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고객·8000만개 도메인 기반으로 웹사이트 제작부터 결제까지 지원
AI 에이전트가 직접 웹을 구축하는 시대 대비…젠 디지털의 인수 제안설도 변수
‘작지만 강한 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강소기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명하지 않지만 세계인을 사로잡을 우량 강소기업(제품)을 찾아, 초일류 명품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이들 강소기업이 글로벌시장을 이끌 ‘히든챔피언’ 이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지만 보태겠습니다. 이를 위해 ‘애플’과 ‘엔비디아’ ‘소니’ 같은 글로벌리딩기업의 성공노하우와 창업자정신도 시리즈로 집중분석 합니다. 신기술과 글로벌 트렌드 등 미래산업에도 큰 관심을 쏟겠습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의 성공 DNA를 우리나라기업에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 고대디는 어떤 회사
고대디(GoDaddy)는 밥 파슨스(Bob Parsons)가 1997년 설립한 미국의 인터넷 도메인 등록 및 웹서비스 기업이다. 본사는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 있으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다. 종목 코드는 GDDY다. 도메인 등록을 중심으로 성장한 고대디는 현재 웹사이트 제작, 호스팅, 전자상거래, 온라인 결제, 디지털 마케팅까지 제공하는 소상공인용 온라인 사업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도메인은 인터넷에서 웹사이트를 찾아가는 주소다. 고대디는 기업이나 개인이 원하는 도메인을 등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 웹사이트 제작 도구와 서버 공간을 제공하는 호스팅, 업무용 이메일, 온라인 쇼핑몰, 결제 기능 등을 결합했다. 온라인 사업을 시작하려는 고객이 여러 업체의 서비스를 따로 구매하지 않고 한 플랫폼에서 사업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는 구조다.
고대디의 고객은 소규모 사업자와 개인 창업자,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용 소프트웨어보다 온라인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고객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회사는 2000만명 이상의 고객과 8000만개 이상의 도메인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도메인 등록 시장에서 확보한 고객 접점을 웹사이트와 전자상거래 서비스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 창업자 스토리
고대디를 창업한 파슨스는 회계 소프트웨어 기업 파슨스 테크놀로지(Parsons Technology)를 세운 사업가다. 1990년대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하던 시기에 도메인 등록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고대디의 전신인 조마인즈(Jomax Technologies)를 설립했다. 회사는 이후 고대디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정비하며 도메인 등록 사업을 확대했다.
고대디의 성장 배경에는 인터넷 주소를 확보하고 웹사이트를 운영하려는 수요의 증가가 있었다. 초기 인터넷 시장에서는 도메인 등록과 서버 운영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필요했지만, 고대디는 개인과 소규모 사업자도 비교적 쉽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지원했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접하는 서비스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이다.
회사는 2011년 사모펀드 컨소시엄에 인수돼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했고, 2015년 다시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창업자 파슨스 이후 경영진이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도메인 등록을 기반으로 한 사업 구조는 유지됐다. 현재 최고경영자(CEO)는 아만 부타니(Aman Bhutani)다. 부타니 체제에서 고대디는 단순한 도메인 판매를 넘어 온라인 사업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 기업 가치
고대디의 2025년 매출은 49억5110만달러(약 6조9315억원)로 전년보다 8.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억2730만달러(약 1조5782억원)로 26.2% 늘었다. 순이익은 8억7500만달러(약 1조2250억원)로 전년보다 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빠르게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줄어든 점이 특징이다.
