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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그린슈머] ESG 앞세운 기업 증가…가치소비 주목, 신 경영전략 모색 한창
[Special Report] [그린슈머] ESG 앞세운 기업 증가…가치소비 주목, 신 경영전략 모색 한창
  • 윤영주 기자
  • 승인 2021.02.1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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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소비가 대세 "변하지 않으면 도태"
중공업에도 부는 친환경 바람 대한항공 'ESG 위원회' 가동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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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계의 화두는 ESG다. 저마다 ESG 관련 경쟁력 확대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기업 경영에 있어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반영해 경영하거나 투자 하는 것 등을 뜻한다.

ESG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지속 가능 경영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중심에 있다. 정부가 2030년부터 코스피 상장사에 ESG정보를 반드시 공시하도록 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자율 공시를 활성화하도록 하는 등 100% 자율적이라고는 볼 수는 없다. 다만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체질 개선에 나서는 기업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착한소비가 대세 "변하지 않으면 도태"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기업의 ESG 경영 본격화의 밑바탕에는 소비자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가치소비, 착한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린슈머(Greensumer)가 증가했다. 그린슈머란 친환경을 의미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그린슈머의 증가는 세계적 추세다. 글로벌 기업들은 2000년 초부터 그린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기업 이미지 개선을 진행해 왔다. 국내의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그린슈머의 소비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기업의 친환경 활동은 기업 이미지 개선을 넘어 매출 확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효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기업을 향해 친환경 관련 정책 도입 및 제품 개발 등도 요구하는 모습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 같은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소비자의 요구란 매출 확대로 연결될 수 있는 주요 요소가 된다는 게 이유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소비자의 반응을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반영하는 외식프랜차이즈업계는 최근 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재 사용, 대체육 소비, 채식주의 등을 사회적, 윤리적 가치에 주목한 소비자가 증가하며 취향소비 움직임이 확고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그린슈머는 확고한 취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취향소비로도 연결이 된다.

취향소비는 1980년~2004년생 소비자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식품 구독서비스 이용, 복고풍 재유행, 이색 식재료 조합과 음식과 패션 브랜드 간 조화 등을 선호하는 현상이다. 친환경 위주 경영전략을 통해 매출 확대, 신사업 창출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게다가 매장 운영 경비 절감을 바탕으로 제품 품질도 강화할 수 있다.

그린슈머는 기본적으로 1회용 플라스틱, 과포장을 줄이고 환경에 기여하는 기업과 브랜드를 선호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업계의 경우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친환경, 로컬 푸드 사용 비중을 높이고 채식주의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빨대 없는 컵을 제공하는 커피전문점, 친환경 포장재 및 보냉제를 사용하는 배달서비스, 대체육과 채식버거 등도 등장했다. 그린슈머를 대상으로 하는 메뉴 개발 및 다양한 서비스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훈 진창업컨설턴트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트렌드가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지만 트렌드는 사회를 반영하기 때문에 창업에 앞서 반드시 분석해야 할 전제 조건"이며 "농림축산식품부가 2021년 식품외식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키워드 5개를 선정해 발표한 가운데 비대면과 함께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진화하는 그린슈머와 취향소비"라고 말했다.

그린슈머의 등장은 대기업의 경영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그린슈머가 자신의 철학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out)'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커머스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약 52%는 친환경을 비롯해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는 브랜드나 제품을 더 소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환경을 장착해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그린 이코노미 시대’가 열리게 된 셈이다.

롯데그룹은 환경에 대한 책임을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비전 2030’을 선포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의 앞 글자를 딴 ESG 역량 강화에 나섰다. 신세계도 ESG 전담 부서를 만들어 그린슈머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그린슈머를 위한 포장재 교체를 위한 패키징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바탕으로 비비고 HMR 파우치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지난해 총 92톤, 백설 고급유 페트병 111톤을 절감했다. 500㎖ 생수병의 약 92만 개, 1,110만 개에 달하는 수준으로 올해는 햇반 플라스틱 사용량을 4000톤 이상 줄일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은 종이 영수증을 대신해 스마트영수증을 발급하고 있다. 스마트영수증은 지난 2018년 4월 누적 발행 건수 3000만 건을 달성한 이후 2년여 만에 3배 이상 증가하며 지난 3월 기준 1억 건을 넘어섰다. 종이영수증에서 검출되는 유해한 환경호르몬과 잉크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었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동원그룹은 각 계열사의 사업과 연관된 환경경영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을 위한 실행과제를 선정해 실천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플라스틱 저감화 3개년 계획'을 지난해 3월 발표한 바 있다.

