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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4·19혁명 66주년 기념 건국포장에 故 이근우 미망인 김지향 시인이 유족 대표로 수훈
[초점] 4·19혁명 66주년 기념 건국포장에 故 이근우 미망인 김지향 시인이 유족 대표로 수훈
  • 이승훈 기자
  • 승인 2026.04.28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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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립노인전문병원에 입원 중인 고 이근우 선생의 배우자 김복순 여사에게 건국포장을 전수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동부보훈지청 제공]
천안시립노인전문병원에 입원 중인 고 이근우 선생의 배우자 김복순 여사에게 건국포장을 전수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동부보훈지청 제공]

 

 

 

4·19혁명 66주년을 맞아 민주화 유공자에게 수여된 건국포장에 언론인 출신 故 이근우 前 대구일보 문화부장이 추서됐다.

故 이 前 부장은 4·19 직전 김윤식 시인의 시를 대구일보 4면에 게재하며 혁명의 도화선을 당긴 인물로 평가받는다. 유족을 대표해 미망인이자 한국 시단의 원로인 우당(佑堂) 김지향 시인이 대리로 포장을 수훈했다.

정부는 4·19혁명 66주년을 맞아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인물들에게 건국포장을 수여하며, 이번 포상자 가운데 故 이근우 前 대구일보 문화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 한 편의 시, 그리고 한 면의 신문이 불씨가 되다

 

故 이 前 부장의 가장 큰 공적은 4·19혁명 직전, 김윤식 시인의 시 [시 [아직은 페념할 수 없는 까닭]를 대구일보 4면에 전면 게재한 결단에 있다. 자유당 정권의 부정과 폭압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 시인의 언어로 시대의 분노와 울분을 활자에 새긴 이 한 편의 시는 침묵을 강요받던 학생과 시민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이 보도는 곧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번진 학생 시위의 정신적 도화선이 되었으며, 이는 3.15 마산 항거의 김주열 열사 사망으로 이어져 결국 1960년 4월 19일,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4·19혁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홧발과 검열 앞에서 문화면 한 면을 시(詩)에 내어준 그의 결단은, 펜이 어떻게 시대의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한국 언론사의 한 장면으로 기록된다.

이번 건국포장 추서는 그러한 결단의 무게를 국가가 뒤늦게나마 공식적으로 기록한 의미를 갖는다.

 

# 미망인 김지향 시인, 충무병원 요양 중에도 직접 수훈식 참석

 

수훈식에는 故 이 前 부장을 대신해 미망인인 김지향 시인이 유족 대표로 단상에 올랐다. 평생을 함께한 반려자의 명예를 대신 받아든 김지향 시인은 현재 충무병원에서 요양 중인 가운데에도 이날만은 직접 수훈하며 남편의 영예를 함께 했다. 

 

 

# 한국 현대시의 원로, 우당 김지향 시인

김지향 시인(본명 김복순)은 1938년생으로, 아호는 우당(佑堂)이다. 일본 규슈에서 태어나 광복 직후 귀국, 경상남도 김해와 양산에서 성장했으며, 6·25 이후 홍익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문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60여 년간 시 창작과 후학 양성에 매진해 온 김지향 시인은 한국 현대시단의 대표적 원로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한국크리스천문학상, 박인환 문학상, 윤동주 문학상, 한국시인정신상, 한국민족문학상(대상) 등 한국 시단의 주요 문학상을 두루 수상했으며, 교육부장관상과 한국평화복지인물상(문예복지부문)을 받기도 했다. 신앙과 존재, 일상의 사물에 대한 깊은 응시를 바탕으로 한 시세계는 한국 기독교 문학의 한 축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언론인으로서의 남편과 시인으로서의 아내,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글과 펜으로 시대를 기록해 온 동반자였다. 1960년 그 봄, 남편이 신문 4면에 한 편의 시를 올렸다면, 아내는 평생을 자신의 시집으로 시대와 영혼을 기록해 온 셈이다.

 

 

# 학계와 연구 행정으로 이어진 가풍

이번 추서(追敍)는 한 가족이 학문과 문학, 그리고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함께 이어왔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故 이 前 부장과 김 시인 사이의 장남인 이성종 씨는 가톨릭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연구재단(NRF) 공공기술단장으로 재직하며 국가 공공기술 연구개발(R&D)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남편이 평생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역사로 남았다" 유족 대표 자격으로 포장을 받아든 김지향 시인은 "평생 펜으로 시대를 기록하고자 했던 남편의 발자취가 4·19 정신과 함께 역사 속에 남게 되어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 편의 시를 신문에 싣는 일이 결국 한 시대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남편은 그날의 결정으로 보여주었다"고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4·19혁명 66주년 기념일을 맞아 수여된 이번 포상은, 권위주의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세대의 헌신을 다음 세대가 잊지 않겠다는 국가적 다짐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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