순이익에는 세금 관련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2024년에는 자회사 세무구조 변경과 관련해 2억6740만달러 규모의 비경상적 비현금성 세금 혜택이 반영됐다. 2025년에도 불확실한 세무 항목의 인식과 관련해 3460만달러의 일회성 혜택이 포함됐다. 두 해의 순이익을 비교할 때는 이런 세금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금 창출력은 고대디의 강점이다. 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5억9940만달러로 전년보다 24.2% 증가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제시하는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5억8590만달러로 13.6% 늘었다. 도메인과 호스팅 등 반복적으로 이용되는 서비스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가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기여하고 있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12억9800만달러(약 1조8172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억4250만달러(약 4795억원)로 28.6% 늘었고, 순이익은 2억4010만달러(약 3361억원)로 20.1% 증가했다. 조정 EBITDA는 4억3410만달러였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억425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애플리케이션·커머스 부문 매출이 5억148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했다. 도메인과 호스팅 등을 포함하는 핵심 플랫폼 부문 매출은 7억8320만달러로 4% 늘었다. 웹사이트 제작과 온라인 판매 관련 서비스가 기존 도메인 사업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5년 말 총자산은 80억3490만달러, 주주자본은 2억1510만달러였다. 추가납입자본은 29억7520만달러다. 2026년 투자자 관계(IR) 자료에 따르면 회사 직원은 약 6000명이다. 2026년 10월 19일 기준 주가는 106.70달러였으며, 당시 발행주식 수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약 135억달러 수준으로 계산된다.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2026년 10월 19일 캔터 피츠제럴드의 딥악 마티바나(Deepak Mathivanan)는 중립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90달러에서 100달러로 올렸다. RBC캐피털의 브래드 에릭슨(Brad Erickson)은 10월 12일 투자의견을 ‘섹터 수익률’로 낮추고 목표주가 95달러를 제시했다. 이에 앞서 베어드의 비크람 케사바호틀라(Vikram Kesavabhotla)는 9월 25일 목표주가를 110달러에서 120달러로 높이고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유지했다. AI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시각과 기존 사업의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공존한다.
■ 성공 요인
첫 번째 경쟁력은 도메인 등록을 고객 확보의 출발점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온라인 사업을 시작하려면 먼저 도메인을 정하고 웹사이트를 구축해야 한다. 고대디는 이 첫 단계에서 고객을 확보한 뒤 호스팅, 이메일, 웹사이트 제작, 전자상거래 기능을 추가로 판매한다. 하나의 고객에게 여러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당 매출을 높이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구독형 매출 구조다. 도메인 등록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갱신해야 하고, 호스팅과 이메일 등도 지속적인 이용이 필요한 서비스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 고객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 매출이 쌓이면 사업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는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기능을 한곳에 모았다는 점이다. 자체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것부터 상품을 판매하고 결제를 받는 과정까지 여러 서비스가 연결돼 있다. 전문 개발자나 별도 IT 부서가 없는 사업자도 온라인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대디는 고객이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성장 단계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구축하려 한다.
■ 신규 사업 및 미래 전략
고대디의 미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AI다. 회사는 AI 기반 서비스 ‘고대디 에이로(GoDaddy Airo)’를 통해 웹사이트와 로고 제작, 사업 소개 문구 작성, 온라인 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가 사업 아이디어와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온라인 사업에 필요한 콘텐츠를 생성하도록 돕는다. 기존에는 웹디자이너나 마케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작업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2026년 5월에는 워드프레스용 에이로 서비스를 통해 AI가 웹사이트 제작과 개선을 지원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9월에는 AI 코딩 도구와 연동할 수 있는 웹 애플리케이션 호스팅 기능을 공개했다. 개발자와 AI 시스템이 고대디의 도메인·호스팅 서비스를 직접 검색하고 설정할 수 있도록 API를 확장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AI 에이전트가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시대를 대비해 도메인의 역할도 재정의하려 한다. 기존 도메인이 사람을 웹사이트로 안내하는 주소였다면,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기업과 서비스를 식별하고 정보를 찾으며 거래를 진행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고대디는 관련 업계와 함께 AI 에이전트의 식별·검색·인증을 지원하는 개방형 표준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6년 10월에는 개발자와 AI 시스템이 작업 중인 도구 안에서 도메인을 검색하고 구매·설정·관리할 수 있도록 개발자 플랫폼을 확대했다.
다만 AI는 기회이자 위협이다. AI 기반 웹사이트 제작 도구가 보편화되면 고대디의 서비스 이용이 쉬워질 수 있지만, 고객이 도메인 등록과 호스팅 서비스를 기존 업체에서 구매해야 할 필요성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고대디가 자체 AI 제품을 통해 고객당 매출을 높이고 이탈을 줄일 수 있을지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인수 가능성도 변수다. 2026년 9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젠 디지털(Gen Digital)이 고대디에 초기 인수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양사의 협상은 초기 단계이며 거래 성사 여부와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젠 디지털은 노턴(Norton) 브랜드로 알려진 기업으로, 인수가 성사되면 사이버보안과 도메인·웹서비스를 결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확정된 거래가 아닌 보도에 근거한 잠재적 인수 이슈로 봐야 한다.
고대디는 도메인 등록 시장에서 쌓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웹사이트 제작과 전자상거래, AI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반복 매출과 현금 창출력이 강점이지만, AI가 웹 제작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기존 사업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향후에는 AI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온라인 사업 성과를 실제로 높이고, 이를 매출과 이익 증가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