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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김범진 타이거컴퍼니 대표 "기업내 소통 ‘티그리스’가 책임집니다"
[파워인터뷰] 김범진 타이거컴퍼니 대표 "기업내 소통 ‘티그리스’가 책임집니다"
  • 이상혁 기자
  • 승인 2015.12.2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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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SNS 대표주자…중소기업 소통창구인 ‘TNG 조합’ 설립해 상생 도모

인터뷰 = 김재홍 편집국장 | 정리 = 이상혁 기자 | 사진 = 김동현 기자

수많은 직장인들이 상사 및 동료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수적이고 위계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기업문화 속에서 자유로운 소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할 일은 또 왜 이리 많은지. 이메일, 메신저, 전자결재, 문서 및 지식관리, 문자와 전화 등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다양하다보니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피로는 늘어만 간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최근 기업용 SNS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한 타이거컴퍼니의 ‘티그리스’는 기업용 SNS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과연 어떤 플랫폼이기에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걸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비즈니스리포트]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김범진(49) 타이거컴퍼니 대표를 단독 인터뷰했다.

▲ 지난 16일 김범진 타이거컴퍼니 대표가 비즈니스리포트와 인터뷰를 갖고 사업구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 ‘타이거컴퍼니’라는 사명이 흥미롭습니다. 뭔가 심상치 않은 뜻을 담고 있을 것 같은데.

“말 그대로 타이거와 컴퍼니의 조합입니다. 타이거는 ‘독립심이 강하다’는 특성이 있죠. 또 컴퍼니는 ‘동료’·‘동행하다’라는 의미잖아요. 즉, 타이거컴퍼니는 자립을 할 만한 능력과 독립심이 있는 친구들이 함께 모여 일을 해보자는 의미입니다.”

- 타이거컴퍼니를 설립하기 전에 초고속 승진 등 전 직장에서 적잖은 두각을 나타냈다면서요.

“1991년 화이트정보통신에 입사해 이곳에서 20년간 근무했습니다.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은 안 해봤어요. 처음엔 학사관리 프로그램 개발을 맡았었는데,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 산업이 상당히 열악했어요. 일거리도 별로 없고 해서 영업을 하겠다고 자원을 했고, 그러다 홍보·마케팅 업무까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모든 업무를 다 경험해보니 ‘이제 내 사업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2011년 3월에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 전 직장에서의 경험이 창업에 큰 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입사한지 10년 만에 이사가 됐어요. 신입으로 들어왔던 직원이 임원이 된 첫 케이스였고, 그때 나이가 30대 중후반으로 최연소 임원이었죠. 그로부터 몇 년 지나 부사장이 돼서 7년간 부사장을 역임하고 회사를 나왔습니다.”

 

# 티그리스 - 융합의 접점에서 소통을 외치다

-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기업용 SNS ‘티그리스’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플랫폼인가요.

“(티그리스는) 간단히 말해 ‘소셜웨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 각광 받는 소셜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기업의 소통문화, 그리고 일하는 방식을 바꿔보자는 생각에서 개발했죠. 즉, 퍼블릭 SNS와는 달리 SNS를 기업에 적용한 것입니다. 사실 저희 티그리스가 밴드(네이버가 만든 SNS)보다 1~2년 정도 먼저 나왔습니다.”

- 소셜웨어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나요.

“전 직장의 주된 사업영역이 기업용 솔루션 분야, 특히 HR(인사) 솔루션을 구축하는 거였어요. 자연스럽게 기업과 조직문화에 대해 많이 접하게 됐죠. 그러면서 느낀 게 대다수 기업이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거였어요. 그게 결국 퇴사나 부서이동 등 문제를 야기하고 있었고요. 이런 문제를 HR 솔루션만으로 해결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고민하던 찰나에 SNS를 접하고 나서 ‘이걸 기업의 소통도구로 쓰면 되겠다’ 싶어 시작했습니다. 하다 보니 영역이 점점 넓어져서 기존의 인트라넷·그룹웨어·KM(지식관리) 등 프론트엔드단의 서비스영역을 대체하게 됐습니다.”

 

- ‘티그리스’라는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어떻게 명명하게 됐나요.

“소통이란 것이 왜 강조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니 시대가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인터넷으로 소통을 하게 된 지금이 산업혁명이나 민주화 다음의 대변혁기인 거죠. 티그리스는 여기에서 착안해 지은 이름입니다. 문명 발상지이자 동·서양이 만나는 지역에 있는 티그리스강, 즉 ‘융합의 접점에서 인류 소통 문명을 재창조해보자’라는 의미로 티그리스라고 명명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나중에 찾아보니 티그리스강의 어원이 ‘호랑이강’이더군요. 저희 타이거컴퍼니와 연이 깊은 이름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창업하기 일주일 전, 김 대표는 머리를 식힐 겸 지리산에 갔다가 한 스님을 만났다. 스님이 물었다. “인터넷이 왜 세상에 나온지 아십니까?” 20년을 IT업계에서 일한 김 대표였지만 하나의 답을 말하자니 도통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러자 스님이 말했다. “인터넷은 세상을 밝히기 위해 나왔답니다.” 인터넷과 소통의 위력을 새삼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의 창업 목표도 더욱 확고해졌다.

 

# 우연찮게 태국서 ‘러브콜’…국내 넘어 해외시장 박차

- 현재 많은 기업이 티그리스를 사용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분야의 고객들이 있습니다. 대검찰청, 문화체육관광부, 매일유업, GS에너지, 삼성전자, 한국야쿠르트, 강원랜드 등 20여개 이상의 기업 및 조직에서 사용하고 있어요.”

- 어떤 식으로 티그리스가 적용되나요.

