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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긱 이코노미❶] 빠르게 변화는 노동시장…찬반 논란은 'ing'
[Special Report] [긱 이코노미❶] 빠르게 변화는 노동시장…찬반 논란은 'ing'
  • 윤영주 기자
  • 승인 2020.12.1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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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편리성' 장점, 젊은층 관심 증가
늘어가는 긱 워커, 정책적 보완 장치 미비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노동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업의 희망퇴직,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이 활발해진 가운데 플랫폼 노동자(긱 워커, Gig Woker)는 늘고 있다. 긱 워커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단발성 업무를 찾아 수행하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갈수록 심화되는 취업난과 고용불안, 플랫폼 사업의 발달로 인해 워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긱 이코노미(Gig economy)시대 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IT발달로 인한 플랫폼 사업 확장은 긱 이코노미 시장의 성장동력이다. 긱 이코노미 시대는 구직자가 손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고용 불안 등은 풀어내야 할 문제로 꼽힌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 '구직 편리성' 장점, 젊은층 관심 증가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IT 기술 발달은 노동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4차 산업 혁명이란 말에 걸맞게 복합과 융합을 기초로 새로운 직업관을 만들어 냈다. 정규직 중심에서 임시 계약 형태의 노동을 선호한다. 스스로 근로 시간과 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현상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투잡, 쓰리잡 등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도 한몫 거들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인력 충원보다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충당, 과도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임시 계약 형태의 노동을 선호한다. 기업과 노동자 사이에서 계약직,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 등 다양한 형태로 불리지만 새로운 직업관은 긱 이코노미에 바탕을 두고 있다.

긱 이코노미란 프리랜서 근로 형태의 경제 시스템을 뜻한다. 임시 계약으로 노동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긱 이코노미 시대의 노동자는 긱 워커로 불린다. 긱 워커는 필요에 따라 단기로 계약을 맺거나 일회성 일을 맡는 등 초단기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를 뜻한다.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단기 계약을 맺고 연주자를 섭외하던 것에서 유래됐다.

과거 1인 자영업자에 한정됐다면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긱 워커의 범위는 확장되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활동 영역도 다양해졌다. 배달, 숙박, 청소 등 단순 서비스로부터 기술자,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서비스 등 활동 분야는 다양해지고 있다.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의 발전,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단기 일자리를 구하거나 홍보하는 것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파이어족의 증가도 긱 워커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파이어족은 조기에 직장 은퇴를 희망하는 사람을 뜻한다. 젊을 때 임금을 극단적으로 절약, 노후 자금을 확보해 늦어도 40대에는 퇴직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빠른 시간 내 많은 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긱 워커는 매력적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지난해 8월 자신의 차를 이용해 배송업무를 할 수 있는 내놓은 ‘쿠팡 플렉스’를 선보이자 두달 만에 등록한 인원이 10여만명, 승차 공유 플랫폼인 타다의 경우 1회 이상 운행한 드라이버가 4300명에 달했다. 은퇴 이후 자금이 필요할 때 전문적 기술을 바탕으로 언제든 수입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긱 워커의 증가세는 더욱 확대 될 전망이다.

긱 워커가 증가하는 요수 중 하나는 수입이 꼽힌다. 기존 직장인의 경우 저마다 자기만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투잡은 일반적 기업 기준 정규직 직원이라면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 정규직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긱 워커로 나서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언택트, 비대면 문화에 편승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활발해졌다. 온라인 레슨, 원격 회의 등이 보편화되고 있어 남는 시간 경제적 활동에 나서는 이들이 증가한데 따른 결과다.

경제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이 긱 이코노미 시대를 맞아 긱 워커 중심으로 재편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격회의·재택근무 등 언택트 근로 형태가 보편화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기주장과 자율성과 편의성을 중요시 여기는 MZ세대가 주요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지난 9월 아르바이트생 5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알바생 중 28.4%가 짧은 기간 근무하는 단기 알바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4명 중 1명이 단기 알바를 선호했다는 얘기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주일 미만 근무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17.1%, 원하는 기간 하루만 근무하는 하루 알바를 선호한다는 답변도 11.2%에 달했다.

단기 알바 선호 배경으로는 ‘원하는 시간에 일 할 수 있어서(55.2%)’를 꼽았다. 이어 ‘본업과 병행하기 수월해서’ 단기 알바를 선호한다는 답변 역시 44.2%로 높았다. 이외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18.2%)’와 ‘행사 스텝 등 선호하는 일자리들이 단기 알바가 많아서(14.9%)’, ‘비교적 빠르게 급여를 받을 수 있어서(13.6%)’ 등 순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알바생 중 71.3%가 초단기 알바 등으로 대표되는 ‘긱 잡’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긱 잡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풀타임 일자리 대비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70.0%)’, ‘N잡 등으로 보다 많은 수입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30.5%)’, ‘회식 등 사회생활을 하지 않아도 돼서(19.6%)’ 등의 순이었다.

특히 알바몬이 ‘향후 풀타임 일자리가 아닌 긱 워커로 근무를 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알바생 중 84.7%가 ‘그렇다’고 답했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기업 입장에서도 긱 워커 고용은 직원 채용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속되는 경기불황 속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형태로 활용이 수월하다. 기업은 고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는 자율성이 보장된 업무를 수행하며 업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기업과 근로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해외의 경우 투잡, 쓰리잡을 지원, 긱 이코노미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월 ‘부업·겸업의 촉진에 관한 지침’을 발표하는 등 부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노동 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막기 위한 일환에서다. 미국에선 부업을 갖고 있는 이들이 4400여 만명, 노동인구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늘어가는 긱 워커, 정책적 보완 장치 미비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긱 이코노미가 노동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근로 형태는 기존 근로 시장을 악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정 기간에만 고용되는 노동력이기 때문에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일한 만큼 돈을 버는 형태가 많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이 제공하는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 임금 상승 둔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점, 과도한 경쟁에 따라 최저임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긱 이코노미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기업과 노동자들의 자유와 권익을 보장할 수 있는 정치적 제도와 환경 마련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회적 안전장치의 마련 없이는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플랫폼 발달로 인해 긱 이코노미 시장 확대는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긱 워커의 최대 장점인 유연성이 단점으로 꼽히며 소득 분배에 따른 문제, 소비자와 긱 워커 연결 플랫폼의 수수료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해야만 지속 성장성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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