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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국제부장의 All About English 35] “서양문화는 왜 ‘마스크’ 쓰기를 싫어 할까?”
[조수진 국제부장의 All About English 35] “서양문화는 왜 ‘마스크’ 쓰기를 싫어 할까?”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6.18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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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청력에 문제를 갖고 태어난 아기의 효과 적인 치료법 중 하나는 주기적으로 눈을 가리는 것이라고 한다. 눈을 가리면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워 청력이 점점 좋아 진다고 한다.

1년이 넘도록 마스크를 쓰고 있기에 우리는 요즘 아마도 입을 통해 감정을 읽기 보단 눈으로 감정을 읽는 능력이 상당히 향상되어 있을 것이다.

얼굴 부위 중 특히 눈과 입을 사용해 감정을 묘사하는 표현이 생각보다 많다. 가령 ‘눈이 휘둥그래지다, 눈살을 찌푸리다. 입을 삐죽거리다. 입이 퉁퉁 부었다.’와 같이 한국어는 변하는 눈과 입의 모양 변화를 통해 재미있게 감정을 묘사 한다. 영어에는 어떠한 표현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raise your eyebrows (놀라다)

우리말에 ‘눈이 휘둥그래지다’와 같이 눈이 커지면 자동으로 눈썹이 올라가기에 주로 놀라움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이다. “Don’t raise your eyebrows at me like that.” (그렇게 놀란 눈으로 날 보지마.) 한국어는 주로 좋은 광경이나 갈망하고 있었던 것을 갑자기 볼 때 ‘휘둥그래지다’라는 표현을 쓰는 반면 영어는 불만이나 놀라움만을 나타낸다. 흥미로운 건 우리는 한쪽 눈썹만 치켜 세우는 표정이 불만을 나타내지만, 영어는 ‘raise an eyebrow’ 와 같이 한쪽만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놀랬지만 약간 “뭐하냐?” 라는 느낌처럼 상황을 파악하면서 그다지 많이 놀라지 않은 감정 표현이다. “When I told him I was talking to Brad Pitt over the phone, he raised an eyebrow at me.” (브래드 피트랑 전화 통화 하고 있었어 라고 말했을 때, 그는 ‘그러셔요?’라는 눈으로 쳐다 봤다.)

cry one’s eyes out (엉엉 울다)

우리말에 ‘눈이 퉁퉁 붓다’와 유사하다. 영어는 ‘out’(빠진다)을 사용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반면, ‘눈이 빠지면’ 우리는 ‘기다린다’라는 표현을 나타내는 것 또한 다르다. “Our first showcase made me cry my eyes out.” (우리의 첫 쇼 케이스가 날 펑펑 울게 만들었어.)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an ear-to-ear grin (활짝 웃음)

웃음에도 강도가 있다. 한국어는 주로 반복을 통해 강도를 높인다. ㅎ, ㅎㅎ, ㅋㅋ,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이렇듯 웃음의 강도가 높아 진다. 외국친구와 문자를 하다가 배꼽 잡고 웃는 감정을 ‘ㅋㅋㅋㅋㅋㅋ’ 로 하려다 ‘LOL’ (Laugh Out Loud)로 아쉽게 감정 표현을 제대로 못하고 대화를 마무리 하게 마련이다. 한국어는 ‘배꼽 빠진다(잡다), 흠뻑 웃음, 함박 웃음’ 과 같이 감정 표현이 참 맛깔스럽다. 누구나 아는 smile을 크게 하면 big smile이며 이것이 ‘grin’ (활짝 웃다)에 해당한다. 이 단어는 명사로도 사용 되며 ‘ear-to-ear’과 함께 사용해 우리말에 ‘입이 귀에 걸렸다’를 연상하게 하는 표현이다. “He was running to you with an ear-to-ear grin on his face.” (그는 좋아서 입이 귀에 걸린 채로 너한테 달려 가고 있었어.)

stick one’s tongue out (놀리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우리말로 간단히 ‘메롱~’에 해당한다. ‘stick out’ (내밀다)를 사용하면서 동작을 묘사하지만 놀리는 표정은 동서양이 모두 같다. “He stuck his tong out at me and ran off laughing.” (그는 나한테 메롱 하고 웃으면서 도망갔다.)

여기서 동서양의 감정 표현의 차이점을 좀더 찾아 보자면 “why the long face?” (왜 우울해 보여?)는 입이 축 늘어지면 우울해 보이는 데서 사용하는 표현이다.) 또한 우리의 ^^ 가 영어권에선 :) 우리의 ㅠㅠ가 영어권에선 : ( 같이 표현되는 걸 보면 영어권에서 눈 보다는 다소 입으로 감정 변화를 표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특히 유럽권 사람들은 입을 가리는 마스크를 쓰는 것에 상당히 민감한 듯 하다.

오랫동안 입을 가린 채 눈으로 미세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기에 눈빛을 판독하는 능력이 일년 사이에 확실히 좋아진 듯 하긴 하다. 입 모양이 감정 표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조수진 국제부장
조수진 국제부장

 

글 Soojin Cho (조수진)

- 비즈니스리포트 편집국 국제부장

- 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 www.u-toeic.com 조수진 영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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