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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analysis] [SK하이닉스] 2분기 매출 10조 돌파…반도체 업종 둔화 우려는 부담
[company analysis] [SK하이닉스] 2분기 매출 10조 돌파…반도체 업종 둔화 우려는 부담
  • 윤영주 기자
  • 승인 2021.08.23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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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 엇갈린 전망…하락세 우세 분위기
국내 증권사 "중장기적 견조" 주가 매력적 수준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반도체 계열회사다. 본사는 경기도 이천시에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매출 기준 삼성전자와 인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전신은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전자이며, SK가 인수해 2012년 3월 SK그룹에 정식 편입됐다. 현재는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하며 제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최근 2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SK의 핵심 계열사로서의 면모도 뽐내고 있다. 다만 호실적에도 불구,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가 낸 반도체 메모리 시장 관련 부정적 리포트의 영향을 받고 있다. 반도체 업황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외국계 증권사 엇갈린 전망…하락세 우세 분위기

 

SK하이닉스가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은 10조3217억원, 영업이익은 2조694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9.9%, 38.3%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988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26%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의 분기 매출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호실적 배경은 반도체 시장의 업황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 자리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PC, 그래픽, 소비자용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었고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회복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특히 10나노급 2세대(1y)와 3세대(1z) D램, 128단 낸드플래시 등 첨단 공정 제품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 원가 경쟁력도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증가하는 수요 대응을 위해 D램과 낸드 출하량은 기존 가이던스를 소폭 상회해 전 분기 대비 각각 한 자릿수 중반과 한 자릿수 초반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ASP(평균판매가격)는 D램과 낸드 전 응용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각각 10% 후반대와 약 1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에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계절적 성수기여서 메모리 시장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 = SK하이닉스 제공]
[사진 = SK하이닉스 제공]

 

낸드플래시에선 고용량을 탑재한 모바일 신제품을 출시하고 기업용 SSD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D램에선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낸드플래시에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D램은 64GB(기가바이트) 이상의 고용량 서버 D램 판매를 늘려간다. EUV(극자외선)를 활용해 양산을 시작한 10나노급 4세대(1a) D램을 고객에게 공급하고 DDR5도 하반기에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128단 기반의 모바일 솔루션과 기업용 SSD 제품 판매를 확대해 3분기에 흑자전환을 이루고 연말부터는 176단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와 소통에도 적극 나서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불구,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8월 20일 종가 기준 10만2500원이다. 8월 4일 12만1000원으로 마감한 뒤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3월 19일 6만9000원과 비교하면 30%가량 오른 금액이지만 지난 3월 2일 14만4500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고점 대비 30%가량 낮아졌다. 무엇보다 추가 하락 가능성도 어느 때 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외국계 증권사의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리포트가 자리잡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메모리 반도체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 축소', 목표주가는 8만원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업황이 확장 국면에서 둔화 국면으로 전환했다"며 "디램은 내년에도 근본적인 공급 과잉 상태를 유지하고 재고 증가로 인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에 앞서 CLSA도 반도체 사이클(주기) 하강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비중 축소'로 조정했고, 목표주가는 12만3000원을 제시했다.

CLSA는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는 그간 상승세를 유지해왔는데, PC와 스마트폰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재고 축적 수준을 낮추기 시작했다"고 전망했다.

물론 외국계 증권사 모두 부정적 견해를 내놓은 것은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2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7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4월 7일과 7월 27일 제시한 목표주가와 같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유효하다고 보면서도 견조한 서버 수요가 있어 목표주가를 내릴 단계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4·4분기 반도체 가격이 다운(하락)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며 "다만 서버 디램 비중은 전체의 30%로 그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고해 디램 혼합 ASP가 4·4분기부터 하락한다 해도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봤다.

중요한 것은 2022년도 전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차세대 디램인 DDR5 양산을 고려할 때 디램 가격의 완만한 하락에도 비용 절감과 마진 증가가 가능하고, SK하이닉스의 경우 낸드 부문 이익 기여도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 국내 증권사 "중장기적 견조" 주가 매력적 수준

SK그룹  최태원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반도체 시장은 하반기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달려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다. D램이나 낸드플래시가 주로 들어가는 PC 등의 판매량에 따라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달라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환경은 연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됐고, 일부 부품 공급 이슈에도 D램의 수요성장률은 애초 기대했던 20%를 넘어 이제는 20% 초반 수준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 시황 개선을 예상했던 낸드 플래시 역시 높은 수요 증가세를 보이며 2분기 가격이 크게 상승 전환했고, 낸드 연간 수요 성장률도 처음 기대보다 높아져 30% 중후반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내 증권사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국내 증권사 역시 단기적인 사이클 하락 전환이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는 견조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큰 하락이 있었던 만큼 추가적 하락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SK하이닉스에 대해 'How low is too low'라는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는 16만원을 제시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업황은 여전히 견조한 상태"라며 "현재 주가는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어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는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2일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추정 하향으로 목표 주가 조정' 리포트를 통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만원을 제시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관한 관심이 낮아져 연말 전까지 전고점 회복 수준의 유의미한 반등이 힘들겠지만 주가가 공포감을 반영해 단기간에 급락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양산하는 18GB LPDDR5 모바일 D램
SK하이닉스가 양산하는 18GB LPDDR5 모바일 D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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