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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국제부장의 All About English 57] 올드머니 룩의 ‘석세션(Succession)’
[조수진 국제부장의 All About English 57] 올드머니 룩의 ‘석세션(Succession)’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8.01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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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미드, MZ 세대들의 대화, SNS의 영상을 보다 보면 신조어들을 많이 듣게 된다. 영어 실력 평가 시험 조차도 유형이나 대화 내용을 바꾸고 있다. 거의 백 년 만에 미국 대학 능력 시험인 SAT (Scholastic Aptitude Test)는 올해 처음으로 디지털 시험으로 전환됐고 토익시험은 10년 주기로 그 유형과 내용을 바뀌고 있기에 2026년 한차례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유행에 민감한 패션 업계는 특정 드라마나 SNS의 영향력이 신조어를 만드는데 한 몫 한다. 요즘 HBO 드라마 ‘석세션(Succession)’의 영향력은 가히 예전 ‘프렌즈(Friends 1994-2004)’를 능가하고 있다. ‘프렌즈’에서는 우리말에 ‘쥑인다’, ‘끝내 준다’, ‘쩔어’라는 표현인 ‘on fleek, slay’ 등을 찾아볼 수 없다.

Your makeup is on fleek today. (너 오늘 화장 빨 죽인다.) She slayed her runway at Fashion Week. (패션 위크 런웨이 끝내줬어)

석세션 드라마의 힘을 받은 패션 중 하나가 올드머니 룩(old money Look)이다. 이는 오래된 부유한 가문의 사람들이 연출하는 룩으로 세련미를 겸비한 우아하면서 고급스러운 클래식한 룩으로 유행보다는 퀄리티를 중시하는 절제된 룩을 말한다. '조용한 럭셔리' '스텔스 패션(stealth fashion)'이라고도 불리며 로고 없는(logo less) 디자인이 옷감, 패턴 자체에서 럭셔리 함을 발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드라마 석섹션의 한 장면 중 “She's brought a ludicrously capacious bag. What's even in there? Flat shoes for the subway? Her lunch pail? It's monstrous. (내 여친이 엄청난 큰 가방을 가져왔어. 저 안에는 지하철 신발이나 점심 가방이 들어 있을까? 정말 엄청나지.)”라며 버버리의 시그니쳐 패턴의 큰 가방을 들고 나타난 여자 친구를 놀리며 버버리 가방이 지하철표 신발 주머니로 묘사되어 큰 화제가 된 봐 있다.

패션 아이템의 대중화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유행이 되면 희소성의 가치는 하락함과 동시에 그 가치도 함께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빅하우스는 늘 신예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고용하며 내리막인 디자이너를 빠르게 손절하는 하기도 한다.

‘올드머니 룩’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한명인 ‘피비 파일로(Phoebe Philo)’는 그 흔한 SNS 계정 하나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와 함께 했던 유명 디자이너가 인스타 계정을 삭제할 만큼 그녀를 추종하는 유명인들 또한 많다. 많은 디자이너 들이 피비의 디자인을 흉내 내 보지만 이는 토익 기출 문제 변형에 그치는 느낌을 주며 이 역시 패션 업계가 빠르게 손절하는 현상으로 보여 왔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BTS, 블랙핑크가 엠버서더로 있는 셀린느(CELINE)는 디올 옴므(Dior Homme)로 명성을 쌓은 남성복의 대가인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이 Céline의 로고를 모두 대문자로 바꾸며 지난 10년을 이끈 피비의 Old Céline와 에디 보이즈의 CELINE인 두 시대로 나뉜다. bibliophile(책을 좋아하는 사람), cinephile(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로 익숙한 접미사 '파일(phile)'은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파일로 파일(philo-phile)'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BTS못지 않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9월 컴백을 알리며 올 가을에 올드머니 룩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패션계를 기대하고 있다.

맥시멀이 정점을 찍고 미니멀이 롱런 하듯 요란함에 지친 많은 패셔니스타는 조용한 럭셔리를 선호하고 있다. 팔로워의 수로 인플루언스의 점수가 평가되는 요즘 인스타 계정 하나 없는 그녀의 컴백이 패션계는 요란하게 흔들 듯 하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컴백을 해도 누구에게나 통한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것은 바로 오래된 진정성의 힘인 듯하다.

 

 

 

[조수진 국제부장]
[조수진 국제부장]

 

 

 

 

글 Soojin Cho (조수진)

- 비즈니스리포트 편집국 국제부장

- 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 펜실베니아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 스톡홀름 경제대학교 대학원

- www.u-toeic.com 조수진 영어연구소 소장

- 베스트 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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