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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글로벌성공기업] [비바 시스템즈] 제약·바이오 클라우드에서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분석-글로벌성공기업] [비바 시스템즈] 제약·바이오 클라우드에서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 김보겸 기자
  • 승인 2026.09.23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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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설립한 생명과학 산업 특화 소프트웨어 기업…2026년 매출 31억9531만달러
화이자·릴리·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 고객 확보…1만5000여개가 아닌 1552개 기업에 집중
‘AI 에이전트’로 신약개발·임상·규제·영업 업무 자동화…2030년 60억달러 매출 목표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작지만 강한 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강소기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명하지 않지만 세계인을 사로잡을 우량 강소기업(제품)을 찾아, 초일류 명품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이들 강소기업이 글로벌시장을 이끌 ‘히든챔피언’ 이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지만 보태겠습니다. 이를 위해 ‘애플’과 ‘엔비디아’ ‘소니’ 같은 글로벌리딩기업의 성공노하우와 창업자정신도 시리즈로 집중분석 합니다. 신기술과 글로벌 트렌드 등 미래산업에도 큰 관심을 쏟겠습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의 성공 DNA를 우리나라기업에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 비바 시스템즈는 어떤 회사

비바 시스템즈(Veeva Systems·NYSE: VEEV)는 제약·바이오 등 생명과학 산업에 특화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2007년 피터 개스너(Peter Gassner)와 매트 월락(Matt Wallach)이 공동 창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플레전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신약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 규제 대응, 품질관리, 의약품 판매와 마케팅까지 제약산업의 업무 전반을 소프트웨어로 연결한다.

비바 시스템즈가 일반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와 다른 점은 특정 산업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임상시험 자료와 규제 문서, 의약품 안전성 데이터 등 관리해야 할 정보가 방대하고 국가별 규제도 복잡하다. 비바는 이 시장에 맞춰 ‘Veeva Vault’를 중심으로 연구개발·품질·상업 분야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제품군은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을 지원하는 Development Cloud, 의약품 영업·마케팅을 지원하는 Commercial Cloud, 품질관리용 Quality Cloud, 생명과학 데이터를 제공하는 Data Cloud 등이다. 2026년 1월 말 기준 고객사는 1552곳으로 바이엘, 베링거인겔하임, 일라이 릴리, 길리어드 사이언스, 머크,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부터 바이오 스타트업까지 포함한다.

비바는 2013년 10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티커는 VEEV다. 2021년에는 기업의 목적을 주주 이익뿐 아니라 고객·직원·파트너 등 이해관계자와 함께 고려하는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PBC)으로 전환했다.

현재 CEO는 공동창업자인 피터 개스너다. 개스너는 2007년 창업 이후 CEO를 계속 맡고 있다. 공동창업자 매트 월락은 2019년 사장에서 물러난 뒤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 창업자 스토리

비바의 출발점은 ‘모든 산업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한 산업을 위한 클라우드’였다.

개스너는 비바를 창업하기 전 세일즈포스닷컴에서 기술 분야 고위직을 지냈다. 당시부터 여러 기업이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테넌트 클라우드 구조에 익숙했다. 이후 자신이 가진 클라우드 기술을 특정 산업의 복잡한 문제에 적용하는 사업을 구상했고 생명과학 산업을 선택했다. 비바 공식 자료에 따르면 개스너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규모가 크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월락은 기술 개발보다는 사업과 시장을 맡았다. 그는 제약산업용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시벨 시스템즈(Siebel Systems)에서 제약·바이오 사업부를 이끌었고 이후 헬스마켓사이언스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맡았다. 2007년 3월 비바에 합류해 전략·영업·사업개발을 담당했다.

두 창업자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나뉘었다. 개스너가 제품과 기술을 책임지고 월락이 영업·마케팅과 시장 진입 전략을 맡았다. 월락은 과거 비바 창업 과정을 설명하면서 두 사람이 성향과 강점이 달랐기 때문에 역할을 나누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이 조합은 비바의 사업 모델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범용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고객에게 맞추는 대신 처음부터 제약산업의 업무와 규제 환경을 제품에 집어넣었다. 임상시험과 규제 문서, 품질관리, 영업·마케팅 데이터를 하나의 산업용 클라우드 안에 쌓는 구조를 만들었다.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 기업 가치

비바의 성장 규모는 매출과 수익성에서 확인된다. 2026년 1월 말 끝난 회계연도(FY2026) 매출은 31억9531만달러(약 4조3480억원)로 전년 27억4662만달러(약 3조7380억원)보다 16%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구독 매출은 26억8419만달러(약 3조6530억원)로 17% 늘었다. 매출의 84%가 구독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영업이익은 9억1637만달러(약 1조2470억원)로 전년 6억9144만달러(약 9410억원)보다 33% 증가했다. 순이익은 9억890만달러(약 1조2370억원)로 전년 7억1414만달러(약 9720억원)보다 27% 늘었다.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자본 측면에서는 2026년 1월 말 주주자본이 72억1475만달러(약 9조8200억원)에 달했다. 자본금에 해당하는 보통주 액면금액은 200만달러가 아니라 2만달러 수준으로 매우 작고, 실제 자본 축적은 추가납입자본과 이익잉여금에 집중돼 있다. 추가납입자본은 28억4309만달러(약 3조8690억원), 이익잉여금은 43억6350만달러(약 5조9400억원)였다.

