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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김영한 코리아플랫폼 대표 "중국 진출의 '고속전철'이 되겠습니다"
[파워인터뷰] 김영한 코리아플랫폼 대표 "중국 진출의 '고속전철'이 되겠습니다"
  • 이상혁 기자
  • 승인 2016.01.18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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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통공룡 '후이총왕 한국관' 입점 공식 대행…가격·품질·디자인 경쟁력 있다면 OK

인터뷰 = 김재홍 편집국장 | 정리 = 이상혁 기자 | 사진 = 조도람 기자

중국에는 '남알리 북혜총'(남쪽은 알리바바, 북쪽은 후이총)이라는 말이 있다. 후이총 그룹(慧聪集团)이 중국 B2B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알리바바에 버금가는 유통공룡 기업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후이총 그룹은 B2B 전자상거래, 산업종합체, 보안, 금융, 물류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해 연간 매출이 4000억 위엔(한화로 약 80조원)에 달한다.

이런 후이총 그룹이 자회사인 후이총왕(慧聪网)의 한국관을 지난해 말 개설하고 국내 상품 수입·유통을 본격화했다. 이번 한국관 개설은 지난 8월 후이총왕과 코리아플랫폼이 정식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이뤄졌다.

[비즈니스리포트]는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후이총왕 한국관(이하 한국관) 입점 공식 대행사 ‘코리아플랫폼’의 김영한 대표(46)를 만나 사업 소개와 계획, 한국관 입점기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최근 유통업계에서 ‘코리아플랫폼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회사인가요.

“코리아플랫폼은 후이총왕 한국관 입점·대행을 총괄하는 한국 회사입니다. 지난해 8월 6일에 법인이 설립됐고, 후이총왕과의 계약은 5일 후인 8월 11일에 이뤄졌어요. 이미 (후이총왕과) 함께 하기로 얘기가 된 상태에서 만든 목적성 법인인 셈이죠.”

- 후이총왕이 중국내 어느 정도 위치의 기업인가요.

“1992년에 중국 국영기업으로 설립됐고, 연간 매출은 80조원 정도로 중국 B2B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알리바바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도매시장에서는 사실상 1위라고도 해요. 알리바바 상품의 50~60%는 후이총왕에서 물건을 사서 재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상품 개수로 봐도 알리바바는 2억3000만 개인데, 후이총왕은 5억4000만 개로 2배가 넘어요. 알리바바는 소비재 위주인데 반해 후이총왕은 181개 품목에 달하는 산업재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유명 브랜드만 많이 팔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달라요. 중국 현장에서는 유명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10% 미만입니다. 한 자릿수를 못 넘기고 있어요. 중국인들이 브랜드 제품과 중소기업 제품간 품질 차이가 거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결국 유통업자 입장에서는 (이익이) 많이 남는 걸 선호하고, 그래서 국내에서는 이름도 못 들어본 브랜드가 중국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에요.”

- 한국관 입점만 하면 대박을 기대해도 되는 건가요.

“모든 제품이 100% 다 팔릴 수는 없어요. 가장 중요한 건 가격·품질·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역할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만약 후이총왕에 입점해도 안 팔리는 상품은 중국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말이 있어요. 즉, 테스트 필드로써의 기능도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후이총왕에 입주한 기업은 크게 판매 기업과 구매 기업으로 나눌 수 있다. 판매를 위해 입주한 기업이 2000만개이고, 구매를 위해 입주한 기업이 1500만개로 중국내 어지간한 기업들은 다 들어와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 한국관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절차가 복잡할 것 같은데.

“입점만 하면 저희가 원스톱으로 다 처리해드립니다. 영업부도 없고, 무역부도 따로 없는 회사들이 많잖아요. 좋은 상품만 공급해준다면 저희가 모든 허가 절차 및 마케팅 등을 대행해드리는 겁니다. 특히 저희는 위생허가까지 후불로 해드려요. 일반 식품이든 화장품이든 위생허가를 받으려면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려요. 저희는 이걸 50~70일 이내에 완료해드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 중국 수출하는 물품은 위생허가를 꼭 받아야만 하나요.

“식품·화장품·의약품·의료기기 등 인체와 관련한 상품은 위생허가를 받아야 해요. 저희는 이걸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해주고, 후불로 청구하는 대신 비용은 600만원으로 조금 쎈 편이에요. 위생허가를 못 받는 제품이 은근히 많은데 저희는 노하우와 있기 때문에 웬만한 건 다 (허가를 받도록) 해드릴 수 있어요. 또 저희는 기업 대표들한테 위생허가를 먼저 받지 말라고 해요. 한 기업이 10개 허가를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10개 다 팔린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일단 B2C로 샘플이 판매되는 상황에 맞춰 위생허가를 받는 게 유리합니다.”

- 위생허가 없이도 통관이 가능한 제도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가능한가요.

“한·중자유무역협정(FTA) 조항에 의거해 양국 정부에서 명품인증한 제품은 위생허가를 면제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저희는 신지식인협회 산하의 명품인증사업단과 MOU를 맺어 기업들이 빠르고 저렴하게 수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어요.”

- 현재 한국관 입점업체 수는 얼마나 되나요.

“지난해 12월 25일에 한국관을 오픈했는데 현재 100여개 가까이 입점해 있어요. 가장 힘들었던 게 (한국관) 오픈 전에는 계약서만 있지 실체가 없다보니 의심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 중국 전자상거래를 한다고 사기 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한국관이 오픈하면 손에 장을 지진다고 하는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많은 의심 속에서도 50~60개 업체가 입점을 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5일, 보란 듯이 한국관이 오픈했다. “아무것도 없는 저희를 믿어주신 이 분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움을 드릴 생각이에요.”

