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국제부장의 All About English 39] "니꺼 내꺼 없는 오징어 게임 (Squid Game)"
[조수진 국제부장의 All About English 39] "니꺼 내꺼 없는 오징어 게임 (Squid Game)"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10.08 1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징어 게임 포스터
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는 전 세계 해당 국가에서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과 영화 Top10의 순위를 보여준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오징어 게임’ (Squid Game)이 현재 전세계 90여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놀라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Top 10 순위에 한국 프로그램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며 동시에 드라마에 우리들만 아는 게임, 한국적 소재, 한국식 표현들이 가득하기에 전 세계적의 K-Drama 열풍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정서를 담은 표현, 소품들이 각국의 외국어로 어떻게 번역 되었는지가 9편의 에피소드를 보는 내내 궁금했다.

 

# 한국 발음을 그대로 사용한 단어들

[사진=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딱지’ (Ddakji), ‘공기’ (Gonggi), ‘깐부’ (Gganbu)는 영어 단어에 존재 하지 않아 고유명사 처럼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한 예들이다.

# 외국 문화에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

서양 문화에는 대리기사 서비스가 없다. 술을 마셔 나의 차를 남이 운전해 주는 것을 외국인에게 설명하면 ‘lucrative business’ (돈을 벌어들이는)라고 앞 다퉈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대리기사는 ‘chauffeur’로 번역 되었으나 사실상 이는 고급차나 주요한 인물을 위해 운전하는 기사를 의미하므로 한잔을 기울인 후 "대리 불러"라는 번역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

두 명씩 짝을 짓는 게임에서 짝을 못 찾은 한 명을 ‘깍두기’라고 하는데 이는 ‘weakest line’ (가장 약한 공격 라인)으로 자막처리 되었다. 무의 윗 부분은 네모의 깍두기 모양이 나오지 않아 경기나 놀이에서 약한 이를 깍두기라고 부르게 된 것을 서양 문화가 이해하기란 어렵다.

# 영어단어로 번역된 표현들

​​[사진=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비석치기 (hopscotch)', '술래잡기 (tag)', '얼음 땡 (free tag, '조개탄 (briquette)',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Red light, Green light)의 번역은 영어 단어가 사용되었다. 게임 방법이 다소 다르지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What’s the time Mr. Wolf?’라는 게임이 있으며, ‘달고나’는 ‘sugar honeycomb’으로 자막 처리 되었으며 실제 달고나와 비슷한 맛을 가진 ‘honeycomb toffee’가 있긴 하지만 달고나를 만들어 모양을 뽑는 것은 우리 고유의 놀이다. 서양 문화에도 존재하기에 고무줄 (elastics), 실뜨기 (cat's cradle), 줄 다리기 (tug-of-war), 한국적인 예쁜 구슬은 아니지만 유리 구슬은 ‘marbled’,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는 ‘glass stepping stone’로 적절하게 번역되었다.

# 맛깔스러운 한국어 번역이 아쉬웠던 표현들

‘사기 치다’ 라는 “야바위” (pull a scam), “따뜻한 아랫목에 앉다” (go sit in a coffee chair), “독고다이” (You’re not going to win in this place.), “아직도 허세냐?” (Are you actually serious?), 왕초인 덕수가 새벽한테 부하로 들어오라는 대사인 “내 밑으로 들어와” (come and join us.), “간이 커졌구나.” (You got bold.), “입이 짧아” (never eat much), 4화의 제목인 ‘쫄려도 편 먹기’ (Stick to The Team), 꽐라 (stupid drunks), 꼬봉 (minion), 윗대가리 (honcho), 빨갱이 (communist), ‘도망가다’라는 비속어인 ‘토키다’ (run) 등은 맛깔 스러운 한국식 표현을 영어가 받쳐 주지 못한 예들이다.

사실 번역은 다의어를 사용한 유머코드를 그 나라 말로 전달하기가 가장 힘들다. 주식으로 파산한 상우에게 투자방식인 ‘선물’ (先物/ futures)을 선물 (膳物/gift)로 잘못 알아듣고 기훈이 “선물로 그 돈을 써? 누구 선물을 얼마나 비싼 걸 한 거야? 여자 생겼냐?” 라는 대사가 “You bet on your future? What kind of bet was it that you used that much money?” “Did you get a girlfriend?” (직역: 미래를 건 거야? 무슨 베팅이기에 그만큼의 돈을 써? 여자 생겼냐?) 와 같이 최대한 future 을 사용해 의미 전달의 센스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각국의 언어가 이 부분을 전달하기에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참고로 스웨덴어는 선물 (先物/termingeschafte)과 ‘학기’ (termine)의 발음의 유사성을 사용해 “등록금에 그 많은 돈을 쓴 거야? 학기로 다시 가야 했어?”와 같이 표현되면서 말장난을 최대한 살리려고 한 점을 보면 다른 외국어의 번역 또한 궁금해 진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사진=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구슬 치기를 할 때 깐부를 맺은 일남이 기훈에게 “깐부끼리는 니꺼 내꺼가 없는 거야” (Gganbu always share everything with each other no matter what.) 로 자막 처리되면서 라임 (rhythm) 이 딱 떨어지는 ‘니꺼 내꺼’를 대체 할 수 있는 표현이 없음도 아쉬웠다.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가 라면과 우동을 합친 ‘Ram-Dong’으로 번역되는 아쉬움을 보는 것과 같았다. 기생충이 만들었던 영화 시장에서의 열풍을 넷플릭스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이 이어 가고 있기에 다른 문화를 가진 세계 90개국이 우리가 갖은 같은 정서로 드라마를 1위에 올려 놓았는지 궁금하면서도 신기할 따름이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사진 왼쪽)과 출연 배우들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생충’ 봉준호 감독(사진 왼쪽)과 출연 배우들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는 탐욕, 욕심, 갈등, 생존, 과욕 등과 같은 밝은 면보다 인간의 어두운 면을 많이 다루고 있다. 빛의 속도로 전개되는 빠른 줄거리, 실제 게임 참가자가 된 듯한 긴장감, 반전의 결말,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깐부 치킨 광고 제안까지 받았다는 배우 오영수 (일남 역), 배우 김주령 (미녀 역), 배우 정호연 (새벽 역)의 신선한 연기가 ‘오징어 게임’ 열풍의 주역들이다.

K-Drama의 이례적인 열풍을 보면서 한국 정서, 한국적 표현, 한국만의 고유한 게임이라는 도구를 사용하긴 했지만 인간이 느끼는 갈등, 슬픔, 욕심, 흥미, 재미는 문화와 언어가 달라도 깐부처럼 니꺼 내꺼가 없는 듯 하다.

 

[조수진 국제부장]
[조수진 국제부장]

 

글 Soojin Cho (조수진)

- 비즈니스리포트 편집국 국제부장

- 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 www.u-toeic.com 조수진 영어연구소 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