동원산업은 향후 3년간 총 40척의 자사 원양어선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모품 양을 2019년 연 409.8톤(t)에서 2022년까지 연 141.6톤(t)으로 약 65.4%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동원F&B는 조미김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없앤 '양반김 에코패키지(Eco-Friendly Package)'를 지난 8월 출시했다. 일반 조미김에 비해 포장 쓰레기를 3분의 1 수준으로 절감했다. 동원홈푸드의 '더반찬&'은 '동원샘물 프레쉬' 운영은 물론 신선식품 포장용 스티로폼 박스 또한 '친환경 종이박스'로 대체하고 있다.

대상은 환경문제와 안전을 기업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연간 투자계획 수립 시 사업장별 전체 투자금액 일정 비율을 환경관련 투자에 우선순위로 반영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든 투자 항목에 자원 효율과 온실가스 저감을 반영해 의사결정을 진행 중이다.

패션업계의 경우도 그린슈머 잡기가 한창이다. 노스페이스는 최근 제주에서 수거된 100t의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만든 첫 번째 캡슐 컬렉션인 'K에코 삼다수 컬렉션'을 출시했다.

돌하르방을 비롯한 페트병을 줍고 있는 캐릭터 그래픽과 함께, 전체적으로 청량감을 주는 그린을 비롯해 화이트와 네이비 3색 컬러 조합을 사용했고, 3색을 그라데이션한 노스페이스 로고와 레터링과 삼다수 모양의 와펜 등이 디자인 포인트로 적용됐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는 '스탠 스미스'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재생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스탠 스미스, 포에버' 캠페인도 진행한다.

캠페인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을 막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환경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약속과 함께 고기능성 재생 소재인 프라임 그린을 사용한 스탠 스미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스탠 스미스 외관에 지구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 프린트, 자수 패턴 등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으며 신발 박스도 재활용 종이를 90% 이상 사용했다.

인테리어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가구업계 1위 한샘은 기존 생산기술연구소를 지난 2019년 생활환경기술연구소로 통합, 확대 오픈하며 환경친화적 공간을 위한 연구개발, 검증을 본격화했다. 현대리바트는 2019년부터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친환경 소재 '강화 페트(PET)-항균 코팅 표면재'(강화 PET)를 주요 제품에 적용해 사용중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은 고객과 접점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최근 중공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공업에도 부는 친환경 바람 대한항공 'ESG 위원회' 가동

ESG경영은 중공업분야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환경오염의 기업이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사진 = 대한항공 제공]
[사진 =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지난해 이사회에 신설된 ESG위원회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현황 및 향후 과제 보고, 지배구조 개선 이행 사항 및 향후 과제 보고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투자합의서 사전 검토 등 회사 주요 경영 사안을 살피고 있다.

대한항공은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현재 10대를 운영 중인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B787-9를 추가로 10대 도입할 계획이다. 기체의 50%가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된 B787-9는 동급 기종과 비교하면 좌석당 연료 효율이 20% 높고, 이산화탄소 및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20% 적다.

제주항공은 중간이륙(이륙 때 활주로 절반만 사용), 최적고도 순항, 비행거리 단축, 착륙 후 엔진 1개 사용 등을 통해 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SG 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달 관련 조직을 구성하고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을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로 선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 조선업계 최초로 산업은행과 4800억원 규모의 그린론을 체결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정유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도 지난달 28일 2000억원 규모의 녹색 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녹색 채권은 환경 가치를 제고하는 특수목적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을 위한 채권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채권 발행을 통해 얻은 돈을 탈황 설비 투자와 온실가스 저감 시설 등에 사용할 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ESG 경영을 위해 환경과 에너지 경영 시스템인 ISO-14001과 ISO-50001을 각각 취득했고, 대우조선해양은 탈탄소화를 목표로 친환경 연료인 암모니아와 수소 추진선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ESG경영은 단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수입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린슈머 소비트렌드는 ESG경영의 근간이 되는 동시에 향후 소비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이 그린슈머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 생산 및 경영전략 운영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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