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CSR 공시 의무화] 기업 경영 신표준 부상…ESG 확대 두고 '기대 반, 우려 반'
[Special Report] [CSR 공시 의무화] 기업 경영 신표준 부상…ESG 확대 두고 '기대 반, 우려 반'
  • 윤영주 기자
  • 승인 2021.04.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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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재무적 성과, 투자자 관심사로 대두
경제전문가들 "공시제도 의무화 서둘러라" 조언
서울 영등포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 = 김다겸 기자]
서울 영등포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 = 김다겸 기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지속 가능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ESG(환경·사회·기업구조)의 공시 의무화도 추진되고 있다.

사회 전체에 이익을 추구하는 착한 기업으로서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지표로 떠오른 가운데 올바른 지표 정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의 '기업 공시 제도 종합개선방안'에는 ESG 공시 의무화 등 내용 등이 담겼다. 다만 노사관계 분야는 포함하지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기업의 부담을 높이는 요소인 동시에 기업 투자 판단에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는 게 이유다. 일각에선 노사관계 문제가 CSR의 주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공시 제도 종합개선방안의 효과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2030년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확대 적용될 예정인 CSR 공시 의무화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 비재무적 성과, 투자자 관심사로 대두

신한금융그룹, 국내 최대 스타트업 지원 공간 『인천 스타트업파크』 오픈식 [신한금융지주 =사진제공]
신한금융그룹, 국내 최대 스타트업 지원 공간 『인천 스타트업파크』 오픈식 [신한금융지주 =사진제공]

 

ESG가 최근 재계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인 동시에 사회적 기업의 지표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투자자의 투자처 선택이 과거 기업 수익률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착한 기업의 역할로 무게추가 옮겨졌다. ESG 활동이 투자 확대를 통한 자금 유동성에 숨통을 트여 기업 성장 엔진을 달아줄 수 있는 얘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세계적인 추세다. 글로벌 금융사 중 ESG 평가정보를 투자지침으로 활용하는 곳이 늘었다. 최근 기업들이 ESG 경영에 나서기 시작한 이유다.

문제는 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확인 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투자자의 정보 확인은 쉽지가 않다. 비재무 정보가 주를 이루고 있는 특성상 기업 자체의 홍보에만 의존하는 게 대부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 여부를 떠나 기업의 홍보 전략에 따라 ESG 활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최근 ESG 공시 의무화 문제가 불거진 것도 이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자고 강조하고 있다. [SK그룹 = 사진제공] 특정기사와 직접 관련없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자고 강조하고 있다. [SK그룹 = 사진제공] 특정기사와 직접 관련없음.

 

5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ESG 정보를 투자자들이 쉽게 확인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환에서다. 기업 공시제도는 상장기업이 증권의 발행이나 유통과 관련해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공개토록 하는 제도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기업공시는 주요 소통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지난 1월 14일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기업 부담과 공시 사각지대를 줄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ESG 공시 의무화 일정도 공개했다.

기업공시제도 종합개선방안에 따르면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들만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했던 기업지배구조(G) 보고서는 2022년부터 1조 원 이상, 2024년부터 5000억 원 이상, 2026년부터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공개 범위가 확대된다. 환경(E)과 사회(S) 보고서의 경우 금융 당국은 일단 2025년까지 자율 공시를 유도할 예정이다. 2025년부터는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ESG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2030년부터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하나 있다. CSR과 ESG의 차이다. CSR과 ESG는 개념 자체는 비슷하다. 기업의 이윤 추구 외에 사회적 책임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CSR은 주로 자선, 기부, 환경보호 등 사회공헌 활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더씨에스알이 개최한 교육프로그램 [사진 = 김다겸 기자]​
​더씨에스알이 개최한 교육프로그램 [사진 = 김다겸 기자]​

 

반면 ESG는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며, 기업의 행동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지표로 한 것이 핵심이다. 기업의 해동이 사회에 이익으로 연결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SR이 자선 위주 사회활동이었다면 ESG는 기업 활동의 사회적 영향이란 차이가 있다. 사회적 변화를 끌어내는 게 ESG라고 이해하면 쉽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업에 투자자들 관심과 사회적 관심이 늘기 마련이다. ESG 평가의 정보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ESG 관련 공시가 의무화되는 분위기다. 해외에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뚜렷하다.

