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올해 들어 세 번째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신약 개발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한미약품이 녹십자와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치료제 HM15421(개발명 LA-GLA)을 글로벌 희귀질환 전문기업 바이오마린에 기술이전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7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지난 10월 29일 HM15421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제조·상업화 권리를 바이오마린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4억7,500만달러(약 6,400억원)이며, 선급금은 7,000만달러다. 양사는 각각 3,500만달러(약 468억원)를 수령하고, 향후 개발·허가·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과 상업화 이후 발생하는 로열티 수익도 절반씩 나눠 갖는다.
이번 계약은 올해 6월 일라이 릴리와 체결한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기술수출, 8월 제넨텍과의 HM17321 기술이전에 이어 세 번째 성과다.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이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잇따라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M15421은 한미약품의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과 녹십자의 효소대체요법(ERT) 생산 기술이 결합된 차세대 파브리병 치료제다. 파브리병은 특정 효소인 α-Gal A가 부족해 체내에 당지질이 축적되면서 신장과 심장, 혈관 등에 손상을 일으키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현재 사용되는 주요 치료제는 2주에 한 번씩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HM15421은 월 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어 환자의 치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임상 연구에서는 기존 효소대체요법 대비 신장 기능 개선 가능성과 혈관 및 말초신경 손상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신장 섬유화 억제 효과가 관찰돼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글로벌 임상 1·2상이 진행 중이며, 2028년 종료 후 임상 3상을 거쳐 2032년 상용화가 예상된다.
기술을 도입한 바이오마린은 희귀질환 분야에서 강력한 상업화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현재 파브리병 치료제 '갈라폴드(Galafold)'를 판매하고 있으나, 해당 치료제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HM15421은 보다 폭넓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적용이 가능해 기존 제품과의 포트폴리오 시너지도 기대된다.
다올투자증권은 HM15421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35%, 로열티율을 10~13% 수준으로 가정해 한미약품 귀속 신약가치를 약 1,958억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올해 4분기 반영될 계약금 수익까지 고려해 기업가치를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는 이번 기술이전이 단순한 일회성 계약을 넘어 한미약품의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이 비만과 당뇨 영역을 넘어 희귀질환 분야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이어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