“클라이언트별로 다양한 형태로 적용됩니다. 대검찰청을 예로 들면, 전 직원이 출근하자마자 티그리스 시스템에 접속합니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출근관리가 이뤄지죠. 이어 해야 할 일이나 협조해야 할 사항들, 그리고 업무용 시스템 등을 확인하고 의사소통합니다. 한마디로 포털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차세대 검찰 지식포털’이 공식 프로젝트명이었어요.”

- 수익모델은 어떻게 됩니까.

“서비스가 크게 임대형과 구축형으로 나뉩니다. 임대형은 중소기업이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서 사용료를 월정액으로 받고 있어요. 구축형은 직원 수가 수천·수만명이 넘는 조직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것으로, 규모가 큰 곳은 저희가 파견한 메인터넌스(점검·보수 등 유지) 전문가가 상주하기도 합니다.”

-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원래 초기에는 대기업-중소기업 순으로 서비스를 하고 나중에 해외를 노릴 계획이었는데, 우연찮게 해외 진출 기회가 생겼습니다. 작년 초에 태국 타이생명이 모바일 전략계획을 세울 때 도움을 요청하기에 저희 직원을 컨설턴트로 파견한 적이 있어요. 그 직원이 지나가듯 티그리스를 소개했을 뿐인데 그쪽에서 마음에 든다며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죠. 그 일을 계기로 태국 현지법인 파트너사가 생겼고, 그 파트너사가 미얀마에 소개를 해줘서 접촉을 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 베트남과 라오스에도 파트너사가 생겨서 조만간 성과가 나올 것 같아요.”

- 사업 특성상 다양한 형태로 확장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희 제품은 확장 분야가 무궁무진해요. 기업용 SNS로 시작해서 그룹웨어·인트라넷·KM 등 프론트엔드를 대체하고 있듯, 이게 확장되다 보면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 같은 백엔드까지 진출할 수 있어요. 지금 저희가 서비스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객관리가 그 예인데, 앞으로 더 확장해나가는 게 과제입니다. 또 하나는 중소기업 공략에 있어서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개척할 계획입니다. 사실 저희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국내보다는 해외에 더 많이 있기도 하죠.”

 

# 스타트업 발굴의 원조…이젠 중소기업 상생에도 앞장

- 최근에 TNG 조합을 창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TNG는 트러스트 네트워크 그룹(Trust Network Group)의 약자입니다.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 모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타이거컴퍼니가 ‘밥먹자 중기야’라는 행사를 주최한 적이 있어요. 그때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게 많을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원래 이런 조합을 만들려고 의도한건 아니었어요. ‘밥먹자 중기야’에 참석한 1000명 중 이런 모임을 상시적으로 갖길 원한 150여명이 상설 모임을 만들자고 뜻을 모으게 된 거죠. 그 후 여러 검토 과정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 형태의 정식 인가를 받는 게 여러모로 좋겠다고 판단해 조합이 만들어진 겁니다.”

타이거컴퍼니가 지난 4월 주최한 ‘밥먹자 중기야’ 행사는 중소기업 대표가 지인을 초대해 비슷한 고민과 애로사항을 ‘밥상’ 앞에 풀어놓고 소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참가비 무료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중소기업인 1000여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 앞으로 TNG 조합을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인가요.

“먼저 ‘밥먹자 중기야’라는 타이틀로 연 1회 1000명이 모이는 축제 분위기의 행사를 열 것입니다. 또 매월 정기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트렌드 지식을 획득함과 동시에 멤버들에게 자신의 회사를 홍보할 수 있는 ‘술먹자 중기야’를 개최할 겁니다. 또 반기에 한 번 정도는 스타트업 중에 유망한 기업을 소개하고 투자를 모색해보는 ‘바꾸자 중기야’를 가지려고 합니다. 이밖에 조합원들 간 공동구매의 장인 ‘합치자 중기야’, 글로벌 진출 품앗이인 ‘가보자 중기야’ 등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에요.”

-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특히 스타트업 발굴에 관심 있으신 점이 인상적이네요.

“중소기업 중에는 매출 규모가 수백억에 달하는 등 안정화된 곳이 많아요. 이런 곳들의 최대 고민은 다음 먹거리죠. 반대로 스타트업 친구들은 좋은 아이템이 있으면서도 경험과 자금 부족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잖아요. 그 중간에서 연결고리가 되려고 해요. 사실 제가 창업하면서 약 5년간 120개 정도의 스타트업을 도와줬던 경험이 있습니다. 주변 분들과 엑스퍼트그룹을 만들어 선배 경험자로서 청년 창업가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죠. 그러다보니 전략뿐만 아니라 자금적인 도움도 줘야겠다 싶어서 엔젤클럽을 만들어 투자도 했어요. 때마침 정부가 엔젤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칭펀드 제도를 운영해서 잘 맞아 떨어졌어요.”

- 명칭만 다를 뿐,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의 선구자이시군요.

“(웃음) 그런가요? 필요에 의해서 얻게 된 정보를 자연스럽게 공유한 거죠. 그땐 저희 타이거컴퍼니도 스타트업이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이제 막 (타이거컴퍼니가) 중소기업으로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 모임에도 관심을 갖게 된 거라고 보시면 돼요.”

- 최근에 각종 상을 쓸어 담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어요.

“과거에 '지식경제부 장관상'과 ‘올해의 컨설턴트 상’ 등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중소기업청장상’과 ‘대한민국 신지식인상’ 등 유독 많은 상을 받았네요. 알아주신 것에 감사하고, 더 잘하라는 뜻으로 여기고 있어요.”

 

김 대표는 소통과 상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는 데 머무르지 않고 남들보다 한 발 빠르게 앞장서서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비록 아직은 작은 기업을 경영하고 있지만 가슴에 품고 있는 철학과 이상만큼은 대기업 사장을 뛰어넘은, 그런 사람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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