의료진은 가족에게 시신이 '장사방법 제한 대상'임을 알리고 화장 동의를 구한다.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시신을 세척·정리한 뒤 이중 밀봉해 화장시설로 이송한다. 장례지원반을 24시간 운영해 화장시설과 장례식장을 지정하고 사전 예약한다. 유가족에게 화장과 장례비용을 지원한다. 다만 유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로 화장을 할 수 없다. 코로나19 감염 사망자의 장례는 화장 이후 진행될 수밖에 없다. 과거 장례 이후 화장으로 이어지는 절차가 완전 뒤바뀐 셈이다.

그래서일까. 코로나19 사망자 관련 선 화장 후 장례 권고에 대한 유가족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지자체의 신속한 업무처리로 마지막을 편안하게 보내드릴 수 있었다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일부에선 화장을 꺼리는 경우가 발생한데 따른 결과다. 특히 화장 후 장례에 대한 절차를 두고도 갑론을박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고인의 마지막 흔적을 기억하려는 유족들에게 유품 전달도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이해해지만 스마트폰 등도 폐기 대상이 되는 만큼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사망자는 지난 28일 0시 기준 144명이다. 전날(27일) 139명보다 5명이 늘었다. 26일의 사망자수는 131명이다. 사망자 수의 증가세가 가파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는 대부분 고령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이 1.52%이고, 이 중 80세 이상 환자 432명 가운데 70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16.20%라고 밝혔다. 전날 기준 80대 이상 환자의 치명률은 15.19%였다. 80세 이상 환자 중 격리 해제된 사람이 52명이다. 70대 환자는 총 632명이고 사망자가 41명(치명률 6.49%), 격리해제자가 210명이다. 그 외 연령대별 치명률은 60대 1.75%, 50대 0.56%, 40대 0.08%, 30대 0.10%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감소했다. 20대 이하에서는 현재까지 사망자가 없다.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고령자에 집중된 점도 유족이 화장을 꺼리는 것 중 하나다. '효'에 대한 중요성이 높은 한국 문화 특성상 코로나 19라는 변수에도 불구, 부모님 등의 장례 절차를 제대로 밟으려는 마음을 접는 것 자체가 쉽지 않는 게 사실이다. 최근 장례 절차가 과거에 비해 간소화 되고 있음에도 불구 유족 입장에선 고인을 편안하게 보내드려야겠다는 의지가 낮아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장례절차는 과거 집에서 이뤄졌던 것과 달리 장례식장과 병원에서 치르는 형태가 일반적으로 자리 잡았다. 최대 7일까지 진행됐던 장례기간은 3일로 간소화 됐고, 장례에 따른 복장의 변화도 이뤄졌다. 장례 절차의 마지막인 매장도 최근엔 화장을 통한 납골당을 택하고 있다.

바쁜 일상생활에 관리가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조문객에 대한 배려가 늘고 있는 것도 최근 변하는 장례문화의 특성 중 하나다. 서울 주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장례식장의 접객실은 리모델링을 통해 입식으로 변화했다. 상주문화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최근 밤 10시 이후 조문을 하는 이들이 거의 없어 상주 1~2명만 빈소를 지키고 나머지 가족들은 귀가했다가 다음날 아침 장례식장에 오는 유가족들이 늘고 있다는 게 장례지도사들의 말이다.

한 장계지도사는 "적어도 마지막 만큼은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며 아름답게 기억되고 싶어 하는 고인의 뜻이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시대에 접어든 10여년 전부터 상조회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가족 구성원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장례식은 가정의 금전적 부담인 동시에 제대로 된 절차를 아는 이들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많은 일로 분류되는 경향이 높다"며 "상조회사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서 고인에 대한 추모의 마음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에 따라 상심한 유족들이 늘고 있다"며 "과거와 다른 장례 절차로 인해 준비에 소홀해 지는 문제도 발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족입장에선 변화된 추세를 반영, 고인의 마지막길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안 모색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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