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HVAC·배관·전기 등 1만5000개 이상 업체가 사용하는 ‘현장산업 운영체제’
AI 에이전트 ‘맥스’로 예약·견적·배차·고객관리 자동화…2027년 매출 최대 11억4400만달러 전망
‘작지만 강한 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강소기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명하지 않지만 세계인을 사로잡을 우량 강소기업(제품)을 찾아, 초일류 명품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이들 강소기업이 글로벌시장을 이끌 ‘히든챔피언’ 이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지만 보태겠습니다. 이를 위해 ‘애플’과 ‘엔비디아’ ‘소니’ 같은 글로벌리딩기업의 성공노하우와 창업자정신도 시리즈로 집중분석 합니다. 신기술과 글로벌 트렌드 등 미래산업에도 큰 관심을 쏟겠습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의 성공 DNA를 우리나라기업에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 서비스타이탄은 어떤 회사
서비스타이탄(ServiceTitan)은 에어컨·난방(HVAC), 배관, 전기, 지붕, 상업시설 유지보수 등 이른바 ‘트레이드(trades)’ 산업을 위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2007년 아라 마데시안(Ara Mahdessian)과 바헤 쿠조얀(Vahe Kuzoyan)이 공동 창업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24년 12월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종목코드는 ‘TTAN’이다. 현재 아라 마데시안이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바헤 쿠조얀이 공동 창업자 겸 사장을 맡고 있다.
서비스타이탄은 쉽게 말하면 ‘현장 서비스 업체를 위한 종합 운영체제’다. 고객의 전화와 온라인 문의 접수부터 일정 예약, 기술자 배차, 현장 작업, 견적과 청구, 결제, 마케팅, 고객관리까지 사업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한다.
■ 창업자 스토리
서비스타이탄의 창업 배경에는 두 창업자의 가족이 있었다. 아라 마데시안과 바헤 쿠조얀은 모두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가정에서 성장했다. 두 사람의 아버지는 각각 주택 서비스 사업과 배관 사업을 운영했다. 두 창업자는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이 작업을 수행하는 것보다 사무실에서 예약과 견적, 청구서, 고객관리 등을 처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모습을 가까이서 봤다.
스탠퍼드대에서 경영과 컴퓨터과학을 공부한 마데시안과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컴퓨터과학·신경과학·경영학을 공부한 쿠조얀은 대학 시절 만나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두 사람은 아버지들이 운영하는 사업을 기술로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2007년 서비스타이탄을 만들었다.
초기부터 목표는 단순한 예약관리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현장 기술자가 하루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고객에게 얼마를 청구할지, 회사가 어떤 고객을 다시 확보할지까지 사업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서비스 산업의 디지털 전환 속에서 힘을 발휘했다. HVAC·배관·전기 같은 산업은 경제 규모가 크지만 오랫동안 종이 서류, 전화, 엑셀 등에 의존하는 업체가 많았다. 서비스타이탄은 이처럼 기술 도입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산업을 집중 공략했다.
현재 서비스타이탄은 1만5000개 이상의 계약업체가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회사가 ‘트레이드 산업을 위한 운영체제(OS)’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다.
■ 기업 가치
서비스타이탄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단순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고객사의 실제 거래 흐름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특히 서비스타이탄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업체가 고객에게 청구한 거래액도 회사의 매출과 연결된다. 2026 회계연도 기준 서비스타이탄 플랫폼을 통한 총거래액(GTV)은 약 770억달러에 달했다. 2026년 2분기에는 분기 GTV가 268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했다.
서비스타이탄의 2026 회계연도 매출은 9억6097만달러(약 1조4122억원)로 전년 7억7188만달러(약 1조1346억원)보다 24% 증가했다. 플랫폼 매출은 9억2542만달러(약 1조3607억원)로 25% 늘었다. 영업손실은 1억6921만달러(약 249억원)로 전년 2억2995만달러(약 338억원)보다 26% 줄었고, 순손실도 1억5985만달러(약 235억원)로 전년 2억3909만달러(약 351억원)보다 33% 감소했다.
