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2016 미주한인 대학생 콘퍼런스(KASCON 27)’ 준비중인 뉴욕대 우태영군 "재미 한인 대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어요"
[파워인터뷰] ‘2016 미주한인 대학생 콘퍼런스(KASCON 27)’ 준비중인 뉴욕대 우태영군 "재미 한인 대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어요"
  • 이상혁 기자
  • 승인 2015.12.28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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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몹·KASCON 등 기획·진행 주도…"마음만 먹으면 세상에 연락 안 되는 사람은 없어요"

인터뷰 = 김재홍 편집국장 | 정리 = 이상혁 기자 | 사진 = 김동현 기자

2012년 9월, 미국 뉴욕의 워싱톤 스퀘어 파크(Washington Square Park)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1000여명의 인파가 댄스를 펼치는 플래시몹이 펼쳐진 것.

이 행사를 기획한 사람은 당시 20살에 불과한 한인 청년이었다. 뉴욕대학교 재학 중인 우태영(23) 군이 주인공이다.

우 군은 미국에서 한인 학생들이 모이는 행사 중 가장 역사가 길고 규모가 큰 컨퍼런스인 KASCON(Korean American Students Conference)의 총책임을 맡게 됐다. 이 행사는 내년 3월 18~19일, 그가 재학 중인 뉴욕대학교에서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비즈니스리포트]는 최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우태영군을 만나 살아온 과정과 프로젝트 성과, 미래 계획 등을 들었다.

▲ 미국에서 한인 학생들이 모이는 행사 중 가장 역사가 길고 규모가 큰 컨퍼런스인 KASCON(Korean American Students Conference)의 총책임을 맡은 우태영군이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살아온 과정과 프로젝트 성과, 미래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 내년에 큰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로필을 보니 흥미로운 일을 많이 하셨던데.

“지난 1993년 10월에 한국에서 태어나 만 7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미국에서 초·중·고를 졸업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고, 3학년 휴학 중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이 원치 않으시는 특이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벌이고 있습니다.”

- 특이하고 재미있는 일이라는 게... 혹시 부모님과 같이 사시나요.

“아닙니다. 2001년도에 온가족이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함께 갔었는데, 8년 후 부모님만 한국으로 오셨어요. 현재 저는 뉴욕에, 누나는 보스톤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휴학 중이라 한국에 왔고, 내년 1월말에 다시 미국으로 갈 예정입니다.”

- 휴학을 한 이유가 있나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일단은 내년에 열리는 KACON에 집중하기 위한 이유가 커요.”

- 원래 전공(컴퓨터 공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나요.

“원래는 정치외교학으로 입학해서 언론학, 사회학 등으로 전공을 바꿨어요. 미국에서는 2학년 말까지 전공을 여러 번 바꿔도 상관을 안 하기 때문에 가능했죠. 1학년을 마치고 한국에서 벤처·스타트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고, 이때 저도 IT업계에서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됐어요. 여기에 적합한 전공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컴퓨터 공학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 가족사항 및 살아온 환경이 특별했을 것 같은데.

“그다지 특별한 환경은 아니었어요. 아버지는 직장 다니시고, 어머니는 살림하시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저보다 5살 많은 누나가 있는데 어려서부터 공부를 되게 잘했어요. 부모님이 누나한테 신경을 많이 쓰셨기 때문에 저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뉴욕대가 이름난 명문이잖아요. 입학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고등학교 때 잠시 이런저런 일을 벌이다가, 대학교 진학한 후에 하고 싶은걸 하자는 생각으로 입시에만 매달렸죠. 그 결과 다행히 원하는 학교에 들어올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기 때문에 도시로 나오는 게 꿈이었거든요.”

- 뉴욕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강남 스타일’ 플래시몹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고 들었어요.

“대학교 입학 했을 때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어요. 당시 플래시몹이 트렌드였는데, ‘왜 뉴욕엔 이런 게 없지?’라는 생각에 행사를 기획하게 됐죠. 혼자서 한건 아니고, 친구 2명과 함께 일을 벌였습니다. 막상 행사를 여니 생각보다 반향이 컸어요. 약 1000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거죠. 현지 잡지나 블로그에 소개되는 등 자고 일어나니 유명세를 탔어요.”

- 그 후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님과 함께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3.1절 기념 행사’를 진행해 화제가 됐더군요. 어떤 계기로 이런 행사를 기획했나요.

“앞서 했던 플래시몹 행사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그 무렵 우연히 ‘무릎팍 도사’라는 프로그램에 서 교수님이 출연하신 걸 보게 됐는데, 파리 에펠탑에서 광복절 행사를 하신 스토리가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행사를 뉴욕에서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이번엔 좀 더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3.1절을 5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 행사 준비를 시작했고, 친구들과 함께 서 교수님을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니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시면서 선뜻 도와주셨어요.”

- ‘3.1절 기념 행사’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시나요.

“규모로 보면 성공한 행사는 아니었어요. 150명 정도 모였는데, 예상한 것보다 적어서 살짝 실망스럽기도 했죠. 그런데 6.25전쟁 참전용사 한 분이 미국에서 태어난 6살 아이의 손을 잡고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을 보고는 ‘성공했구나’라고 느꼈어요. 사실 미국에 사는 (한인교포) 2세·3세들은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 방법이 많지 않아요. 이들에게 부모님과 할아버지·할머니의 문화를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을 했다고 느꼈어요. 또 나중에 행사에 참여한 한글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편지를 보내주셔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우 군 일행의 선행은 역사적 의식이 희박했던 한인사회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들이 3.1절 행사를 마치고 나자 3.1절과 광복절 등 기념일에 행사를 여는 한인 단체와 모임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났다.

