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매출 132억7800만달러…전년 대비 21% 증가
Moveworks·Veza·Armis 인수로 AI 에이전트와 보안까지 사업영역 확대
‘작지만 강한 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강소기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명하지 않지만 세계인을 사로잡을 우량 강소기업(제품)을 찾아, 초일류 명품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이들 강소기업이 글로벌시장을 이끌 ‘히든챔피언’ 이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지만 보태겠습니다. 이를 위해 ‘애플’과 ‘엔비디아’ ‘소니’ 같은 글로벌리딩기업의 성공노하우와 창업자정신도 시리즈로 집중분석 합니다. 신기술과 글로벌 트렌드 등 미래산업에도 큰 관심을 쏟겠습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의 성공 DNA를 우리나라기업에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 서비스나우는 어떤 회사
서비스나우(ServiceNow·뉴욕증권거래소 NOW)는 프레드 러디(Fred Luddy)가 2004년 설립한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기업의 정보기술(IT) 관리에서 출발해 고객서비스, 인사, 보안, 개발 등 조직 전반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12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현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빌 맥더못(Bill McDermott)이다.
6일 회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서비스나우의 핵심은 ‘서비스나우 AI 플랫폼(ServiceNow AI Platform)’이다. 기업 내부의 IT 서비스 관리뿐 아니라 고객관계관리(CRM), 인사, 보안, 리스크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등 여러 업무를 하나의 데이터 구조와 워크플로에서 연결한다.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주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업무 요청을 접수하고 필요한 시스템을 거쳐 실제 작업까지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서비스나우의 전통적인 강점은 기업이 이미 사용하는 복잡한 업무 시스템을 연결해 자동화하는 데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AI Agent)를 결합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질문하거나 명령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작업을 실행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 창업자 스토리
러디의 창업 아이디어는 17세 때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에서 출발했다. 당시 그는 직원이 같은 주문 정보를 여러 화면에 반복해서 입력해야 하는 비효율을 발견하고 주문 입력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었다. 훗날 서비스나우를 창업하면서 내세운 목표도 기술을 통해 일반 직원의 업무 경험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러디는 서비스나우 창업 전 아마달(Amdahl)과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 등을 거쳤으며,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페레그린 시스템스(Peregrine Systems)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다. 2004년 서비스나우의 전신인 회사를 세운 뒤 2011년까지 CEO로 회사를 이끌었다. 이후 제품 개발에 집중하다 2016년 자문 역할로 이동했다. 2018~2022년에는 이사회 의장을 맡았으며 현재도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러디가 만든 회사의 출발점은 거창한 AI가 아니라 ‘반복적인 기업 업무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였다. 이 문제를 클라우드 기반 워크플로 소프트웨어로 풀면서 서비스나우는 기업 내부 업무의 표준화와 자동화에 강점을 확보했다. 이 기반이 현재 AI 에이전트가 실제 기업 업무를 실행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토대가 됐다.
■ 기업 가치
서비스나우의 2025년 매출은 132억7800만달러(약 17조8300억원)로 전년 109억8400만달러(약 14조7500억원)보다 2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억2400만달러(약 2조4500억원)로 전년 13억6400만달러(약 1조8300억원)보다 33.7% 늘었다. 순이익도 17억4800만달러(약 2조3500억원)로 전년 14억2500만달러(약 1조91억원)보다 22.7% 증가했다.
수익의 대부분은 구독형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 2025년 구독 매출은 128억8300만달러(약 17조3000억원)로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향후 계약에 따라 인식할 매출을 보여주는 잔여계약가치(RPO)는 282억달러(약 37조9000억원), 앞으로 12개월 안에 매출로 인식될 현재 잔여계약가치(cRPO)는 128억5000만달러(약 17조2600억원)로 각각 전년 대비 26.5%, 25% 증가했다.
2025년 말 기준 종업원 수는 2만9187명이다. 자본금에 해당하는 보통주 액면금액은 약 100만달러(약 13억원)이며, 추가납입자본은 107억4700만달러(약 14조4300억원), 총 주주자본은 129억6400만달러(약 17조4100억원)였다. 미국 기업 특성상 액면가 기준 자본금보다 추가납입자본과 총 주주자본이 회사의 자본 규모를 파악하는 데 더 의미가 있다.
