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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Analysis]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영향력 확대…증권가 "하반기 성장세 이어질 것" 전망
[Company Analysis]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영향력 확대…증권가 "하반기 성장세 이어질 것" 전망
  • 윤영주 기자
  • 승인 2021.06.1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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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투자·해외 판매처 확대 '성장발판' 마련
매출 부진에도 수익성은 확대 '실적 개선' 전망
[사진 = 셀트리온 제공]
[사진 = 셀트리온 제공]

 

지난달 3일 공매도 재개 이후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 움직임은 활발했다. 성장주로 꼽히며 높은 가격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 바이오 종목 특성이 반영됐다.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종목의 대표 주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최근 공매도가 활발히 일어나는 종목으로 꼽힌다. 다만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매도 재개 이후 주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 달리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선 셀트리온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주가가 어느 방향으로 튈 것인지 계산기를 두드리며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증권과 안팎에선 하반기 국내 바이오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셀트리온의 시장 영향력 상승에 대한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 과감한 투자·해외 판매처 확대 '성장발판' 마련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명예회장, 한국인 최초 EY 세계 최우수 기업가상 수상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명예회장, 한국인 최초 EY 세계 최우수 기업가상 수상

 

셀트리온을 이해하기 위해선 회사 설립 이후 역사와 오너인 서정진 회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바이오기업과 달리 '실체' 를 앞세워 성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2002년 설립, 코스닥 상장 이후 코스피로 이전한 바이오기업으로 단백질 의약품의 연구·개발 및 제조를 주업으로 삼고 있다. 창업자는 서정진 명예회장으로, 삼성전기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대우자동차 기획재무 고문으로 일했다. 외환위기 당시 미래는 결국 생명공학분야에 있다는 점에 주목,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 회장은 2002년 6월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의 자회사인 백스젠과 VCI(Vax Gen-Celltrion Incorporation)를 설립하고 이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했다. 에이즈 백신 개발 프로젝트의 임상 3상 시험이 모두 실패로 끝나 위기를 맞았지만, 생산설비 투자 확대에 나섰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

 

생산 설비를 바탕으로 의약품 위탁 생산 사업에 나서는 방식을 택했다. 바이오기업이 연구개발 이후 생산시설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형태다. 셀트리온은 2005년 6월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판매하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CMO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셀트리온의 성장은 2012년 본격화한다.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개발을 바탕으로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셀트리온은 2012년 한국에서 램시마를 첫 출시 이후 2013년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받았다. 2014년에는 캐나다와 일본, 터키에서 제품허가를 받았다.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티드와 같은 효능을 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점유율 30%를 넘어선 바 있다. 램시마는 2016년 4월 세계 최대의 바이오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이후 트룩시마, 허쥬마를 생산, 주요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베스트셀러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유럽시장에서 램시마와 트룩시마(혈액암 치료제), 허쥬마(유방암, 위암 치료제)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3%, 36%, 15%다. 트룩시마는 미국 출시 11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처방시장 점유율 20.4%를 기록하기도 했다.

허쥬마(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는 유럽시장 점유율은 다소 하락했지만 일본에서 ‘트라스투주맙’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유방암 3주요법 허가 이후 1년 만인 지난해 3분기에 시장점유율 39%를 차지한 바 있다.

서 회장은 현재 2020년 12월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셀트리온을 전문 경영인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서 회장은 은퇴 이후 유헬스케어(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스트타업을 세우고,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매출 부진에도 수익성은 확대 '실적 개선' 전망

[사진=셀트리온 제공]
[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매출액 4570억원, 영업이익 2077억원, 영업이익률 45.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6%, 72.8% 늘었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요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이어간 점과 지난 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의 공급이 확대되며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판관비 감소와 생산효율성 개선, 고수익 제품의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상승했다.

셀트리온의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요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유럽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및 항암제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또 미국 시장에 처음 출시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올해 1분기 기준 26.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도 올해 1분기 기준 15%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후속 제품을 허가받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결장직장암 치료제 아바스틴(Avastin)의 바이오시밀러인 CT-P16은 연내에 EMA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다만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1분기 매출 5000억원을 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질적 성장 외에 매출 확대를 통한 양적 성장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회사의 주력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이 유럽과 미국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많이 증가했다”며 “올해 렉키로나, 유플라이마 등 신규 제품의 글로벌 론칭이 본격화되며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가도 셀트리온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셀트리온2공장 [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2공장 [사진=셀트리온 제공]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8일 내놓은 '생산 효율성 개선 효과'라는 제목의 셀트리온 리포트를 통해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36만원을 제시했다. 실적 감소에도 생산 공정 효율화로 수익성을 강화한 셀트리온이 하반기 실적개선과 주가 상승을 이끌어 낼 것이란 게 이유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1분기 45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11.9%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생산 효율성 개선과 제품 믹스 효과로 영업이익은 20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7% 늘었다”며 하반기 셀트리온의 매출과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시장에서 주력상품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주요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2분기부터 유럽 출시를 앞둔 유플라이마와 1공장 램시마SC 생산 재개로 1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2분기 매출액은 5261억원, 영업이익은 253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22.7%와 39.6%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생산 공정 효율화와 원가 개선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3일 '언제나 성장을 갈구한다'라는 셀트리온 리포트를 통해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한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셀트리온의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457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2% 하회했지만 렉키로나(91억원), 유플라이마(1190억원) 등 신규품목 매출이 발생하며 매출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생산효율성 개선 및 고수익제품 매출확대로 지난해 3분기 이후 40%대의 영업이익률을 회복했다”며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를 획득하며 장기 성장동력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약 2700명에게 투여를 완료했으며 이르면 올해 10월 유럽시장에서 조건부 판매허가 획득이 기대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2월 2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 스타트업파크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이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지난 2월 2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 스타트업파크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이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셀트리온은 기술력 확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래에셋그룹과 4700만달러(약 522억원)를 투자해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익수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고 밝혔다. 익수다는 2012년 설립 이후 약물-항체 결합(ADC) 치료제를 개발해온 회사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위탁생산(CMO),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산업 규모가 커지며 국내 바이오 기업의 성장세가 확대됐다"며 "꾸준한 연구개발과 기업 인수합병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셀트리온의 노력은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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