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장기적 접근 유효" 10만 전자는 'ing'
삼성전자가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올해 하락세를 보이자 반등을 예상한 동학 개미들의 주식 매수 행진이 이어졌다. 호실적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가능성 등은 충분히 주가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8만 전자, 10만 전자' 등으로 불리던 삼성전자의 현주가는 7만원대. 동학 개미들은 예상치보다 낮은 주가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일단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당장 큰 폭으로 상승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 자체가 매력적인 만큼 장기적 접근은 유효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 현재 주가 8만원, 10만 전자 될까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원 후반에서 8만원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 7만9300원이다. 전날 대비 400원이 떨어졌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8만원을 유지했지만 등락을 거듭하며 7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올해 첫 주식 거래일인 지난 1월 4일 8만3000원에 비해 3000원 이상 낮아진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월 8일 장중 최고가인 9만6800원을 찍은 뒤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주가 8만원은 지난해 3월19일 장중 최저가인 4만2300원과 비교하면 100%가량 올랐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의 만족도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1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다른 모습을 보이는 탓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1월 삼성전자 매수에 적극 나섰다. 매수금액은 10조1563억원에 달했다. 2월과 3월에는 각각 3조896억원, 2조4561억원 수준의 주식을 매수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는 2분기에도 계속됐다. 2분기인 4월과 5월, 6월에는 2조7315억원, 4조2510억원, 1조3300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주식 상승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다. 개인투자자의 꾸준한 매수에도 불구, 주가가 최근 7만원 후반대로 떨어졌다. 일각에선 주가 상승을 위해서라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하거나 가석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으로 한국경제를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선 CEO의 복귀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단순 한 주가 상승을 위한 것이 아닌 한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개인의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과 달리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큰 것이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대만 반도체 생산기업 TSMC와 인텔 등과 글로벌 경쟁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반도체 실적과 밀접한 영향을 맺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 외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실적 확대를 비롯해 향후 매출 확대 바탕이 될 수 있는 고객사 확보 및 기업 인수합병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는 올해 상당한 실적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반영이 돼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수급 상황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경쟁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기준 매출은 역대 최고치이며, 영업이익은 3년 만에 10조원을 넘겼다.
실적 상승 배경으로는 반도체, 정확히 말하면 메모리 반도체가 자리잡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7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영업이익의 50%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 2월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으로 영업이익이 3조원대에 머물렀던 올 1분기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도체가 시장 호황에 진입하고 있어 수퍼 사이클이 서막이 오른 게 아니냐는 게 증권가의 반응이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4월에만 PC용 D램(DDR4 8Gb기준)과 낸드플래시의 고정 거래 가격은 한 달 동안 각각 26.67%, 8.57% 상승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중심 수퍼사이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일회성 충당금 환입까지 이뤄졌다. 충당금은 5000억원 가량으로 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CE)사업 분야는 도쿄 올림픽과 같이 TV 수요를 증가시킬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모바일 부문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분류되는 중국과 인도 등의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영업이익 규모는 3조원 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 증권가 "장기적 접근 유효" 10만 전자는 'ing'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10만원을 돌파는 여전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실적 호조가 계속되는 등 실적 상향이 이어질 수 있어 현 주가 주간에서 벨류에이션 매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다만 단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2일 '반도체가 2분기 주도'라는 리포트를 통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원을 제시했다.
영업이익이 3분기까지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D램 가격 상승과 낸드 가격 상승세, OLED 실적 개선과 LCD 패널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바일 분야도 2분기 부진했지만 3분기부터 신제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서프라이즈 너마저'란 리포트를 통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10만 5000원을 제시했다. 파운드리 개선과 인수합병 등 이슈만 있다면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3분기 역시 어닝서프라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난 8일 '올해 2분기 잠정실적 코멘트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어닝 파괴력'이란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만5000을 제시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평균 디램(DRAM)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이 전망되며, 스마트폰(IM) 부문 역시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폴더블 스마트폰 본격 출하에 따라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매력 상승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주가는 회복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10만원 돌파에 대해선 수긍하는 분위기"라며 "반도체 가격과 파운드리, M&A(인수합병) 등 세 가지 요소가 삼성전자 주가 회복의 핵심 열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