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모듈러주택 산업 활성화와 신속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향후 5년간 1만8000호 규모의 대규모 발주 계획을 본격 추진한다.
LH는 지난 3일 서울지역본부에서 국내 주요 모듈러 제조기업 6개사와 함께 ‘모듈러주택 활성화 간담회’를 개최하고, 대규모 발주 계획과 산업 육성 방안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대통령의 모듈러주택 생산 확대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이날 LH는 수도권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000호 이상, 총 1만8000호 이상 규모의 모듈러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업 규모는 약 4조8000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남양주왕숙2 A10블록(555호), 고양창릉 A3블록(668호), 포천송우2 A1블록(916호) 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2027년 발주 물량을 3500호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공급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다. 연도별 발주 계획은 2026년 2200호를 시작으로 2027년 3500호 이상, 2028년 3500호 이상, 2029년 4000호 이상, 2030년 4500호 이상 규모다.
LH는 안정적인 발주 물량 확보를 통해 제조업체들의 공장 가동률과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자동화 설비 투자 확대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기술유도 기간’을 새롭게 도입해 사업자 선정 이후 착공 전까지 연구개발과 양산 준비 기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유동성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기존에는 모듈러 주택이 건설 현장에 반입된 이후 기성금이 지급됐지만, 앞으로는 공장 제작 진행 상황에 따라 기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기업들의 자금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LH는 모듈러주택의 규모별·연도별 단가 인하 목표를 설정하고, 원가 절감 실적에 따라 발주 물량을 차등 배정하는 ‘물량-단가 연동제’를 도입해 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기로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제조업체들은 안정적인 물량 공급 계획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단발성 발주로 인해 설비 투자와 공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규모 연속 발주가 추진되면서 적극적인 자동화 투자와 생산 효율 개선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H와 업계는 모듈러주택 특성에 맞는 발주 체계와 품질 기준 마련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건식 바닥 구조, 시스템 냉난방 등 모듈러 특화 기준 마련과 품질인증제 도입을 검토하고, 기존 공법 대비 20~30%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H는 세종 5-1블록과 의왕초평 A4블록 등 실증 사업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품질 체계를 한층 고도화하고, 표준화된 설계를 활용한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주문 후 생산 방식에서 나아가 선생산·후조립 방식으로 전환해 원가 절감과 공급 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모듈러주택은 건설 현장의 인력 부족과 안전 문제, 품질 관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주택 산업의 핵심 해법”이라며 “대규모 발주를 통해 민간의 설비 투자와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K-모듈러 주거 생태계를 구축해 주택 공급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