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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맛과 향으로 신규 흡연자 유혹하는 '가향담배'시장 10년간 23배 성장 ... 올바른 규제 마련 시급
[초점] 맛과 향으로 신규 흡연자 유혹하는 '가향담배'시장 10년간 23배 성장 ... 올바른 규제 마련 시급
  • 이소영 기자
  • 승인 2021.03.0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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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청소년 흡연예방, 흡연율 감소 등 위해 해당 제품군에 올바른 규제 필요"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기호식품인 담배 흡연율이 크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가향담배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가향담배 판매량은 2010년 4,000만갑에서 2019년 9억1,000만갑으로 10년새 23배 폭증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일반담배 시장이 5% 가까이 성장한 배경에는 가향담배군의 성장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수요 증가의 원인은 냄새가 덜 나는 담배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간접흡연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가향담배를 비롯한 냄새 저감 담배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향담배는 주로 일반담배의 불쾌한 냄새를 캡슐, 감미필터 등의 각종 첨가 물질을 통해 상쇄시키려는 제품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중에도 가향 제품이 상당히 많고, 최근에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캡슐을 적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반담배 제품으로 나온 가향담배는 흡연 시 유해물질 발생이 일반담배와 같거나 오히려 더 많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있다.

현재 국내 담배 시장에서는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에 맞춰 냄새저감담배, 가향담배 신제품 출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향담배는 달콤한 향과 맛으로 흡연 중독을 조장하고, 특히 청소년의 흡연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되고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작년 5월 발표한 ‘2020년 국민 흡연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중 62.7%가 가향담배 (캡슐, 감미필터 등을 사용한 일반담배)로 흡연을 시작했고 이 중 89.6%는 캡슐 담배가 흡연 시작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정부는 가향담배가 청소년 흡연 유도, 흡연 중독성 심화 등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점을 인식해 관련 규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갈 것이라 밝힌바 있다. 그러나 21대 국회에 제출된 캡슐담배의 제조와 수입을 금지하자는 법안은 아직 계류 중이다. 2009년부터 멘톨을 제외한 모든 궐련에 가향물질 함유를 금지하고 있는 미국이나, 특정 향이 포함된 담배 제조와 판매를 규제하는 호주, 캐나다, 유럽 등의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국내 가향담배 규제는 크게 미비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일반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의 가향담배 흡연율이 늘고하고 있어,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2020년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을 일반담배 수준까지 올리는 세법 개정안이 마련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값이 크게 올랐고 이로 인해 일부 전자담배 사용자들이 일반담배로 다시 돌아가는 결과를 초래했다. 기재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의 작년 판매량은 전년대비 97.6% 급감한 반면 일반담배 판매량은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우리나라 담뱃값을 OECD 평균인 담배 한 갑당 7달러 수준으로 올린다는 정책 목표와 함께 금연 확대를 위한 가격, 비가격 규제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가향제품 시장 규제에 대한 관심은 없이 전자담배 시장 잡기에만 총력을 기울이는 금연정책이 역설적으로 가장 유해한 일반담배, 가향담배 시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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