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5.7GW…AI·고성능 컴퓨팅 시장 진출
마이크 노보그라츠 창업…암호화폐 금융과 AI 인프라를 결합한 성장 전략
‘작지만 강한 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강소기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명하지 않지만 세계인을 사로잡을 우량 강소기업(제품)을 찾아, 초일류 명품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이들 강소기업이 글로벌시장을 이끌 ‘히든챔피언’ 이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지만 보태겠습니다. 이를 위해 ‘애플’과 ‘엔비디아’ ‘소니’ 같은 글로벌리딩기업의 성공노하우와 창업자정신도 시리즈로 집중분석 합니다. 신기술과 글로벌 트렌드 등 미래산업에도 큰 관심을 쏟겠습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의 성공 DNA를 우리나라기업에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 갤럭시 디지털은 어떤 회사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은 월가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가 2018년 설립한 디지털자산 금융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이다. 본사는 미국 뉴욕에 있으며, 나스닥과 토론토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종목 코드는 양 시장 모두 GLXY다. 암호화폐 거래와 대출, 자산운용, 스테이킹 등 디지털자산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직접 사고파는 투자자뿐 아니라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은행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규모 디지털자산 거래를 중개하고, 시장조성 및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며, 기관투자가가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 스테이킹은 보유한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에 활용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회사의 사업은 크게 디지털자산 금융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나뉜다. 디지털자산 부문에서는 거래·대출·자산운용·블록체인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AI와 고성능 컴퓨팅(HPC)에 필요한 전력과 서버 공간을 구축한다.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받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AI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 창업자 스토리
노보그라츠는 골드만삭스에서 파트너를 지낸 뒤 헤지펀드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Fortress Investment Group)에서 투자 업무를 맡았다. 전통 금융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기관투자가의 참여를 확대할 것이라고 판단해 갤럭시 디지털을 창업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단순한 투기자산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거래·결제·자산관리 구조를 바꿀 기술로 봤다. 그러나 당시 디지털자산 시장은 규제와 보관, 거래 상대방 위험 등 기관투자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갤럭시 디지털은 이런 장벽을 낮추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노보그라츠의 전략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만 의존하지 않는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거래 중개 수수료와 대출, 자산운용 등 다양한 수익원을 구축하고, 블록체인 인프라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디지털자산과 AI는 서로 다른 산업이지만, 대규모 자본과 전력·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갤럭시 디지털은 금융과 인프라를 함께 보유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 기업 가치
갤럭시 디지털의 2025년 매출은 604억672만달러(약 84조5649억원)로 전년보다 41.8% 증가했다. 그러나 순손실은 2억4130만달러(약 3378억원)를 기록해 전년도 순이익 3억4670만달러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조정 매출총이익은 4억2600만달러,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400만달러였다.
매출 규모만 보고 사업의 수익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갤럭시 디지털의 매출에는 디지털자산 매매 금액이 대규모로 반영된다. 2025년 전체 매출 604억달러 가운데 디지털자산 판매가 약 598억5100만달러를 차지했다.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크더라도 이에 대응하는 매매원가와 거래 비용 역시 크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제조업체의 매출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실제 사업 성과를 평가할 때는 조정 매출총이익과 조정 EBITDA, 순이익, 현금 보유액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2025년 적자 전환에는 디지털자산 가격 하락과 일회성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연간 순손실의 배경으로 약 1억6000만달러의 일회성 비용과 디지털자산 가격 변동을 들었다. 비트코인 등 보유자산의 평가손익이 실적에 영향을 주는 만큼 암호화폐 시장의 흐름에 따라 분기별 이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85억5730만달러(약 11조9802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약 1.2% 감소했다. 순손실은 8500만달러(약 1190억원)였다. 조정 매출총이익은 4300만달러, 조정 EBITDA는 마이너스 7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108억4400만달러, 자본총계는 27억2000만달러였다. 현금과 스테이블코인 보유액은 24억5900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은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2026년 2분기 데이터센터 부문은 조정 매출총이익 2010만달러, 조정 EBITDA 1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텍사스주 헬리오스(Helios) 데이터센터에서 고객사 코어위브(CoreWeave)에 전력과 IT 용량을 단계적으로 공급하면서 임대 수익이 발생했다. 