직원 수는 2026년 1월 말 기준 7928명으로 전년보다 637명 증가했다. 고객사는 1552곳이다. 고객 수 자체는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고객당 계약 규모와 여러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2026년 들어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6년 7월 말 끝난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9억2800만달러(약 1조2630억원)로 전년 동기 7억8910만달러(약 1조740억원)보다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억7502만달러(약 3740억원)로 40% 이상 늘었고 순이익은 2억7343만달러(약 3720억원)로 전년 동기 2억31만달러(약 2720억원)보다 약 36%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8억1091만달러(약 2조4640억원)다.

시장에서는 AI 사업의 성장성을 놓고 전망이 나뉜다. 9월 8일 웰스파고는 목표주가를 320달러에서 330달러(약 44만9000원)로 올렸고, 8월 27일 TD코웬은 283달러(약 38만5000원), UBS는 290달러(약 39만5000원)를 제시했다. 같은 날 씨티는 273달러(약 37만2000원)를 제시했다.

9월 21일 기준 주가는 약 262달러(약 35만7000원) 수준으로, 시장에서 제시되는 목표주가는 AI 에이전트 사업의 실제 매출화 속도와 기존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률을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최근 1년간 집계된 28개 애널리스트 의견에서는 매수 19건, 보유 8건, 매도 1건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284.88달러(약 38만8000원)다. 이는 여러 기관의 개별 전망을 단순 집계한 수치로 기관별 평가 차이가 존재한다.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 성공 요인

비바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은 산업 특화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에는 일반 기업용 서비스와 다른 요구사항이 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서와 데이터는 규제기관에 제출해야 하고,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성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비바는 처음부터 이런 업무를 대상으로 제품을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 Veeva Vault다. Vault를 중심으로 CRM, 임상시험, 규제 대응, 품질관리 등의 서비스를 연결하면서 고객이 여러 업무에 비바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FY2026 기준 구독 매출이 전체 매출의 84%를 차지한 것도 이 구조의 특징이다.

두 번째는 고객 기반이다. 비바는 고객 숫자를 무작정 늘리는 방식보다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의 핵심 업무를 장악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2026년 1월 말 기준 1552개 고객 가운데 R&D·품질 솔루션 고객은 1196곳, 상업용 솔루션 고객은 767곳이었다. 한 고객이 두 영역의 제품을 함께 사용할 수 있어 각 제품군의 고객 수 합계는 전체 고객 수보다 많다.

특히 Vault CRM의 확산이 중요하다. 기존 Veeva CRM 고객을 자체 Vault 플랫폼으로 이전하면서 CRM까지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안으로 가져오는 전략이다. 2026년 2분기 말에는 Vault CRM 고객이 180곳을 넘어섰고, 글로벌 톱20 바이오제약사 가운데 12곳이 Vault CRM 도입을 약속한 상태다.

세 번째는 데이터다. 비바는 단순히 업무 프로그램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학 분야의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다. Veeva Link Key People 등 데이터 제품은 제약사가 의료진과 기관을 파악하고 영업·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된다. 2026년 2월에는 글로벌 톱20 바이오제약사 가운데 13곳이 Veeva Link Key People을 표준화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의 결합은 최근 비바가 AI 사업을 확대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AI가 독립적인 서비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 업무와 데이터에 직접 연결되는 구조다.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사진출처=비바 시스템즈]

 

 

 

■ 신규 사업 및 미래 전략

비바의 다음 성장축은 AI 에이전트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챗봇과 달리 정해진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비바는 이를 제약산업의 임상시험·규제·안전성 관리·영업·마케팅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2026년 5월 공개한 ‘Veeva Falcon’이 대표적이다. Falcon은 임상·규제·의약품 안전성 업무에 특화된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문서 접수와 품질관리, 규제기관 서신 처리, 안전성 사례 접수·분류 등의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초기 고객 대상 서비스는 2026년 11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6월에는 덴마크의 AI 기업 코플리(Copli)를 인수해 ‘Veeva Falcon MLR’로 출시했다. MLR은 의약품 광고·홍보 콘텐츠를 의료·법률·규제 기준에 맞게 검토하는 과정이다. 비바는 Falcon MLR을 통해 승인된 의약품 라벨과 현지 규정을 비교해 콘텐츠를 검토하는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CRM도 AI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비바는 Vault CRM을 기반으로 ‘Agentic Commercial’이라는 개념을 추진하고 있다. 영업사원의 방문 기록을 자동으로 정리하는 Agentic Call Report와 브랜드 웹사이트에서 작동하는 대화형 AI 등을 활용해 제약사의 영업·마케팅 업무를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2026년 1분기에는 Vault CRM 고객이 150곳을 넘어섰고, 2분기에는 180곳을 넘어섰다.

비바는 장기적인 매출 목표도 제시했다. 2026년 3월 회사는 2030년까지 연간 매출 60억달러(약 8조1660억원) 수준의 매출 런레이트(run rate)를 목표로 제시했다. 2027 회계연도 매출 가이던스는 36억3500만~36억4500만달러(약 4조9480억~4조9620억원)다.

비바의 사업 변화는 기존 소프트웨어를 AI로 단순히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회사는 현재의 산업용 클라우드에 데이터와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업무 자체를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핵심은 기존 고객과 데이터다. 1552개 고객이 이미 비바의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고, 그 안에 축적된 생명과학 업무 데이터와 산업별 프로세스를 AI가 활용할 수 있다. 향후 Falcon과 Vault AI가 실제 업무를 얼마나 자동화하고 새로운 구독 매출로 연결할지가 비바의 다음 성장 단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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