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가는 긱 워커, 정책적 보완 장치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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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업의 희망퇴직,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이 활발해진 가운데 플랫폼 노동자(긱 워커, Gig Woker)는 늘고 있다. 긱 워커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단발성 업무를 찾아 수행하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갈수록 심화되는 취업난과 고용불안, 플랫폼 사업의 발달로 인해 워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긱 이코노미(Gig economy)시대 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IT발달로 인한 플랫폼 사업 확장은 긱 이코노미 시장의 성장동력이다. 긱 이코노미 시대는 구직자가 손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고용 불안 등은 풀어내야 할 문제로 꼽힌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 '구직 편리성' 장점, 젊은층 관심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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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술 발달은 노동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4차 산업 혁명이란 말에 걸맞게 복합과 융합을 기초로 새로운 직업관을 만들어 냈다. 정규직 중심에서 임시 계약 형태의 노동을 선호한다. 스스로 근로 시간과 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현상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투잡, 쓰리잡 등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도 한몫 거들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인력 충원보다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충당, 과도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임시 계약 형태의 노동을 선호한다. 기업과 노동자 사이에서 계약직,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 등 다양한 형태로 불리지만 새로운 직업관은 긱 이코노미에 바탕을 두고 있다.
긱 이코노미란 프리랜서 근로 형태의 경제 시스템을 뜻한다. 임시 계약으로 노동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긱 이코노미 시대의 노동자는 긱 워커로 불린다. 긱 워커는 필요에 따라 단기로 계약을 맺거나 일회성 일을 맡는 등 초단기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를 뜻한다.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단기 계약을 맺고 연주자를 섭외하던 것에서 유래됐다.
과거 1인 자영업자에 한정됐다면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긱 워커의 범위는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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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영역도 다양해졌다. 배달, 숙박, 청소 등 단순 서비스로부터 기술자,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서비스 등 활동 분야는 다양해지고 있다.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의 발전,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단기 일자리를 구하거나 홍보하는 것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파이어족의 증가도 긱 워커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파이어족은 조기에 직장 은퇴를 희망하는 사람을 뜻한다. 젊을 때 임금을 극단적으로 절약, 노후 자금을 확보해 늦어도 40대에는 퇴직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빠른 시간 내 많은 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긱 워커는 매력적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지난해 8월 자신의 차를 이용해 배송업무를 할 수 있는 내놓은 ‘쿠팡 플렉스’를 선보이자 두달 만에 등록한 인원이 10여만명, 승차 공유 플랫폼인 타다의 경우 1회 이상 운행한 드라이버가 4300명에 달했다. 은퇴 이후 자금이 필요할 때 전문적 기술을 바탕으로 언제든 수입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긱 워커의 증가세는 더욱 확대 될 전망이다.
긱 워커가 증가하는 요수 중 하나는 수입이 꼽힌다. 기존 직장인의 경우 저마다 자기만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투잡은 일반적 기업 기준 정규직 직원이라면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 정규직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긱 워커로 나서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언택트, 비대면 문화에 편승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활발해졌다. 온라인 레슨, 원격 회의 등이 보편화되고 있어 남는 시간 경제적 활동에 나서는 이들이 증가한데 따른 결과다.
경제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이 긱 이코노미 시대를 맞아 긱 워커 중심으로 재편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격회의·재택근무 등 언택트 근로 형태가 보편화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기주장과 자율성과 편의성을 중요시 여기는 MZ세대가 주요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지난 9월 아르바이트생 5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알바생 중 28.4%가 짧은 기간 근무하는 단기 알바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4명 중 1명이 단기 알바를 선호했다는 얘기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주일 미만 근무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17.1%, 원하는 기간 하루만 근무하는 하루 알바를 선호한다는 답변도 11.2%에 달했다.
단기 알바 선호 배경으로는 ‘원하는 시간에 일 할 수 있어서(55.2%)’를 꼽았다. 이어 ‘본업과 병행하기 수월해서’ 단기 알바를 선호한다는 답변 역시 44.2%로 높았다. 이외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18.2%)’와 ‘행사 스텝 등 선호하는 일자리들이 단기 알바가 많아서(14.9%)’, ‘비교적 빠르게 급여를 받을 수 있어서(13.6%)’ 등 순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알바생 중 71.3%가 초단기 알바 등으로 대표되는 ‘긱 잡’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긱 잡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풀타임 일자리 대비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70.0%)’, ‘N잡 등으로 보다 많은 수입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30.5%)’, ‘회식 등 사회생활을 하지 않아도 돼서(19.6%)’ 등의 순이었다.
특히 알바몬이 ‘향후 풀타임 일자리가 아닌 긱 워커로 근무를 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알바생 중 84.7%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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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입장에서도 긱 워커 고용은 직원 채용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속되는 경기불황 속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형태로 활용이 수월하다. 기업은 고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는 자율성이 보장된 업무를 수행하며 업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기업과 근로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해외의 경우 투잡, 쓰리잡을 지원, 긱 이코노미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월 ‘부업·겸업의 촉진에 관한 지침’을 발표하는 등 부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노동 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막기 위한 일환에서다. 미국에선 부업을 갖고 있는 이들이 4400여 만명, 노동인구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늘어가는 긱 워커, 정책적 보완 장치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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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이코노미가 노동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근로 형태는 기존 근로 시장을 악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정 기간에만 고용되는 노동력이기 때문에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일한 만큼 돈을 버는 형태가 많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이 제공하는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 임금 상승 둔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점, 과도한 경쟁에 따라 최저임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긱 이코노미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기업과 노동자들의 자유와 권익을 보장할 수 있는 정치적 제도와 환경 마련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회적 안전장치의 마련 없이는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플랫폼 발달로 인해 긱 이코노미 시장 확대는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긱 워커의 최대 장점인 유연성이 단점으로 꼽히며 소득 분배에 따른 문제, 소비자와 긱 워커 연결 플랫폼의 수수료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해야만 지속 성장성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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