회사는 2026년 3분기부터 헬리오스 1단계 사업이 분기당 약 8000만달러의 임대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갤럭시 디지털의 직원 수는 약 700명 수준이다. 2025년 말 자본총계는 약 30억3500만달러였으며, 현금과 스테이블코인 보유액은 26억600만달러였다. 회사는 2025년 미국 법인으로 재편하고 나스닥 상장을 완료해 미국 자본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증권가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2026년 10월 19일 스톤엑스(StoneX)의 마크 팔머(Mark Palmer) 애널리스트는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57달러를 유지했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반면 헬리오스의 주요 임차인인 코어위브의 차입 부담과 자금조달 비용 상승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갤럭시 디지털의 AI 사업이 장기 임대계약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 성공 요인
첫 번째 경쟁력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자산 금융서비스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암호화폐 거래소와 달리 갤럭시 디지털은 대규모 거래를 수행하는 기관과 자산운용사를 주요 고객으로 삼는다. 거래 중개와 대출, 자산운용, 스테이킹 등 여러 서비스를 결합해 수익원을 다변화했다. 기관투자가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이 확대될수록 금융 인프라 수요도 커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을 연결하는 역량이다. 노보그라츠를 비롯한 경영진의 전통 금융시장 경험은 기관 고객과 거래하고 자본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갤럭시 디지털은 2026년 미국 대형 수탁은행 BNY와 다년 계약을 체결하고 디지털자산 수탁 플랫폼의 스테이킹 기능과 관련 인프라를 지원하기로 했다. 전통 금융기관이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확대할수록 관련 기술과 운영 역량을 제공하는 기업의 기회도 커진다.
세 번째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의 확장이다. AI 모델을 학습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GPU와 서버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냉각, 대규모 부지가 필요하다. 갤럭시 디지털은 텍사스주에서 전력과 부지를 확보해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장기 임대계약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모델을 추진한다. 디지털자산 사업에서 축적한 자본과 인프라 운영 경험을 AI 컴퓨팅 수요에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 신규 사업 및 미래 전략
갤럭시 디지털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은 텍사스주 서부에 조성 중인 헬리오스 데이터센터 캠퍼스다. 회사는 2026년 1월 추가 전력 830MW 승인을 받아 헬리오스의 승인된 전력 용량을 1.6GW 이상으로 확대했다. 1GW는 10억와트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단지의 전력 규모를 나타내는 단위다.
헬리오스는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와 장기 임대계약을 맺었다. 전체 계약은 총 800MW의 전력 용량을 바탕으로 하며, 이 가운데 IT 장비에 실제로 공급되는 핵심 부하 기준으로는 526MW다. 계약 기간은 기본 15년이며, 두 차례의 5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다. 회사는 계약 조건을 기준으로 전체 계약 용량이 가동될 경우 연평균 12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계약과 회사의 추정에 따른 예상치로, 실제 매출은 설비 가동과 공사 진행, 고객의 계약 이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회사는 헬리오스 외에도 텍사스에서 데이터센터 개발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맥그리거 산업단지의 멀린(Merlin) 캠퍼스 개발을 추진했고, 초기 74MW 규모의 전력 확보 계약을 바탕으로 최대 500MW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캐스피언(Caspian)과 셀린(Selene) 부지도 확보했으며, 각각 약 700MW와 900MW의 잠재 전력 용량을 갖고 있다. 다만 이들 용량은 전력망 연결 승인 등 관련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회사가 확보한 전체 전력 파이프라인은 5.7GW를 넘어섰다. 여기에는 이미 승인된 용량뿐 아니라 개발 및 전력망 연결 절차가 필요한 잠재 용량도 포함된다. 모든 용량이 즉시 가동되거나 확정된 임대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AI 연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력과 부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디지털자산 사업도 계속 강화하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은 자산운용과 스테이킹, 기관투자가 대상 대출 및 거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025년 말 플랫폼상 자산 규모는 120억달러에 달했다. 회사는 2026년 2분기에도 BNY와의 협력을 통해 기관 고객의 디지털자산 수탁과 스테이킹 인프라를 확대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연결과 건설에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며, 공사 지연이나 금리 상승은 투자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 특히 헬리오스의 주요 고객인 코어위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위험 요인이다. 고객사의 재무상태가 악화하거나 계약이 변경될 경우 장기 임대사업의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갤럭시 디지털은 암호화폐 거래에 집중하던 기업에서 디지털 금융과 AI 컴퓨팅 인프라를 함께 운영하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디지털자산 도입과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동시에 성장한다면 사업 다각화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암호화폐 가격 변동과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향후 기업가치는 전력 확보 규모 자체보다 실제 가동 용량과 장기 임대 매출,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