주가는 2026년 10월 5일 기준 136.08달러(약 18만3000원)이며 시가총액은 약 1407억달러(약 189조원)다. 52주 최고가 192.97달러 대비 약 29% 낮은 수준이다.
■ 성공 요인
서비스나우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기업의 복잡한 업무 흐름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온 데 있다. IT 부서의 장애 처리에서 시작해 인사, 고객서비스, 보안, 개발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기업 내부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플랫폼 안에 축적했다. AI가 업무를 수행하려면 기업의 데이터와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기반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AI 사업도 이미 실적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2025년 4분기 서비스나우의 AI 제품 ‘나우 어시스트(Now Assist)’ 신규 연간계약가치(ACV)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6년 2분기에는 서비스나우 AI 관련 ACV가 연간 기준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를 넘어섰다. 같은 분기 전체 매출은 39억8700만달러(약 5조3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또 하나의 강점은 높은 고객 유지율이다. 2025년 고객 갱신률은 98%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한번 핵심 업무에 도입되면 다른 시스템으로 교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특성이 있어, 서비스나우가 장기간 고객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AI 기능을 추가 판매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 신규 사업 및 미래 전략
서비스나우는 AI 에이전트를 기업 업무의 새로운 실행 주체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5년 12월 약 24억달러(약 3조2200억원)를 들여 기업용 검색 및 AI 비서 업체 무브웍스(Moveworks)를 인수했다. 무브웍스의 검색·대화형 AI와 서비스나우의 업무 자동화 기능을 결합해 직원이 자연어로 요청하면 필요한 정보를 찾고 실제 업무까지 수행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2026년에는 보안 분야도 강화했다. 3월에는 AI 기반 신원·접근관리 업체 베자(Veza) 인수를 완료했고, 4월에는 사이버 보안 업체 아미스(Armis) 인수를 마무리했다. 베자는 사람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AI 에이전트가 어떤 권한을 갖고 있는지를 관리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아미스는 연결된 기기와 자산의 보안 위험을 파악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서비스나우는 이를 AI 플랫폼과 결합해 AI 에이전트가 늘어날수록 커지는 보안 문제까지 플랫폼 안에서 관리한다는 전략이다.
서비스나우는 2026년 2월 ‘오토노머스 워크포스(Autonomous Workforce)’도 공개했다. AI 전문가가 기업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되 업무 범위와 권한, 거버넌스 체계 안에서 움직이도록 설계한 서비스다. 무브웍스의 기술을 결합한 ‘EmployeeWorks’는 직원이 자연어로 요청하면 검색부터 업무 실행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2026년 구독 매출 가이던스를 157억6000만~157억8000만달러(약 21조1700억~21조2000억원)로 상향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5% 성장에 해당한다. 2분기 기준 서비스나우 AI의 연간계약가치가 10억달러를 넘어선 만큼 앞으로는 기존 워크플로 소프트웨어 매출에 AI 에이전트 매출을 얼마나 빠르게 얹느냐가 성장률을 결정할 전망이다.
증권가의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10월 5일 스티펠(Stifel)은 서비스나우에 ‘매수(Buy)’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160달러(약 21만5000원)로 올렸다. 대형 계약 증가와 갱신 확대, AI 제품 도입 개선을 근거로 들었다.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는 9월 21일 목표주가 174달러(약 23만4000원), 니덤(Needham)은 9월 11일 155달러(약 20만8000원)를 제시했다. 전체 49개 애널리스트 의견의 평균 목표주가는 144.99달러(약 19만5000원)이며 투자의견은 ‘강력 매수(Strong Buy)’다.
서비스나우의 다음 성장 단계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하나 더 붙이는 수준이 아니다. 기업의 사람·데이터·업무 시스템을 연결하고 AI 에이전트가 그 안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도록 만드는 ‘기업용 AI 운영체제’에 가까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창업 당시 반복 입력 업무를 줄이는 데서 출발한 회사가 20여년 만에 AI가 기업 업무를 실행하는 통제탑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이 서비스나우의 가장 큰 성장 서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