- 그 외에 기획·진행해온 행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꼽는다면.

“제일 처음에 했던 행사가 기억에 남아요. 고등학교 때 비즈니스 동아리를 하나 만들었는데, 7명 정도 모였어요. 뭘 할까 고민하다가 애플의 마케팅 부사장인 필 실러의 강연을 기획하게 됐죠. 우연찮게 학교 주소록을 훑다가 저희 학교에 다니는 마크 실러라는 친구의 아버지가 필 실러 부사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이디어를 낸 거였어요. 학교 행사 중에 1년에 2회 부모님들이 방문하시는 페어런츠 데이가 있었는데, 그때 그분(필 실러)을 찾아가 정중하게 강연 요청을 드렸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강연을 하시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거죠. 강연 날 1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의실을 빌렸는데 교장선생님, 졸업생, 학부모, 스태프 등 180명이 오셔서 자리가 없을 정도였어요. 그 이후로 ‘못할 게 없구나’, ‘세상에 연락 안 되는 사람은 없구나’ 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 내년 3월 열리는 KASCON(Korean American Students Conference)이라는 큰 행사의 기획책임을 맡으셨는데, KASCON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가장 오랜 역사가 있는 미주 한인대학생 컨퍼런스로, 1987년 프린스턴대를 시작으로 전국에 있는 대학교를 돌면서 매년 3월 개최됐어요. 한국인 대학생들이 모여서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가 무엇인가’를 논의하는 자리라고 보시면 돼요. 이 행사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굉장한 호응을 불러일으키다가 2013년 26회를 마지막으로 멈춰 있었어요. 그러다 지인으로부터 2016년에 KASCON을 부활 시켜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총책임자를 맡게 됐습니다.”

- 굉장히 어깨가 무거우시겠네요. 진행상황은 어떤가요.

“저와 플래시몹 때부터 함께 해온 친구 2명을 비롯해 18명으로 구성된 팀이 꾸려져서 함께 하고 있어요. 저희가 주축이 되는 내년 3월 KASCON에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학생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롤모델을 한자리에 다 모아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 과연 어떤 분들이 행사에 참석하실지 기대가 되네요.

“김용 세계은행 총재, 오준 UN 대사, 데니스홍 UCLA 로봇공학 교수,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 나승연 2018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 전 대변인 등 세계적이 한인 리더들이 대거 참석하실 예정이에요.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을 섭외하고 있습니다.”

-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아이디어의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저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실행해보는 스타일이에요. ‘안 돼도 잃을게 없다’는 생각으로 일단 부딪혀보는 거죠.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인 것 같아요.”

- 유명인을 섭외하거나 후원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 ‘설득’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네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어떤 기획이든 ‘이걸 왜 하는지’를 분명히 정하고 시작해요. 상대방에게 그 부분을 명확히 설명하면 다른 건 저절로 풀리게 돼죠. 또 상대방한테 무언가를 얻기 보다는 그 분한테 무엇을 줄지를 먼저 생각해요.”

- 아직 젊고 기회가 많은 만큼 큰 꿈을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어떤 계획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5년·10년 계획을 짜는 게 의미가 없더라고요. 지난 6개월 동안만에도 바뀌는 게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계획을 세우는 걸 줄이기로 했죠. 일단 내년에 KASCON을 잘 끝내고, 여기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미래 목표를 설계할 생각을 갖고 있어요.”

특이하게도 그는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계획하고 있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직업이면 뭐든지 좋다고 한다. “저는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게 좋아요. 선생님이든 의사든 사업가든, 지금보다는 남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 인생의 롤모델로 삼는 인물이 있나요.

“굉장히 많지만 그중에 지영석 엘스비어·국제출판협회 회장님을 꼽고 싶어요. 그 분이 작년 1월 KBS의 글로벌 리더 특집방송에 출연하신 적이 있어요. 그걸 보시던 어머니께서 ‘네가 저런 사람한테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면 네가 하는 일에 찬성할 수 있겠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꼭 이분을 만나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러다가 올 여름에 미국의 비영리단체 저녁 만찬에서 만남을 갖게 됐어요. 그 이후로 이메일과 메시지를 통해 조언을 듣고 있어요. 그분께서는 ‘무엇을 하든 사람을 보고 따라가라’고 항상 강조하세요.”

- 한국의 청년들이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조언을 해주신다면.

“틀에 정해진 대로 살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보통,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길을 가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해요. 사실 올바른 길이란 건 없는 데도 말이죠. 본인이 원하는 길을 찾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 해야겠지만, 사회적으로도 이끌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봐요.”

 

정해진 틀에 맞춰 살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사회는 이들을 가리켜 ‘괴짜’라고 부른다. 이날 만난 우 군은 분명 괴짜였다. 따지고 보면 이만한 칭찬도 없다.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 중 괴짜 아닌 사람이 어디 있던가. ‘머지않아 세계를 이끌어갈 한국인 리더가 한명 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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