 

- 입점에 드는 비용은. 또 입점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입점비는 현재 198만원입니다. 원래는 800만원인데 초기 모집과정이라 싸게 해드리고 있어요. 먼저 업체와 만나서 상품 심사여부 등 판단을 하고, 가능성이 있으면 계약을 해요. 계약이 이뤄지면 기업 인증에 들어갑니다. 페이퍼 컴퍼니 또는 깡통회사가 아닌지 심사하는 거죠. 이런 과정을 거쳐 한국관에 상품이 올라가는 거고, 기간은 보통 4~5주 정도 걸립니다.”

- 알리바바도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알리바바의 한국관은 엄밀히 따지자면 ‘세계관’이에요. 독일관, 프랑스관, 영국관...이런 식으로 한국관이 들어가 있는 거죠. 저희는 독립 한국관입니다. 알리바바는 B2C에 강점을 보이는 반면, 후이총왕은 B2B 중심입니다. (한국관은) 한 번에 수만~수십만 개 상품 거래가 이뤄질 수 있어 제조사들이 더 좋아해요. 또 O2O에도 특화돼 있어요. B2B 입점기업에 한해 O2O 자격이 주어져요. 후이총왕이 국영기업으로 시작한 회사라 지방정부와 관계가 좋아요. 180개 지방정부와 계약을 맺고 있고, 80개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 후이총왕 한국관이 대규모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후이총왕 한국관은 다른 곳과 질적으로 달라요. 보통 다른 쇼핑몰들은 상품이 1~2개 올라가면 그게 끝이죠. 나머지는 상품은 노출이 안되는데, 저희는 입주기업의 쇼핑몰을 별도로 만들어 줍니다. 상품 사진 좌측에 회사명이 들어가고, 클릭하면 회사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또한 저희는 후이총왕 상품 검색시 한국관 상품에 매칭이 되면 최상위에 노출되도록 계약을 맺어서 3~4월 경에 본격적으로 시작돼요. 즉, 따로 광고를 하지 않아도 최상위노출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 서울이 아닌 춘천에 회사를 둔 이유가 궁금합니다.

“다음카카오가 제주도에 있는 것과 다를 게 없어요. 그래도 저희는 내륙에 있으니 오히려 더 낫죠. 전자상거래업 특성상 지역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 춘천은 제 고향이기도 해요.”

- (한국관) 입점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이 까다롭진 않나요.

“일단 저희는 한국 정품관이기 때문에 무조건 메이드인코리아 제품만 받아요. 아시다시피 중국의 짝퉁 문제 심각해요. 중국내 유통 상품의 65%가 짝퉁이라 하는데 실제로는 85%가 짝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저희 같은 정품몰이나 직구, 따이공, 관광객 등 경로를 통해서 구매를 하는 게 현실이죠. 또 정품이더라도 품질·가격·디자인을 얼마나 만족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이것만 충족되면 규모나 생산설비 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 한국관 입점을 서둘러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중 FTA로 인해 곧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겁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생산되는 70원짜리 양말이 있어요. 10켤레 해봤자 700원이에요. 예전에는 상품이 싸고 좋아도 수입업자가 도매나 밴더들 통해 판매해야 했지만, 이 시장이 온라인으로 열린다면 천지개벽이 일어날 겁니다. 조그만 점포도 수입해서 직접 팔수 있는 구조가 형성될 거에요.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중국 등 해외에 빨리 진출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다 망할 수 있어요.”

▲ 후이총왕 한국관(http://hanguoguan.hc360.com)에 접속하면 현재 입점한 기업들의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좌측 상단에 공식 입점 대행사인 (주)코리아플랫폼 CI가 눈에 띈다.

 

- 김 대표께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고속도로를 낸 셈이군요.

“저는 고속도로보다 더 빠른 ‘고속전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많이 참여해서 수출에 나섰으면 합니다. 중국만 바라보는 게 아니고, 동남아시아 등 세계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에서 하고 있는 시스템을 다른 나라에 앉히는 게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이미 몽골에서 진행하기로 얘기가 됐고, 중앙아시아 등 몇 개 국가도 곧 뚫을 겁니다.”

- 중국에 (상품을) 수출하고 싶은데, 사기를 당할까 두려워 망설이는 업체가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을까요.

“해답은 저희 같은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대중국과의 수출거래시 결제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본 기업들이 상당히 많아요. 국내 기업들 대부분이 중국과의 거래를 원하면서도 대금결제 관계 때문에 꺼리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전자상거래는 국내와 국제에 관계없이 결제 이후 주문을 하는 구조라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어요.”

- 앞으로 후이총왕 한국관에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3월까지 400~500개, 올해 안에 3000개 정도는 입점시켜야죠. 3월이면 의료관광도 한국관에 오픈할 예정이고, 한국관 안에 우리나라 지도를 넣어 특산물이나 관광 인프라 등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콘텐츠도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를 알릴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봅니다.”

 

워낙 큰 프로젝트를 진두지휘 하느라 김 대표는 요즘 편할 날이 없다. 잔뜩 부르튼 입술을 보면 “숨 쉬는 게 힘들어요”라는 말이 허언이 아닌 듯 하다. 하루빨리 그가 국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신한류’ 신화를 써내려가기를 응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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