2026년 1월31일 기준 직원은 3414명이다. 자본금에 해당하는 보통주 액면금액은 주당 0.001달러이며, 클래스A와 B 보통주의 장부상 자본금은 각각 8200만달러와 1300만달러가 아니라 실제 재무제표상 각각 8만2000달러, 1만3000달러 수준이다. 추가납입자본은 27억9072만달러(약 4조1000억원), 총 주주자본은 15억2523만달러(약 2조2410억원)였다.
주가는 2026년 9월30일 종가 기준 약 65.79달러(약 9만7000원)였다. 최근 애널리스트 가운데 TD코웬의 앤드루 셔먼은 9월25일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00달러를 유지했다. 9월9일 기준으로 BMO캐피털의 대니얼 제스터는 90달러, 키코프의 제이슨 셀리노는 110달러, 파이퍼샌들러의 빌리 피츠시몬스는 110달러, BTIG의 닉 알트만은 110달러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반면 씨티의 타일러 래드키는 ‘중립’ 의견과 목표주가 76달러를 제시했다.
■ 성공 요인
서비스타이탄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은 특정 산업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세일즈포스나 SAP처럼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범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대신 HVAC·배관·전기·건설 등 현장서비스 업체에 필요한 기능을 처음부터 설계했다. 현장 기술자의 이동경로, 작업시간, 견적, 재방문, 고객 전화 등 일반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세밀하게 다루기 어려운 업무를 플랫폼 안에 넣었다.
두 번째는 소프트웨어와 결제를 연결한 사업 모델이다. 고객이 서비스타이탄을 단순한 업무관리 프로그램이 아니라 실제 돈이 오가는 사업의 중심 시스템으로 사용할수록 서비스타이탄의 플랫폼 매출도 증가한다.
세 번째는 기존 고객의 사용 범위를 계속 넓힐 수 있다는 점이다. 예약과 배차에서 시작한 고객이 마케팅, 금융, 결제, 재고관리, 고객관리 등 다른 기능을 추가로 사용하면 고객당 매출이 증가한다. 110%를 넘는 순달러 유지율은 이런 확장 구조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네 번째는 AI를 기존 소프트웨어 위에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비스타이탄은 이미 고객사의 예약과 작업, 결제 등 실제 업무 흐름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AI가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데이터와 실행 환경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회사는 현재 이 전략을 ‘Agentic Operating System(에이전트형 운영체제)’이라는 이름으로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AI가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업무를 실제로 대신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 신규 사업 및 미래 전략
서비스타이탄의 미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제품은 AI 에이전트 ‘맥스(Max)’다. 맥스는 서비스타이탄의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서비스 기업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다. 예약과 고객 응대, 현장 업무 지원 등 사람이 일일이 처리하던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는 2026년 들어 맥스 적용 지역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26년 2분기에는 맥스를 사용하는 지역 수를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두 배 이상 늘렸으며, FY2027 종료 시점에는 700개 이상의 지역에서 맥스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단순한 AI 기능 추가가 아니라 ‘트레이드 산업을 위한 에이전트형 운영체제’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소프트웨어가 사람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화면과 데이터를 제공했다면, 에이전트형 운영체제에서는 AI가 실제 업무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에어컨 수리를 요청하면 AI가 고객의 문의를 접수하고, 가능한 기술자의 일정을 확인하고, 방문시간을 예약하고, 필요한 정보를 기술자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작업이 끝난 뒤에는 청구와 결제, 고객 후속관리까지 연결할 수 있다. 서비스타이탄이 구축한 기존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이런 업무 자동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다.
서비스타이탄이 겨냥하는 시장은 결국 ‘사람이 직접 해야 했던 현장 업무의 자동화’다. 창업자들이 자신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HVAC·배관 사업에서 발견했던 비효율을 소프트웨어로 해결한 데서 시작해, 이제는 그 소프트웨어 자체를 AI가 운영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서비스타이탄의 다음 성장축은 단순한 현장관리 SaaS가 아니라 현장 노동산업의 업무를 직접 실행하는 AI 플랫폼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