유럽연합(EU)은 2014년 근로자 평균 500인 이상, 자산 총액 2000만 유로 또는 순매출 4000만 유로 이상 기업에 대해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 2018년부터 공개하고 있다.

영국은 2000년 ESG 평가 정보를 도입, 2020년 3월 금융감독청(FCA)에서 프리미엄 상장기업에 대해 ESG 공시 의무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기후변화 공시 방안을 발표했다. 호주, 스웨덴,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벨기에,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등 주요 국가에서 ESG 공시규제를 도입했다. 국가별 증권거래소를 중심으로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어 2019년 기준 23개 증권거래소가 ESG 정보공개를 제도화했고, 47개 증권거래소가 ESG 정보 공개에 관한 가이던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사회공헌의 의미를 사회적 변화로 확대, 새로운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요구와 니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외 주요 투자기관들은 투자 기업의 ESG를 참고, 투자금 규모의 결정과 ESG 성과에 따른 주주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내 최대 투자자 국민연금은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각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하고, 투자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경제전문가들 "공시제도 의무화 서둘러라" 조언

금융위는 지난 1월 '기업공시 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금융위가 '사회적 책임 공시 의무화'에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엇갈리는 행보로 인해 시장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직접 CSR보다 한 단계 나아간 'ESG 경영'의 제도화까지 선언했지만 금융위는 관련 입법에 대한 소극적 의견서를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달 26일 금융위 "노사관계, 투자 판단 중요요소 아냐"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금융위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신중검토' 의견을 내며 사실상 반대했다고 밝혔다.

상장법인 사업보고서에 임원과 전체 근로자의 보수 격차,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 환경·인권·부패근절에 관한 기업 계획과 노력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정보를 기재토록 했다.

금융위는 의견서를 통해 "현재 사회적 책임 관련 공시가 상당 부분 이루어지고 있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항목을 추가로 확대할 경우 기업의 공시 부담이 많이 늘어나는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며 "CSR과 관련해 법률개정을 통해 의무를 부과하기보다는 우선 거래소 자율공시를 통해 점진적으로 공시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가 [사진 = 김다겸 기자]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가 [사진 = 김다겸 기자]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특히 금융위는 CSR과 ESG의 중요요소인 노사관계에 대해 투자 판단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중요정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금융위는 의견서를 통해 "노사관계에 관한 사항 등 투자판단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중요정보로 보기 어려운 사항까지 법률로 공시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기업의 ESG 공시 의무화를 서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ESG가 기업 경영의 새로운 표준으로 떠오른 만큼 기업 경쟁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발간한 월간공인회계사 3월호 'ESG 개념과 태동-지속가능성 경영, ESG 소개'를 통해 자본시장에서 ESG의 개념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ESG는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핵심이라고도 밝혔다. CSR은 ESG의 'S(Social)'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과 달리 ESG는 더욱 넓은 범위의 비재무성과를 포괄하며, 특정 요소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강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핵심이라고 봐야 하는 만큼 성과의 비교평가를 위한 객관적이고 올바른 지표들이 정립되어야 하며, 공시 의무화가 빠르게 추진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은 일찌감치 ESG 공시 의무화 등을 대비,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공시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LG그룹은 13개 상장사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고 삼성화재는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SK도 최근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지배 구조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ESG의 공시 의무화는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과 지속 가능한 투자를 정의하는 기준을 강화하면서 실제 자금이 지속 가능한 영역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려는 목적도 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시행될 ESG 공시 의무화 등에 기업의 효율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부담 완화도 좋지만 ESG 공시 관련 내용을 빠르게 구체화해 자체적인 로드맵 구성에 혼선을 빚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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