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홍콩의 미래❶] 美-中 갈등 심화…헥시트 우려 확대
[Special Report] [홍콩의 미래❶] 美-中 갈등 심화…헥시트 우려 확대
  • 윤영주 기자
  • 승인 2020.07.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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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홍콩 특별지위 박탈…中, '악의적 간섭' 반발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우려가 현실화 하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며 글로벌 경제 위기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무역 갈등 여파가 글로벌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첨단기술 분야 산업의 갈등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홍콩의 금융업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미-중 무역 갈등의 불씨가 홍콩으로 이동한 이상 홍콩 자본시장의 안전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홍콩은 그동안 세계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일각에서는 홍콩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는 '헥시트(Hexit·Hong Kong+Exit)'에 대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홍콩의 경우 1조 달러(약 1200조원) 이상 규모의 다국적 투자자금이 모여 있는 글로벌 금융의 허브라는 점에서 헥시트가 현실화 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권, 넓게는 글로벌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편집자]

# 트럼프, 홍콩 특별지위 박탈…中, '악의적 간섭' 반발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핵시트의 핵심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다. 정확히 말하면, 양국 갈등에서 파생되는 홍콩의 정치, 경제 불안감이다. 최근 홍콩 정치와 경제 등 정세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양국 간 갈등이 심화하면 할수록 헥시트 가능성은 높아진다. 최근 상황만 놓고 본다면 헥시트 우려는 현실화 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홍콩 특별지위 일부를 박탈했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따른 압박도 받고 있다. 글로벌 강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의 피해가 홍콩으로 옮겨 붙은 셈이다.

홍콩 경제는 '중계무역'과 '금융'을 축으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간 갈등에 따른 홍콩 압박은 미국 달러와 홍콩 달러의 자유로운 교환이 이뤄지고 중국 본토와 차별화된 교역 특권을 누렸던 홍콩의 도시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계무역에 의존하는 홍콩의 산업 구조상, 무역 특혜가 사라진다고 해서 치명상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지만 금융 시장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다국적 기업이 다수 진출했던 만큼 투자자금의 유출은 불가피하다.

홍콩은 1조 달러(약 1천200조원) 규모의 투자자금이 모여 있는 글로벌 금융의 허브이며, 홍콩증시는 기업공개(IPO) 자금 조달액에서 뉴욕증시와 1~2위를 다투고 있는 곳이다. 홍콩은 1983년부터 미국 달러당 7.75∼7.85홍콩달러 범위에서 통화 가치를 유지하는 달러 페그제를 채택하고 있다. 홍콩의 외환시장이 흔들린다면 페그제가 위협받을 수 있고, 홍콩의 금융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본의 유출은 시작됐다. 지난 1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홍콩에 가지고 있는 부동산 매각을 시작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미국 국무부 산하 해외건축물관리국은 재투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홍콩 부동산을 매각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란 게 현지 반응이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미국이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달리 특혜 대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홍콩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정부가 매각하는 홍콩 부동산은 홍콩섬 남부 슈손 힐(Shouson Hill)에 있는 주 홍콩 미 총영사관 기숙사 건물이다. 건축면적 4401.9㎡(1331평)의 부동산 가격은 100억 홍콩달러(약 1조6000억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1948년 총영사 직원 숙소로 쓰기 위해 매입 당시 가격은 31만5000위안(약 5425만원)이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을 자치 지역으로 규정, 각종 산업 교역과 금융 세제 적용 등을 중국 본토와 다르게 우대해왔다. 이 같은 특별대우 덕분에 홍콩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달리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금융 허브로 성장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에 맞서 제재 법안인 '홍콩자치법'을 통과시킨 이상 혜택 축소는 불가피하다. 중국은 미국정부의 홍콩자치법 통과에 대해 연일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홍콩보안법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보장하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국제관례와 법치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홍콩자치법을 통과시킨 미국을 향해 "악의적으로 홍콩보안법 입법을 막는다"며 "이런 행위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에 위배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홍콩의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무역, 금융 허브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기존 무역 갈등을 넘어 홍콩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듯 비춰지고 있다"며 "양국 간 한 치의 양보도 없을 것이라는 상황은 그간 제기됐던 헥시트 우려를 현실화 시키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헥시트의 전조 증상은 이미 시작됐다"며 "미국 정부의 홍콩내 부동산 건물 매각 전부터 홍콩의 자본과 금융 인재들이 해외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홍콩 내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이후 홍콩 부자들과 외국인들은 약 400억달러(약 49조원)의 예금을 홍콩에서 인출해 나갔다. 홍콩 최고 부자 리카싱 전 청쿵홀딩스 회장은 총재산 중 절반 이상인 17조원을 홍콩에서 빼내 영국·캐나다 등지로 옮겨놓았다.

홍콩 내 인력 유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지난달 30일 "1997년까지 홍콩을 통치했던 영국 정부가 홍콩 인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290만명에 대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홍콩 현지의 분위기도 괘를 같이 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5월 31일 이민 컨설팅 업체 미드랜드를 인용,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한 이후 이민 상담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홍콩의 글로벌 금융 허브 위상은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금융 센터 평가에서 홍콩은 2019년 9월 3위에서 올해 3월 6위로 떨어졌다.

홍콩의 금융 허브로서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우선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국가의 무역 제한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홍콩은 한국의 4대 무역 수출국이자 최대 흑자국이다. 국내 기업들은 홍콩을 대중국 무역 경유국으로 활용했다. 2018년 기준 홍콩에서 수입한 한국 제품 중 82.6%가 중국으로 재수출됐다.

홍콩의 헥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한국 기업의 수출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홍콩의 무역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군은 반도체 등이 꼽힌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그동안 홍콩을 경유해서 중국에 반도체 물량을 간접 수출하는 방식을 택해 왔다.

낮은 법인세와 안정된 환율, 국제 금융과 무역, 물류 허브로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셈이다. 반도체 외의 산업군도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홍콩에 진출한 기업은 대한항공, 삼성물산, LG상사, 코오롱패션머티리얼, CJ, 효성, 한화, 포스코, 휠라코리아 등이 있다. 저마다 무역 등 얽히고설킨 문제가 많은 만큼 새로운 대 홍콩 및 글로벌 수출 등 경영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국제무역연구원 측은 “홍콩의 물류 및 금융허브 기능이 약화되면 홍콩을 중계 무역기지로 활용하던 국내 수출 타격도 불가피하다”고 전망한 바 있다.

금융업의 상황도 비슷하다. 홍콩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업체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한국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이다. 지점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일단 홍콩은 글로벌 자금유출과 관련해 증거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피해는 우려일 뿐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4월 기준 현지 예금 수준은 상승세에 있으며 홍콩 집값은 2019년 사상 최고치에서 5% 하락에 그친 것을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양국의 갈등이 확대된다고 해도 환율 방어 등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이상 크게 우려할 것은 없다고도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헥시트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홍콩 위기론이 확대되고 있지만 현지 일각에선 중국의 자본 유입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를 거두며 입지를 강화 해 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면서도 "일본의 경우 홍콩의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계와 산업계 전반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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