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항체량-예방 효과 입증할 '고차 방정식' 풀리나
코로나 백신, 항체량-예방 효과 입증할 '고차 방정식' 풀리나
  • 박찬영 기자
  • 승인 2021.07.3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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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서 대규모 임상 없이 유효성 찾기에 안간힘…일부선 “측정 어려워 혼란만 가중”

코로나 백신은 항체가 어느 정도 있어야 예방 효과가 있을까?

전 세계 과학자들이 백신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을 피하면서 빠른 기간에 유효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백신 항체와 유효성에 관한 연구가 시작됐다.

각국의 의약품 규제 당국은 이미 인플루엔자 백신 평가에서 쓰인 항체량 및 예방 효과의 관계를 이용하고있다. 이는 대규모 장기 임상 없이도 효과를 평가할 수 있어 백신 조기 출시와 함께 개발비용 절약 등 다양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풍진 백신의 발명자이며 항체량 및 예방 효과의 관계에 정통한 위스타 연구소(Wistar Institute) 명예교수인 스탠리 플롯킨(Stanley Plotkin) 박사는 “항체량은 백신의 효과를 예측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 위약 대조 시험이 힘들어짐에 따라 그 중요성은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에 관한 정보는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어 올해 연말에는 관계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만약 항체량 기준이 정해지면 제약 회사는 현재의 임상 피험자의 10분의 1 수준인 수천 명 규모로 실시하는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임상에서는 수만 명의 피험자들을 모집해 백신을 투여한 사람과 위약을 투여한 사람의 감염률을 비교한다. 이러한 위약 대조 무작위 비교 시험은 앞으로 일부 국가에서는 윤리적인 문제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새로운 백신 개발은 대부분 작은 회사에서 개발하기 때문에 자금난으로 대규모 임상 시험이 어렵다. 항체량과 예방 효과의 상관 관계가 밝혀지면 제약사는 개발 중인 백신을 접종 한 소수 피험자의 혈액을 검사하여 기준이 되는 수준의 중화 항체가 있는지 확인하여 유효성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뉴욕의 아이칸 의대 바이러스 학자인 플로리안 크래머(Florian Krammer) 박사는 이달 초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이러한 기준은 백신 개발자가 직면하는 문제를 극복하고 백신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기고 했다. 또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원은 지난달 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한 사람의 항체를 바탕으로 예방 효과와의 상관관계를 제시했고 다른 연구자들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모더나 백신에 대해 비슷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는 올 여름에 의학 잡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 센터(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의 생물 통계 학자 피터 길버트(Peter Gilbert) 박사는 “우리는 지금 논문을 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이자 등 일부 전문가들은 항체 수준이 예방 효과의 지표로서 충분한지 의문을 나타낸다.

T세포와 메모리 B세포 등 면역 반응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중요한 장단기적인 방어를 가지고 있지만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백신의 종류마다 특유의 기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새로운 유형의 백신을 개발하는 제약사가 모더나의 mRNA 백신에 근거한 기준에 의존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별도로 백신 개발자들은 대규모 위약 대조 시험의 대안으로 허용될 수 있는 임상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검토되고 있는 것 중에는 이미 승인된 백신과 항체 반응을 비교하여 유효성을 증명하려는 것도 있다. 

유럽과 영국 보건 당국은 기업과 협력하여 이른바 ‘면역가교연구’(immunobridging)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미국 FDA는 현재 이러한 차세대 백신 임상에 대한 임상을 승인할지 여부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탈리아 제약사 레이테라(ReiThera)는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적어도 아스트라제네카 제와 같은 정도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고있다. 레이테라의 스테파노 코로카(Stefano Colloca)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유럽, 영국의 규제 당국과 임상 디자인에 대한 큰 틀에서 합의를 했다”면서 “대규모 임상 시험은 대부분 국가에서 윤리적으로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 제약업체 발네바(Valneva)와 대만 제약사 가오단 백신 바이오로직스(高端疫苗生物製劑 Medigen Vaccine Biologics)는 아스트라제네카와는 다른 기술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 백신을 아스트라제네카와 비교하는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발네바의 임상 계획은 영국 규제 당국이 승인하고 대만에서는 가오단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고 있다.

사노피와 GSK는 캐나다 메디카고(Medicago)와 코로나 감염률이 높고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나라 등을 포함해 수천 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위약 대조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미국, 호주에서도 항체와 예방 효과에 대한 상관관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백신을 접종 한 사람 중 감염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항체 수준을 비교하여 항체량의 '한계 경계점'을 찾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진은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량 및 예방 효과의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대학의 연구자가 제안하는 항체 모델은 주로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알파변이 감염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과학자들은 모더나 백신을 접종 한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모더나 대변인인 레이 조던(Ray Jordan)은 “회사에서도 분석하고 있고 결과가 나오면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체량과 예방 효과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언제, 어떤 부스터 샷의 필요성을 알 수 있을지 모른다. 

화이자는 중화 항체의 저하를 이유로 부스터 샷 접종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화이자는 중화 항체를 백신 효과 예측에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는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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