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4-21 (일)
[company analysis] [쿠팡] 1분기 실적 흐림…"성장 가능성 배팅은 유효"
[company analysis] [쿠팡] 1분기 실적 흐림…"성장 가능성 배팅은 유효"
  • 윤영주 기자
  • 승인 2021.06.21 0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 NYSE 상장...글로벌 투자은행-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
전문가들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 패권 잡아가는 만큼 기업가치 제고엔 오히려 긍정적”

 

쿠팡으로 부터 식자재를 배송받은 한 주부가 상품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쿠팡으로 부터 식자재를 배송받은 한 주부가 상품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쿠팡은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 글로벌 투자은행과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국내 상장이 아닌 해외를 선택, '배달'이라는 생소한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 점이 높게 평가됐다. 배송이라는 생소한 서비스를 넘어 오늘 제품을 주문해 내일 받을 수 있는 서비스 경쟁력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란 배경에서다. 외국인 투자자 외에도 국내 서학개미(외국 주식에 투자하는투자자)의 주식 매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쿠팡의 NYSE 공모가는 35달러다. 쿠팡 주가는 상장 직후 주가는 6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등락을 반목하며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 39.41달러로 상장 3개월 만에 최고가 기준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공모가 아래로 낮아지지는 않았다. 특히 해외 투자기관이 쿠팡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지만 목표주가를 50달러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해외 투자기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보유와 매수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쿠팡맨이 배송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쿠팡맨이 배송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씨티그룹은 지난달 쿠팡의 목표주가를 50달러에서 39달러로 하향 조정했고, JP모건은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가는 주당 48달러를 내놨다. 도이체방크는 목표주가로 46달러, 미즈호증권은 40달러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 4월 초 쿠팡의 분석을 시작하면서 각각 62달러, 47달러로 제시한 목표주가에 비해 하향세를 보였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의 영향을 받은 듯 보인다.

쿠팡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3억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74%가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인 동시에, 2018년 연간 매출액 40억 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매출액이 많아진 것은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지 않는 수준으로 기업이 성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기업의 내실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이익면에서는 쿠팡의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1분기 영업손실액은 2억6731만6000달러로 전년 7363만7000만달러 대비 3배가량  늘었고, 순손실액은 2억9503만 달러로 전년 동기 1억 535만달러보다 180%가 증가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증가한 것은 일회성 주식 보상비용이 반영된 것이다. 1분기 주식보상비용은 8696억 달러로 이를 제외하면 순손실액은 2억 달러로 줄어들게 된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은 "일회성 주식보상 비용 외에 투자와 고용증가에 따른 일반 관리 비용이 확대된 데 따른 적자폭 확대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회사의 몸집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회사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전사상거래시장 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5조 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전자상거래 매출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1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쿠팡의 매출은 더욱 확대 될 전망이다.

쿠팡은 한국을 비롯해 최근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배달을 앞세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넓혀 나갈 전망이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의장 [사진=쿠팡 제공]
김범석 쿠팡 이사회의장 [사진=쿠팡 제공]

 

쿠팡의 해외 진출은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이끈다. 쿠팡에 따르면 김 의장은 지난 20일 국내법인 사내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2월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6개월 만이다. 대신 김 의장은 글로벌 경영에 전념할 계획이다. 뉴욕증시 상장 성공에 이어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김 의장 사임과 함께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이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등 내실 강화도 꾀했다. 강한승·박대준 각자대표 체제에 새 이사들이 합류, 부문별 전문성이 더욱 강화하기 위한 일환에서다. 전 부사장은 구글, 우버 등 IT 기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재 로켓배송 총괄을 맡고 있고, 유 부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안전관리 분야를 담당한 바 있다.

내실 강화 차원에서 국내 투자도 확대한다. 쿠팡은 부산 강서구에 17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3월 전북 완주, 4월 경남 창원·김해, 5월 충북 음성에 이은 올해 네 번째 국내 물류센터 투자 계획이다. 2024년 준공 예정인 첨단물류센터는 신항만에 인접해 쿠팡 해외진출 시 주요 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쿠팡이 당일 배송과 주말 배송은 물론 신선 식품 배송(로켓프레시), 음식 배달(쿠팡이츠) 등 미국 아마존도 하지 않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에서 주목을 하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쿠팡이 최근 OTT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과 함께 성장가능성이 큰 분야에 대한 투자는 향후 결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쿠팡 물류 센터 [사진=쿠팡 제공]
쿠팡 물류 센터 [사진=쿠팡 제공]

 

쿠팡은 지난해 신설한 ‘쿠팡플레이’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확대 중이다. 쿠팡 플랫폼에서 미디어를 통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에 주목했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SNL 코리아’의 독점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과감한 투자에도 나섰다.

쿠팡플레이는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을 벤치마킹한 전략이다. 쿠팡의 롤 모델로 여겨지는 아마존은 유료 회원에게 온·오프라인 할인, 무료배송, 비디오·음악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을 선보인 바 있다. 쿠팡은 OTT 콘텐츠 제공을 통해 쇼핑과 미디어의 결합을 추진,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쿠팡이츠의 신사업 확대도 나선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뿐 아니라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단기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현금 흐름 개선하기 위해 매력적인 기회가 있을 때마다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은 사업 가능성과 세상에 없는 서비스를 앞세워 성장을 해왔다. 미국에서의 상장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1분기 영업손실은 컸지만 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시장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쿠팡의 1분기 거래액은 약 8조3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상승한 것으로 추산, 1분기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전년 대비 21% 증가) 대비 4배 가량 큰 폭"이라고 밝혔다. 연간 컨센서스는 매출 21조8000억원이며 거래액도 3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거래액이 크게 늘어난 건 쿠팡 활성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21% 증가하고 고객당 매출 역시 44%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쿠팡은 수익성보다 외형 성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합리적 적정 주가는 46달러로 PSR 3.5배를 적용한 수치이며 흑자 전환 시기는 2024년으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금이 충분히 확보돼있고 시장 점유율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며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의 패권을 잡아가는 만큼 기업가치 제고엔 오히려 긍정적”이라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