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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도시재생] 하세월 재개발·재건축 이제 그만 … 미니 주택정비사업이 ‘대세’
[Special Report] [도시재생] 하세월 재개발·재건축 이제 그만 … 미니 주택정비사업이 ‘대세’
  • 이상혁 기자
  • 승인 2021.12.13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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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허들 낮은 ‘소규모 재건축’ 서울강남 등 중심으로 각광
가로주택정비사업 서울에만 119곳…대형 건설사 참여 ‘러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이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도시재생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재개발, 재건축에 비해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소규모 정비사업은 별도의 구역 지정이 없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조합설립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 소요기간이 1년이 되지 않으며 불필요한 절차를 생략하기 때문에 조합설립부터 입주까지 빠르면 2~3년 내외로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정부 역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도심재생 뉴딜사업의 핵심으로 여기고, 이를 적극 장려하기 위해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해 2018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제공] 특정기사와 직접관련없음​

 

# 사업속도·시세상승 다 잡은 ‘소규모 재건축’

먼저, ‘소규모 재건축 사업’은 정비기반시설이 양호한 지역에서 소규모로 공동주택을 재건축하기 위한 사업이다.

사업대상 지역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주택단지로서 면적이 1만㎡ 미만이고, 노후·불량건축물의 수가 전체 건축물의 3분의 2 이상이고 기존주택의 세대수가 200세대 미만인 지역에 해당한다.

소규모 재건축사업은 조합이 직접 시행하거나, 토지등소유자가 20명 미만인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가 직접 시행할 수 있다. 만약 조합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으면 시장·군수, 토지주택공사, 건설업자, 등록사업자, 신탁업자, 부동산투자회사 등과 각각 공동으로 시행할 수 있다.

또한 소규모 재건축사업은 사업시행계획에 따라 주택, 부대·복리시설, 오피스텔을 건설해 공급하는 방법으로 시행한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구역 안의 건축물 또는 대지의 일부에 정비기반시설, 공동이용시설, 주택법에 따른 복리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해당 용도지역에 적용되는 용적률에 그 시설에 해당하는 용적률을 더한 범위 안에서 조례로 따로 정하는 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다.

최근 서울 강남지역 내 200가구 미만 나홀로 아파트를 중심으로 소규모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5차는 추진위원회 설립 후 조합설립 동의율 75% 이상을 확보하고 조합설립을 준비 중이다. 개포럭키는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10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서초구 서초동 아남아파트는 지난 1일 서초구청으로부터 소규모 재건축 사업 조합설립인가를 얻었다. 조합은 내년 1분기 안으로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울 금천구 대도연립 소규모재건축사업 조감도 = 금호건설 제공]

 

서울 비강남 지역에서도 추진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금천구 대도연립 소규모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3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금호건설을 시공사로 최종선정했다. 이 사업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 일대 7293㎡ 부지에 지하 2층에서 지상 20층 아파트 3개동 199세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해당 단지는 실수요자에게 선호도가 높은 59㎡ 및 84㎡ 타입으로 구성된다. 총공사비는 416억원 규모다. 이밖에 광진구 삼성1차와 성동구 미성주택, 영등포구 당산현대2차 아파트 등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권에서도 소규모 재건축이 늘어나는 추세다. 의정부시 가능동 풍전빌라는 지난달 20일 남광토건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지하 2층~지상 19층 아파트 152가구와 근린생활시설로 건설될 예정이다.

부천 송내동 성우아파트는 지난 7일 대우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해 오는 2023년 하반기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부천 송내동 성우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 조감도 = 대우산업개발 제공]

 

특히 올들어 집값이 부쩍 상승한 것이 소규모 재건축 사업 추진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재건축을 추진하고 싶어도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왔던 단지들이 속속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많이 올라 재건축 사업성이 개선되면서 강남 아파트 위주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와 서울시까지 공공 소규모 재건축 사업 지원에 나서 당분간 소규모 재건축에 뛰어드는 단지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재건축 시행으로 사업 속도가 빨라진 단지는 시세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소규모 재건축을 위한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5차’ 전용 70.8㎡는 지난 10월 21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6월 20억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 상승한 가격이다.

#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인기 확산

가로주택정비사업 역시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인기를 끌며 서울과 경기도권에서 사업 추진이 확산되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노후주택을 소규모로 정비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말한다. 전면 철거를 전제로 하는 재건축·재개발의 대안으로 2012년부터 시작돼 서울 중랑구(면목동)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 1호 조합이 등장했다.

사업 진행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는 도시계획도로 또는 폭 6m 이상의 건축법상 도로로 둘러싸인 면적 1만㎡ 미만의 가로구역으로, 폭 4m를 초과하는 도시계획도로가 해당 가로구역을 통과하지 않아야 한다.

또 노후·불량건축물 수가 해당 사업시행구역 전체 건축물 수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하며, 기존주택의 호수 또는 세대수가 10호(모두 단독주택인 경우), 20세대(모두 공동주택인 경우), 20채(단독주택과 공동주택으로 구성된 경우 단독주택 호수와 공동주택 세대수를 합한 수) 이상이라는 사업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대규모로 개발되는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비해 그 규모가 사업시행구역 1만㎡ 미만으로서 정비구역 지정이나 추진위원회 구성 등의 절차가 생략되어 사업기간 단축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355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 조감도 = 쌍용건설 제공]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곳은 지난 10월 기준 119곳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65곳과 비교해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로와 붙어 있는 노후 저층 주거지의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소규모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면적 1만㎡ 미만이고 주택 20가구 이상인 곳이 대상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동구가 13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구(12곳), 강서구(12곳), 성북구(11곳), 서초구(10곳), 양천구(10곳)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외곽지역으로 꼽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주춤했다. 이외 구로구(4곳), 도봉구(3곳), 노원구(1곳), 관악구(1곳) 등도 많지 않았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적용된 단지에 대한 청약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주택 공급이 급감하면서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한 소규모 단지까지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벽산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 조감도 = SG신성건설 제공]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옛 벽산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지난해 10월 열린 1순위 청약에서 537.1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2년 2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2층 3개동, 59㎡~128㎡ 총 1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참여하는 첫 가로주택정비사업인 관악구 봉천동 ‘관악 중앙하이츠 포레’는 지난 4월 시행한 1순위 청약에서 18가구 모집에 3922명이 신청해 21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규모보다는 실속이 우선이다"는 판단 아래 대형 건설사들도 미니 정비사업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 10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355번지 일대에서 진행 중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5월 경기도에서 첫 수도권 사업을 수주한 뒤 서울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DL이앤씨는 지난 4월 인천 미추홀구 용현3구역을 수주하며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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